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우레카 - 손에 잡히는 물리
요네자와 후미코 지음, 권신한.서두환 옮김 / 다른세상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이벤트서평] 헤우레카 손에 잡히는 물리 | ┠ 이벤트 서평쓰기 ┨


전체공개 0 / 2008.06.20 19:06




니키비키(nikevicky) 별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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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우레카 손에 잡히는 물리


요네자와후미코 지음 | 서두환외 옮김
다른세상 2008.03.17
펑점




"물리"란 사전적 정의로는 모든 사물의 이치를 말 한다. 모든 사물의 성질과 그것이 나타내는 모든 현상, 그리고 그들 사이의 관계나 법칙을 연구하는 자연과학의 한 분야를 "물리학" 이라 말 한다. 이처럼 실상 알고 보면 우리와 가장 가깝고도 친밀한 것들, 그리고 우리 주변에 늘상 존재하고 공존하는 것들을 연구하고 밝혀내는 학문이지만, 막상 "물리"를 떠올리면 골치 부터 아파지는게 사실 이었다. 또한 고등학교 과학 수업 중 물리와 화학 이렇게 두 과목은 환상의 콤비를 이루며 유난히도 나를 괴롭혔던 과목들 이었다.

 

울며겨자먹기로 겨우 물리와 화학을 공부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니 이제 이 두 과목과는 영원히 안녕을 고할 수 있을 꺼라 생각했다. 이처럼 "물리"란 "나랑 친해질 이유도, 친해질 기회도 더 이상 없는 과목"으로 고등학교 졸업 이후 자연스럽게 나의 머릿속 개념과 가치의 사전에 정의되어 있었다. 하지만, 인생이 뭐 그리 뜻 대로만 되겠는가? 대학원 준비를 시작하면서, 바로 이 따분한 "물리"라는 과목을 다시 공부해야만 하는 숙명적 재회가 이루어졌다. 그래서 우선 물리랑 좀 더 가깝고 친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지 이 책의 제목에 확 끌리고 말았다. 지긋지긋하고, 골치 아픈 물리를 손에 잡을 수 있다고?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하자 요즘 말로 "낚였다"는 불길한 기분이 엄습해 오기 시작하면서 덜컥 이 책이 겁나기 시작 했다. 무슨 철학 서적을 구입한 것도 아닌데, 그리스 철학 제 1기, 2기 여기에 소라테스가 웬말인가 말이다. 하지만, 이내 이런 불길한 예감이 나의 무지함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인류가 있는 곳엔 언제나 과학이 있어왔고, 물리를 제대로 알려면 바로 인류의 역사와 과학 속에 발달 되어온 물리의 뿌리와 기원을 알 필요가 있었다. 그러러면 옛날 옛날에 어떻게 하여 우리 인류가 사물의 본질과 근본 원리에 접근하고, 과학을 발달 시켜 왔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알게되었다. 물리란 바로 모든 사물의 이치인데, 이를 제대로 알려면, 역사적, 사회적, 지리적, 공간적인 모든 지식들이 총 망라되었을 때 그 개념이 바로 잡힐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얼핏 보면 어렵고 복잡해 보이는 그림들이 워낙 많아 겁부터 난다. 하지만, 책 소개의 글과 마찬가지로 조금씩 읽다보면 중·고등학생도 읽고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이 매우 쉽다. 그리고 물리 자체가 전면에 내세워져 있기 보단 물리학의 시대적 발달 과정에서 주요 인물들을 차례로 언급하면서 그들의 물리학적 발견들에 대해 설명하고, 우리가 잘 몰랐던 이들의 삶과 가치관 그리고 여러 재밌는 일화들이 함께 다루어져 있어서, 한 편의 위인전을 읽어나가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또한 당시 그들에 대한 평가나 사회적 배경들, 각각의 학자들의 상관관계들 까지도 폭 넓게 다루어져 있어서, 물리에 대한 개념과 기본기를 보다 큰 그림에서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원뿔, 공, 원기둥의 부피가 원주율과 관계 없이 1:2:3이 되는 것을 알아내고는 너무 기뻤던 나머지 자신의 묘비에 이 부피비를 명기하도록 지시한 아르키메데스의 "헤우레카(영어에선 유레카라는 발음으로 잘 알려진)"의 일화 부터,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교회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까지 인식의 변혁을 일으켰던 일, 의학을 배우라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여려운 형편에도 17살에 피사 대학에 들어 갔으나, 정작 의학보다는 수학이나 과학에 더 재능이 많았고 역학에 많은 업적을 남긴 갈릴레이의 "그래도 지구는 돈다"의 일화와 삶, 독일 선술집 아들로 태어나 신교도의 박해를 피해 28살에 프라하로 이사해 브라헤의 제자가되고,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의 근거가된 중요 법칙들을 발견한 캐플러, 크리스마스에 태어난 크리스마스 베이비이자 메모광 기록광 이어서 심지어는 돈 계산에 관한 금전 출납부 까지 기록으로 남아 있는 뉴턴 삶과 중요한 업적들(미적분, 역학 발전에 공헌, 만유인력 법칙 발견, 광학에 관한 발견들) 까지 너무나 흥미롭게 펼쳐져 있다. 

