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생각하라 - 한 편의 성장 드라마

가슴으로 생각하라
정운찬 지음 / 따뜻한손 / 2007년 8월

한편의 재밌는 성장 드라마를 떠오르게 하는 책 이었다. 마치 가난한 고아원 출신의 주디가 비밀 후원자인 키다리 아저씨의 후원을 받아 대학 까지 진학 하고 인생의 장애물들을 넘어 하나 하나 목표를 이루어 나가고 성장하는 내용을 담은 [키다리 아저씨]라는 책이 주는 [인생교과서]같은 느낌과도 많이 닮은 책 이었다. 

 

하지만, 현실속엔 저자 처럼 억세게 운 좋은 사람보다는 좋은 재능과 뛰어난 학업 능력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가이드나 멘토를 만나지 못해 자신의 달란트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저자 정운찬님은 그의 이름 처럼 인생에 운을 가득 타고 났음에 틀림 없다. 그는 인생에서 결정적 시기마다 여러 명의 [키다리 아저씨]들을 만나 그들의 정신적/경제적 도움으로 더 넓은 세상에 눈을 뜨게 되고, 더 높이 비상 할 수 있게 된다. 훌륭한 인생의 조언자가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변화 시키고 진보 시킬 수 있는지를 너무나도 극명히 보여 주는 책이다. 그리고 나 또한 이 책을 통해 인생의 선배로서 누군가의 가슴에 불타는 열정과 원대한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멘토가 될 수 있는 그런 멋진 사람으로 나이들고 싶어졌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사 처럼 "내가 가는 길만 비추기 보다는, 누군가의 길을 훤히 비추고 열어 줄 수 있는 사람" .. 그게 바로 이 책을 통해 내가 얻게된 내 인생의 새로운 비젼이다.   

 

이 책의 저자 정운찬 님이 한 챕터를 할애할 정도로 그의 어린 시절 그리고 청년 시절은 궁핍했다. 솔직히 우리 주변의 어르신들이면 누구나 어린 시절 찢어질 정도의 가난을 겪었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인지 저자가 가난을 논하는 것이 조금은 자기이 좋은 운을 부각시키는 자랑처럼 생각되기도 했고 쓸데 없는 이야깃 거리 정도로 여겨지기도 했다. 누구나 전쟁을 겪고 가난했던 그 때 시절의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가난이 요즘 우리 사회에서 극히 일부 소외 계층이 겪는 가난에 비해 뭐 그리 대수였겠는가 하는게 나의 솔직한 속내였다. 하지만, 책을 읽게 되면서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저자의 궁핍이 심각했었음을 알게되고는 다소 송구스런 마음도 들었다.  

"물지게를 지고 언덕길을 오르는 것보다 나를 더 난처하게 만든 것은 쏟아지는 비였다. 도시락을 싸 갈 수 없었던 나는 3교시 끝나기 바로 직전 살며시 교실을 나와 먼 하늘을 보며 공상하는 것으로 점심시간을 때웠다. 세상은 나를 빼놓고 자기들만의 축제를 벌였지만, 하늘은 그래도 푸르렀고 운동장은 온통 내 차지였다. 그러다 비가 오면 나에게는 앉아 있을 데가 없었다."

그리고 정운찬 님과 같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가 오늘날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풍요를 누리며 살아 갈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자신이 처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끝없이 도전 하고 올바른 것을 추구하는 그의 삶을 통해 많은 교훈을 얻게 되었다. 과연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비록 정운찬 님 처럼 내 인생엔 아직 스코필드(석호필)와 같은 좋은 멘토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이 책을 교훈 삼고 내 인생의 좋은 멘토로 삼고 싶어 졌다. 그의 말 처럼 사람 사이에 무시하고 그냥 넘어가도 좋을 만큼 사소한 일이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거창한 모토가 없더라도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들에 전념하며, 가장 가치 있는 일을 찾아 노력하며 살고 싶다. 그리고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나 자신과의 그리고 타인과의 약속을 꼭 지키며, 덕성을 먼저 갈고 닦고, 그 다음에 체력을 연마하고, 그래도 여력이 있을 때 지식을 쌓아 가는 인생의 우선 순위를 본받고 싶다. 또한 손만 뻗으면 쉽게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비록 고난과 역경이 있을 지라도 세상에 다시없을 만큼 가치 있는 것을 목표삼아 더욱 열심히 매진하고, 마침내 그 보물을 얻게 되었을 때 그 것의 가치를 항상 되새기며 살고 싶어졌다. 

"당시 내 꿈은 지금 이 순간 가장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고, 내 마음속에 자리 잡은 확고한 결심은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는 것 가운데 가장 가치 있는 일을 하겠다는 것뿐이었다. 나는 하늘의 이치에 골몰하여 별을 보고 가다가 구덩이에 빠진 탈레스 보다는, 대낮에도 등불을 들고 자신을 찾아 나선 디오게네스가 더 좋았다. 그 전에도, 그리고 그 뒤에도, 나는 고상한 좌우명이나 내 삶의 가치를 집약해 놓은 거창한 모토가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래와 같은 저자 정운찬님의 영어 공부법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 보고 싶어졌다.

"영어의 묘미는 문장에 있다. 나는 단어를 하나하나 외우지 않는다. 영어를 시험과목이라고 여기지 않고, 마음 편하게 좋은 글을 읽을 수 있는 귀한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인식을 바꾸자, 영어가 재밌었다. 가슴에 와 닿는 문장은 통째로 외웠고, 그것을 그대로 회화에 응용하려고 노력했다. 그리운 시절, 아버지 슬하에서 [천자문]과 [소학]을 배우던 방식 그대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