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콘서트 2 - 우리 동네 집값의 비밀에서 사무실 정치학의 논리까지, 불확실한 현실에 대처하는 경제학의 힘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2
팀 하포드 지음, 이진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의역이 과한 책-특히 각 챕터의 제목 및 각 문장의 소제목들의 의역이 심함>

 

경제학 콘서트 1권도 흥미롭게 읽었던 터라 2권도 많은 기대를 갖고 책을 열게 되었다. 전반적인 책의 분위기와 문체, 삽화, 그리고 번역 수준 까지 1권과 거의 흡사하다. 단, 1권의 주제가 "경제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2권은 좀더 "인간적"이고 "사회적인 것", 즉 "삶"의 문제들로 확장된 것이 유일한 차이점이다. 전반적인 만족도는 1권과 거의 비슷하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내가 모르고 있던 새로운 사실들을 전달 받아서이기 보단, 내가 막연하게 알고 있던 사회 현상들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또 그 원인과 발달 과정들을 보다 체계화 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고 느낀 유일한 불만이라면, 의역이 조금 과하다는 점이다. 의역은 특히 각 Chapter의 제목과 각 소 단원들의 소제목들의 번역에서 두드러 졌다. 원서와 제목들만 대충 비교해 봐도 상당히 많이 의역이 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가령 원서의 제 3장은 'Is divorce underrated ?' 인데, 번역서는 '멋진 여자가 평범한 남자와 결혼하는 이유'로, 제 4장 'Why your boss is overpaid ?' 인데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연봉의 비밀'로, 6장 'The dangers of rational racism' 은 '차별 당하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제 7장 'The world is spiky' 는 '도시에서 영리하게 살아가기'로 각각 번역이 되었다.

 

세부 목차들도 마찬가지다. '골드미스는 왜 인기가 없을까'라는 문단의 원서 제목은 'The ancestral environment, the African savannah, a long time ago'이다. 1권과 마찬가지로 제 2권에서도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 상황들을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가 이해가 쉬운, 때로는 자극적인 단어들로 의역된 부분들이 많이 발견된다. 그래서 이런 자극적인 제목들에 이끌려 이 책을 구입하게 되는 사람들도 꽤 많을 듯 하다. 이런 의역의 목적이 단순히 독자의 이해를 위해서라면 큰 문제는 아닐 듯 하나, 마케팅이나 눈길을 끌기 위한 제 2의 목적이 있는 의역이라면 이것은 문제가 크다.  

 

원인과 그 목적은 알 수 없지만, 경제학 콘서트 2권도 1권과 마찬가지로, 의역이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각 Chapter의 제목에서 기대했던 내용과는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마무리되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일 듯 하다. 원서의 3장 도입부에서는 Carrie Bradshaw가 Sex and the City에서 했던 이야기가 인용되어 있는 반면 번역서에선 출처를 알 수 없는 글이 인용되어 있는 것도 일례가 될 듯하다. 상황에 끼워 맞춘듯한 의역이 원래 작가의 취지를 많이 왜곡시킨 듯 하여 오히려 불편했다. 우리가 토종이 아닌 외국 음식을 먹어보는 이유는 내가 늘상 먹던 김치나 라면이 아닌 색다른 음식을 먹어보고 싶어서 일 것이다. 책도 마찬가지이다. 토종이 아닌 외국의 번역서를 읽는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시각, 새로운 관점을 접해보고 싶어서 이다. 헌데, 지나치게 의역이 많이 된 경우 당장에 읽기엔 편할지 몰라도, 원서의 진면목을 그대로 접하고,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의역과 직역, 어느 편에 더 편안함을 느끼고 의미를 두는가는 물론 각 개인의 취향이겠지만, 내 경우 직역된 글을 토대로 개인적이거나 한국적인 입장을 비추어 보는 편이 훨씬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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