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보는 영문법
박용호 지음, 신동민 그림 / NEWRUN(뉴런)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상상도 못했던 영문법책>

영어 문법 공부를 하려고 영문법책을 집어들면 늘상 알 수 없는 두통과 꾀병이 몰려오곤 했었다. 또한 딱딱하고 낯설은 용어들로 어렵게 설명 되어 있어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영문법 책들의 하나같은 공통점이다. 그림은 어지간해선 찾아 볼 수 도 없고 빼곡한 글자들로만 가득찬 것이 영문법 책들이 가지는 공통점들이다. 그나마 중요한 내용이 설명된 부분에선 글자 색을 달리해서 강조하는 정도의 배려라도 보이면 그저 감사할 따름인게 문법책들의 일반적인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처음 받아 봤을 때엔 다소 당황 스럽기도 했다. 영문법 책이 전형적이고 공통적으로 갗추고 있는 큼지막한 사이즈와 달리 일반 소설책 처럼 A4용지를 반으로 접은 책의 크기에, 표지 부터 책 각 페이지 마다 익살스런 일러스트들이 형형색색 가득하다. "이게 정말 영문법책이 맞단 말인가?"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 였다. 이런 영문법 책은 상상도 못해봤다.  

<술술 익히는 영문법 책>

그리고 책을 읽어가다보니, 영문법 책이 "그냥 소설책 읽 듯 술술 읽힐 수 있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라고 말았다. 지금도 내 책장엔 그 "끝장을 보지 못하고 덮어 버린 영문법 책들"이 연도별, 시대별로 "진열"되어 있다. 물론 이 책들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 책들 중 어떤 것을 꺼내 봐도 그 내용이 그 내용인 듯 설명 방법도 비슷하고 내용의 순서도 비슷하여 특별히 기억에 남는 뭔가 독특한 저마다의 개성이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책은 단 한 권도 없다. 그저 조금 고마운 마음(내 책상을 지켜주고 있어서)과 또 미안한 마음(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방치해서)이 드는 책들 있을 뿐이다.  

<신선한 발상이 돋보이는 책>

하지만 이 책 [하룻밤에 보는 영문법]은 모든 것이 상식을 뛰어 넘을 정도로 기발하고 신선하다. 그리고 문법을 패션에 비유하여 설명하는 방식이 독창적이다. 게다가 일러스트들은 설명된 내용을 쉽게 기억해 내는데 큰 도움이 될 정도로 내용과 잘 부합된다. 여기에 유머러스하기 까지 하다. 일러스트 하나 하나가 그저 아름다운 꽃 장식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실용성을 가지고 제 기능을 아름답게(?) 수행하고 있다. 이 책 속의 일러스트들은 특히 내용이 주는 메시지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되어 준다. 또한 평소 내가 낯설고 어렵게만 느꼈었던 용어들에 친근한 별칭들을 부쳐주어 훨씬 다정다감하고 친숙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점도 좋았다. 가령 "맨날 당하고만 살아 ~ 수동태", "동사도 때로는 형용사 이고 싶다! 분사", "시제 울렁증 완전타파, 완료시제", "내가 동사계의 마당발이여~, 일반동사" 등등의 표현들이 그러했다.  

<있어야 할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는 책>

결론적으로 이 책을 한 마디로 정의하려니, 가수 조영남의 노래 "화개장터"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구경 한 번 와 보세요 ~ 보기엔 그냥 시골 장터지만, 있어야 할 건 다 있구요, 없을 건 없답니다. 화개장터"

이 책 역시 "보기엔 그냥 소설 책 이나 만화책 같지만"내용/구성/일러스트/북디자인 어느 하나 소홀한 부분 없이 훌륭해서 "있을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는 즐거운 영문법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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