쿨 잇 - 회의적 환경주의자의 지구 온난화 충격보고
비외른 롬보르 지음, 김기응 옮김 / 살림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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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Smart, Not Hard !>

이 책을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른 한 마디는 바로 Work Smart, Not Hard ! 였다. 내가 평고 가장 안타깝게 여기고, 경계하는 경우가 바로, 무얼 하는지도 모르면서 그저 열심히만 일 하는 경우이다. 물론 무얼하는지 정확히 모르고, 하는 일의 경과나 영향을 제대로 모르더라도, 올바른 가이드나 방법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 이다. 하지만, 잘못된 가이드나 방법에 따라 무작정 열심히만 하는 경우엔 그 일이 몰고올 결과가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세상에서 최고로 바보스런 일꾼의 불명예를 피할 수 없다.

이 책은 한마디로 열심히만 일하는게 아니라, 보다 영리하고 합리적인 분석과 경제적인 효과성의 측면에 따라, 우리 세계 인류에 좀 더 커다란 이득을 가져올 일들에 보다 우선순위를 두고, 보다 Smart하게 일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엘 고어의 불편한 진실 vs. 비뢰른 롬보르의 맘편한 진실>

이 책은 최근 몇 년간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 시키며 각종 언론 매체에 출연하여, 지구 온난화의 위험을 경고한 미국 전직 부 대통령 엘 고어 입장과는 조금 대조적이다. 엘 고어는 그의 저서 [불편한 진실]을 통해, 지구 온난화가 가져올 커다란 재앙과 위험을 우리 인류가 "인정하기 싫고 거북한 마음"이 들 수 있지만, 직시하고 받아 들여야할 "불편한 진실"이라고 주장 하였다. 반면 이 책의 저가 비뢰른 롬보르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집단적 지혜가 때때로 틀릴 수 있음을 지적하면서, 지금껏 우리가 지구 온난화에 대해 우려했던 많은 부분들이 기우에 불과함을 일깨워 준다. 엘 고어의 불편한 진실과 대비해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더 희망적이고 영리한 진실을 맞딱드리게 되어 기뻤다. 

때때로 우리는 대중적이고 집단적인 상식 몰이의 함정에서 빠져나와 좀 더 객관적이고 냉철한 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지금도 한껏 논란이 되고 있는 교토의정서의 경우 이의 이행을 위해서는 전 세계 GDP의 약 0.5%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하지만, 그 비용과 편익을 종합적으로 따져 보면, 2012년에서 2100년 사이 교토의정서 이행 시 "지구의 기온의 상승을 7일에 좀 못 미치는 정도만큼 늦추는" 미미한 효과를 가진다. 따라서 우리 인류는 좀 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급한 문제들에 보다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 한다. 또한 그러한 문제들에도 무작정 접근할 것이 아니라 좀 더 긴급도와 중요도를 꼼꼼히 살펴 본 후 영리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학자와 로비스트, 정치가들은 세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기후 변화를 포함한 모든 고민거리를 말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실제로 그 말을 고스란히 따르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지구 온난화 문제를 대부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흔히 지적하곤 하며, 이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달에 갈 수 있는 기술도 확보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달에 자주 가지는 않는다.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든 문제를 해결할 만큼 자원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면,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한다."

가령 에이즈와 같은 질병 통제, 영양실조에 대한 영양소 공급, 무역자유화를 위한 보조금 지급, 말라리아의 통제, 영양실조를 줄이기 위한 농업신기술 개발 등등이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크며 긴급도 역시 가장 시급한 인류의 과제들 이라고 한다. 아직 이와 같은 비용 대비 효과과 커다란 문제들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서 미디어와 환경 전문가들의 의해 부풀려진 먼 미래의 온난화 문제에 너무나 많은 관심과 비용이 집중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이 책을 통해 좀 더 많은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구한 생명과 잃은 생명의 수를 놓고 저울질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작가의 말 처럼 무신경해 보이고, 또 내 개인적으로는 다소 송구스런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좀 더 냉철히 지구 온난화로 인한 폭염의 증가로 잃게 될 생명 대비, 역으로 한파의 감소로 인해 구하게 될 생명의 수를 비교해 보면, 오히려 지구 온난화가 훨씬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이 내게는 매우 충격적이고 새로운 진실이었다. 그러나 엘 고어식의 "불편한 진실" 에서 처럼, 지나치게 번쩍 거리는 경고등의 현란한 깜빡임으로 정신을 혼미하게 하여 비이성적인 판단과 착오를 불러 일으키는 불쾌한 진실이라기 보다는, 좀 더 과학적인 토대와 침착한 접근을 통해, 좀 더 차분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촉구함으로써, 인류의 새로운 희망과 우리 세대의 소명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게 하는 마음 편안한, 유괘한 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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