 

솔직히 뉴턴의 미적분 발견 부분에선 왜 하필이면 이런 어려운 학문을 발견해서 300 여년 뒤의 우리들의 삶에 까지 중대한 고민을 안겨 주었는지 많이 원망 스런 기분도 들었다. 또한 책 속 원소 주기율표를 보는 순간 다시 고등학교 때의 원소주기율표 외우기의 악몽이 되살아 나기도 했다. 원소를 발견하고 나열하여 이것을 친절히 도표로 까지 만들고 발전 시키는데 힘을 보태고 협공한 여러 과학자들도 알게 되니 재밌기도 했다. 이 사람들의 과잉친절 때문에 내가 고등학교 때 그 토록 고생을 했구나 싶은 마음에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다. 또한 원폭의 아버지라고 낙인찍힌 오펜하이머의 사건에선 가슴이 뭉클 하기도 했다. 오펜하이머의 이름은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을 문제 삼을 때 항상 인용되며, 반드시 부정적인 쪽으로, 즉 나쁜 과학자의 상징으로 등장한다고 한다. 이 처럼 과학자들의 발견은 때론 우리 인류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몰고 오는 경우도 있다. 물리학의 힘을 세삼 느끼게 되는 대목이기도 했고, 과학자의 책임과 과학의 힘을 올바르게 활용해야 하는 인류의 책임 의식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20세기의 물리학은 한쪽에서는 장대한 우주의 시작이나 끝을 밝히고, 다른 쪽에선 궁극의 소립자(쿼크)를 발견하는데 분주하다. 이 책은 이 처럼 우리의 시야를 아주 작은 것 에서 부터 광대한 우주에 까지 폭 넓고 깊이 있게 바라 볼 수 있게 해 준다. 이렇게 지극히 아주 작은 것에서 부터 광활하고 거대한 우주에 까지 물리학의 호기심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 그 한계는 오로지 인간의 상상력에 달려 있는 듯 보인다. 따라서 특정 시대의 물리학의 범주는 그 시대의 가치관과 세계관 그리고 시야의 깊이와 넓이를 보여준다. 다시 말해 물라학은 인간의 사고가 미치는 범위를 그대로 보여 주는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하루 발전해 나가고 그 지평을 새롭게 넓혀 나가는 신비로운 물리학 ! 이 책은 그 판타스틱한 세계로 독자의 사고와 생각의 지평을 넓혀 준다. 그리고 내가 눈으로 보면서도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게 하고, 내가 알고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들에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 준다. 

책을 읽고나서 물리의 그 끝없는 탐구 영역을 깨닫게 되자 물리를 손에 잡아 보겠다던 나의 처음 생각이 조금은 건방지게 느껴졌다. 그저 물리랑 친하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한 책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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