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과 한국인 사이
고철종 지음 / 다산라이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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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적 허점(點) 많은 책 ... 

아래의 글은 책 속 저자의 여러 가지 주장 중 내가 참으로 공감하기 어려웠던 "많은 부분"들 중 하나이다. 요즘 우리 시대는 한 마디로 "무한 경쟁 시대"로 정의 된다.  

아직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 부터 영어 공부하기에 바쁜 우리 아이들은 지나치게 일찍 부터 경쟁의 세계에 뛰어들고 있는 느낌이다. 친구와의 우정을 키워가며 "내"가 아닌 "우리"를  배우기도 전 부터 오로지 "내"가 중심이 되어야 하고 "내"가 최고가 되어야만 하는 경쟁심 부터 학습받는 것이 바로 요즘 우리 사회의 기본 시스템이다. 이런 상황에서 More Competition을 외치는 저자의 위의 주장은 쉽게 공감하기 어려웠다.
 

"우리가 선진국이냐 아니냐"에 대한 물음에는 항상 자신 있는 답변을 하기가 어렵다. 우선 40대 이상의 연령층만 하더라도 항상 '개발도상국 한국'에서 성장했고, 또한 끊임없이 '선진국 닮기'를 강요받았기에 우리가 스스로 선진국임을 인정하는 게 왠지 낯설고 두렵게 느껴진다.

이런 관념적인 이유 외에 더 큰 이유가 있다. 우리가 억만장자가 즐비한 중동국가들을 선진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들은 돈이 많지만 품격이 모자라기에 일류국가로 보지 않는다. 우리가 스스로 선진국, 선진시민으로 부르기를 주저하는 것도 바로 품격이 어중간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선진국이라 부르지 못하는 주된 이유가 과연 저자의 주장 처럼 "품격 부족"이 주된 원인일까? 

또한 우리가 중동 국가들을 일류국가로 여길 수 없는 이유가 단지 그들의 품격 부족 때문일까? 

그렇다면 최고의 선진국으로 공인 되고 있는 미국의 품격을 논할 때, 우리가 그들의 역사적 깊이의 부족과 저급함, 그리고 물질만능주의의 천박함을 먼저 거론하게 되는 오늘날의 상황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 

선진국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설명을 보면, 우선 이 단어가 가지는 애매모호함이 제일 먼저 언급된다. 선진국이라는 단어는 사전적인 정의에서도 "쓰는 측면의 다양성 그리고 이것을 관찰하는 자의 입장의 차이"에서 각각 견해가 변질되고 오용 될 수 있음을 내포하는 설명을 달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주관적인 목적과 입장을 벗어나, 객관적으로 선·중·후진국을 논할 때는 특정 국가의 사회문화의 저·중·고급의 단계별 수준에 근거 하기 보다는 경제적인 수준에 기준하여 평가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에 보다 구체적인 평가 잣대로 1인당 국민 소득 수준, 산업인구 구조비율, 자원의 개발 상황, 국제 정치·경제 관계, 경쟁적응력 등의 요소들이 가감된다. 한편 고소득 국가이지만 공업화가 진행되지 않은 중동 산유국 들은 선진국으로 분류하지 않는 것도 우리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우리가 중동국가들을 선진국으로 인식 하지 않는 것은 그들 문화 수준의 저급함 때문이 아니라, 공업화의 수준에 기인 한 것이다. 

경제 발전은 과학·기술, 정치, 사회 제도 및 기타 문화적인 여러 측면의 발전을 수반한다. 하지만, 역으로 경제 발전이라는 토대와 기반이 없이 과학·기술, 정치, 사회 제도 및 기타 문화적인 요소들이 잘 발달 되었다고 해서, 이를 선진국으로 여기지는 않는다. 즉, 선진국을 가늠하는데 있어서 경제적 발달 수준을 배제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 

때문에 저자의 위의 설명은 보편적인 인식의 틀에서 벗어나 논리전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설득력이 약하다. 

또 다른 주장을 살펴 보자 .. 아래 저자의 주장 처럼 우리는 과연 경쟁 그에 따른 결과의 차등을 두어야만 동기 부여 되는 미성숙하고 수동적인 존재에 불과 할까 ? 이 부분에도 나는 동의 하기 어려웠다. 

우리의 특성 중 평등의식, 나아가 균등의식에 관한 집착이 너무 강하다. 그것은 경쟁에 따른 결과를 두려워하게 만든다. 경쟁은 차증을 낳기 때문이다. -중략- 건전한 경쟁과 그에 따른 결과의 차등을 인정해야 동기부여가 된다. 치열한 경쟁에서 이겼는데도 보상이 없다면 열심히 노력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치열한 노력이 없다면 국토와 인구 면에서 보잘것 없는 한국이 세계 속의 강국으로 도약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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