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 1 (반양장)
리선샹 지음, 양성희 옮김 / 휘닉스드림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멋들어진 붓글씨로 씌어진 네 글자의 제목이 하얀 겉 표지를 가득 메우고

있어 깔끔하고 시원한 느낌의 첫인상을 주는 책 이다.

 

책의 내용에 들어 가기에 앞서, 구성적인 측면에서 한 가지 아쉬움 점은

주요 등장인물에 대한 간략한 설명 및 인물간의 관계도 그리고 연대기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보여 주는 페이지가 있었더라면 하는 점이다.

그리고 책의 시작 부분 부터(페이지 16 첫째줄) 발견된 문법적 오류

본격적인 책읽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책의 완성도에 대해 쓸데 없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

물론 책의 첫 장을 읽으면서 이런 의구심은 바로 사라질 정도로 이야기는 흥미 진진 했다.

그리고 좀 더 많은 독자들이 이 재밌고 박진감 넘치는 책을

만날 수 있도록 여섯권의 책을 좀 더 압축 해서,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도 배려해 주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제일 컸다.

 

'와신상담'은 지금으로 부터 2500년전 중국 춘추 시대 말기,

오나라 왕 합려의 장자에게 시집간 월나라 공주 계완이,

시아버지 합려에게 겁탈을 당하는 수모를 겪고 월나라로 도망오는 장면에서 부터 이야기가 시작 된다.

 

제 1장을 읽는 순간 부터 긴박한 상황 설정이 전개 되면서

강한 흥미와 몰입을 끌어 내고 있다.

또한 세부적인 장면 묘사가 탁월해서, 책의 내용을 하나 하나 읽는 것과 동시에

마치 드라마의 각본(스크립트)을 읽는 듯 한 세일한 느낌과 함께

광활한 중국 대륙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장면들이 그림 처럼 펼쳐 진다.

계완이 도주 하는 장면에선 마차를 끄는 말발굽 소리와

마부의 사나운 채찍질 소리가 귓전에 생생하게 울리는 듯 했다.

 

춘추전국 시대의 가장 드라마틱한 일화 중 하나로 꼽히는 오왕 부차와 월왕 구천의

숙명적인 대결은 이렇게 공주 계완의 도주로 부터 시작 되는데,

당시 힘없던 월나라는 공주의 도주로 국가적인 위기에 직면 하게 되고,

오나라는 호시 탐탐 월나라 와의 전쟁을 도발하려던 중,

전쟁의 빌미를 찾게 된다. 모국으로 도망온 계완 공주는,

정치 상황에 의해 이내 조국 월나라로 부터도 버림을 받아 다시

오나라로 다시 호송되던 중 국경 비석에 머리를 박고 자결 한다.

 

이런 와중에 오왕 합려 월나라를 공격하고, 월왕 구천에게 패하여 전사한다.

이에 합려의 아들 오왕 부차는 이 원수를 갚고자 장작 위에 자리를 펴고 자며,

앞에 사람을 세워 두고 출입할 때마다, "부차야, 아비의 원수를 잊었느냐!"하고 외치게 했다.

이런 독한 각오로 칼을 갈던 부차는 곧 월나라를 공격하여 구천에게 승리를 거둔다.


한편 싸움에 크게 패한 구천은 오나라에 굴욕적인 항복을 하며,

목숨만 겨우 건지고 월나라로 귀국한다.

구천은 이를 계기로 방안 서까래에 쓰디쓴 쓸개를 매달아 놓고,

앉거나 눕거나 항상 쓸개를 핥으며 패배의 맛을씹고, 

복수의 날을 준비 한다. 인고의(상담) 세월을 보낸 월왕 구천은 20년 후, 

다시 오나라를 공격해 오왕 구차에게 승리를 거두고 화려하게 춘추시대 제후의 반열에 오른다.

이때 경국지색의 미모를 지녀 마을 처자들이 찡그린 얼굴까지도 흉내를 내었다는

고사(효빈=찡그림을 흉내 )낳은 서시의 미인계가 동원된다.

당시 서시는 3년 동안 도성에 머물러 노래와 춤, 화장법, 걸음 걸이를 배우고

오왕 부차에게 헌상되었고, 오왕 부차는 결국 월왕 구천이 구사한 미인계에 빠져 몰락하게 된다.

 

이 처럼 책의 소재 자체가 워낙 극적인 내용 그리고 재미, 교훈, 반전 등등 다양한 요소들을

모두 지니고 있는데다가, 이야기의 결말 또한 잘 알려져 있어,

결말을 알고 영화를 보는 듯한 싱거운 기분이 드는 것 은 아닐까 걱정 했었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자 다음편이 궁금하고 빨리 기다려지는 

드라마 한 편을 보는 듯한 기대감과 궁금증이

이 책을 읽는 내내 계속 되었다.

 

학술적 지식이 가득한 정통 역사책을 기대한다면 이 책은 다소 실망 스러울 수 있겠지만,

보다 쉽고 친밀하여 읽는 사람에게 강한 재미와 흥미를 줄 수 있는 역사책을 기대 한다면,

이 책은 그 기대에 100% 부흥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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