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 매니지먼트 - 빠르고 창의적인 문제해결
김성희.김승래.김영한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위키 매니지먼트란?>

요즘 내가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검색 사이트 중 하나가 바로 위키피디아 이다. Wiki는 ‘빠르다’는 뜻과 ‘참여한다’, ‘창의적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위키피디아는 200개의 언어로 서비스가 될 뿐더러 연간 약 6억 8천만 명이 방문하며, 과거의 전문가 수준에 필적하는 많은 일반인들이 위키피디아의 정보 공유에 적극 동참하고 있어 과거 백과사전의 업데이트가 책의 발행 속도에 따라 더디 진행 되었던 반면, 위키피디아의 지식은 거의 실시간으로 광속에 가까운 매우 빠른 속도로 업데이트가 이루어 지고 있다.

게다가 2006년 과학 잡지 [네이처]에 의하면 “위키피디아의 정확도가 엔사이클로피디아와 차이가 없다”고 밝힌바 있다고 하니 그 공신력 및 신뢰도 또한 최상이다. 과거에는 돈을 주고 구입했던 백과사전이나 전문 서적에서 찾아 볼 수 있었던 무수한 지식들이 오늘날에는 인터넷만 켜면 바로 바로 검색이 되니, 정보력의 차이는 바로 인터넷의 속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현재 위키피디아는 약 1500명의 자원봉사자가 무보수로 편집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약 7만 5000명이 적극적으로 글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인테넷 세계를 뛰어 넘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두루 미치고 있는 "개방, 공유, 참여"의 위키 정신을 경영에 접목한 위키매니지먼트의 특징들과 그 장점들을 설명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포브스 Forbes>의 한국판은 “위키매니지먼트가 뜬다”는 기사를 실었다고 한다. 위키매니지먼트란 직원이 경영에 참여하여 빠르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영 시스템을 말 한다. 직원과 고객의 참여로 창의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참여형 기업들은, 기존의 관리적인 기업들보다 경영 환경의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고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 또한 높다는 것이 이 책의 주제 이다.


“같은 곳에 머물지 않으려면 전력을 다해서 뛰어야 한단다. 지금보다 적어도 두 배는 더 빨리 뛰어야 해.”

루이스 캐럴의 <유리거울을 통해서> 중

이 책을 읽다보니 예전에 스피드의 상징이었던 미국의 포털 사이트인 Lycos 가 기억 저편에서 다시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Lycos가 아직 존재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느 틈에 기억 저편으로 점점 잊혀져 가던 Lycos의 존재감이 새삼스럽게 빠르게 진화하는 오늘날 인터넷 세상의 현란한 속도감을 절감하게하여 순간 아찔했다.

커뮤니티 사이트인 다음은 국내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어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Lycos를 인수했다. Lycos는 한때 미국에서 5위 안에 드는 포털회사였지만 다음의 인수 이후 이렇다 할 성장을 하지 못하고 점점 역사 저편으로 잊혀져 가고 있다.

이와 같은 Lycos의 퇴보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 책은 직원들의 참여를 유도해서 창조적 진화를 이끌어 내지 못한 것이 Lycos 퇴보의 가장 큰 원인이라 주장한다. 즉, 소수의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하고 의사 결정을 하는 식의 제왕적 경영방식, 피라미드 조직 구조에 따른 상명 하복, 총수의 독단적인 의사 결정, Top Down 경영 방식 등등 과거에 기업의 주된 성공법칙이었던 경영법을 그대로 고수한 탓에 시대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것에 문제의 근본 원인이 있다고 말 한다. 아래의 책 속 어느 한 구절 처럼 이 책은 오늘날 경영의 가장 큰 문제점의 본질을 바로 "제왕적 경영 방식"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은 분석이 위키노믹스와 연결되어 설명되니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 해결력이 뛰어난 사람과 문제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문제점의 본질에 접근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달려 있다.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문제의 핵심을 찾지 못한다. 이는 주관적인 생각에 치우쳐서 문제의 겉모습만 보기 때문이다."


과거에 기업 구성원 중 불과 1%에 불과한 CEO와 임원에 의해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고, 이것이 성공적인 경영 성과로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직원과 경영진의 지식 격차가 존재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의사 결정이 위에서 아래로 전달되 듯 기업의 성장 발전을 위한 주요 전략 및 핵심 정보 역시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적 경영 조류였다. 하지만, 오늘날과 같이 "과거 10년이 오늘의 1년에 해당되 듯" 급속도로 진화/발전/변화하는 세상에선 신속하고 타이밍이 정확한 의사 결정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렇기 위해서는 다양한 최신의 트랜드와 변화의 목소리를 열린마음으로 받아 들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오늘날에도 대부분의 회사에선 결론은 항상 상사가 내리고, 대부분의 회의는 상사의 생각과 방침을 전달하는 과거의 "제왕적 경영 방식"이 답습되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인지 이 책은 경영자나 임원직의 최고위층에 있는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꼭 읽어 보았으면 좋겠다. 그 이유는 아직 까지 대부분의 경영자나 지도자급 리더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조차 헤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명한 광고 카피 문구가 이 책을 읽는 내내 떠올랐다. "지금 필요한 건, 스피드!"

이 책의 요지를 한 마디로 풀어 이해한다면, "지금 필요한 건 스피드이고, 이 스피드에 탄력을 더하기 위해 필요한 건 바로 위키매니지먼트 이다"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주장을 이끌어가는 책의 논리가 매우 설득력 있게 느껴졌다. 하지만 동시에 이와 같은 설득력을 갖추기 위해 설명이 다소 장황하고 반복적이라는 느낌이 들기 때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책의 아이디어가 참신하여 견딜만 했다.

"기업이란 기본적으로 문제 덩어리다. 제품을 만들어놓았는데 안 팔리는 것이 문제인가 하면 너무 잘 팔리면 생산이 못 따라가서 문제다. 경기가 좋을 때 들여놓았던 설비가 불황이 되면서 남아돌아서 문제이며, 조직이 커지면 기능을 세분화함으로써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되고 스피드가 떨어지는 것이 또 문제다. 이렇게 워낙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다 보니 직원들은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그 문제가 다른 부문의 다른 사람의 문제였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이처럼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서 찾으려는 속성 때문에 문제가 무척 많은데도 불구하고 막상 자신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없는 것처럼 생각되는 ‘문제 블라인딩 Problem Blinding’ 현상이 생긴다. 미국 속담에 ‘네가 무엇을 모르는지 너는 모른다 You don’t know what you don’t know’ 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스스로 항상 최선의 노력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문제점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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