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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은 들짐승처럼 살기로 했다 - 불안과 비교에 휘둘리지 않는 삶의 태도
한그루(뉴욕털게) 지음 / 더퀘스트 / 2026년 8월
평점 :
📖 모두가 성공을 향해 달리고 특별한 인생을 꿈꾸는 시대에 잠깐 멈춰보라고, 특별하지 않은 보통의 인생도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깨달은 들짐승처럼 살기로 했다』의 저자 한그루는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고, 조금 여유를 가지고 느슨해져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그저 마음을 조금 편하게 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길수록 생각이 달라졌다. 이 책은 무턱대고 괜찮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왜 그렇게 애쓰며 살아왔는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에 매달리고 있는지를 집요하게 들여다보게 한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위로를 받으면서도 몇 번이나 멈춰 서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괜찮다는 말이 이렇게까지 나를 불편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편안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 조금 의외였다.
특히 ‘보통의 혐오’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평범함을 얼마나 쉽게 ‘부족함’으로 받아들이며 살아왔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남들만큼, 남들처럼”이라는 기준은 생각보다 훨씬 높은 곳에 있었다. 좋은 학교, 좋은 직장, 더 많은 돈, 더 나은 모습. 끊임없이 더 나아져야 한다는 기준 속에서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조차 실패처럼 느껴지기 쉽다. 하지만 특별하지 않아도 자기 몫의 삶을 책임지며 살아가는 사람의 하루가 어찌 하찮을 수 있을까. 보통의 삶을 무조건 찬양하자는 것이 아니라, 특별하지 않은 존재도 그 자체로 존중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그동안 나를 무겁게 짓누르던 무언가를 조금 걷어내는 듯했다.
‘최적이라는 환상’에 관한 이야기는 더 아프게 다가왔다. 나는 선택의 순간마다 무엇이 더 나은 길인지, 어떤 선택이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올지를 오래 고민해왔다. 그런데 A를 선택할지 B를 선택할지 그렇게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어느 쪽도 압도적으로 옳은 답이 아니라는 뜻일지도 모른다. 결국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고, 선택하기 전에는 무엇이 최선인지 판단할 수도 없다. 그런데도 나는 알 수 없는 정답을 찾아 헤매느라 정작 내가 선택한 길을 살아가는 데 써야 할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모했다. 최선의 선택을 찾는 것보다, 이미 선택한 길을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말 앞에서 한동안 생각이 많아졌다. 돌고 돌아 제자리인 것 같았던 이유가 어쩌면 완벽한 답을 찾으려 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이야기가 유난히 설득력 있게 다가왔던 것은, 저자 역시 그 길을 직접 헤매어본 사람이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소위 먹물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책상 앞에서 삶을 분석해 내린 글이었다면, 이렇게까지 마음에 담아 두지는 못했을 것이다. 성공과 성취를 향해 달리던 사람이 오히려 그 욕망 때문에 멈춰버린 시간을 지나, 그 안에서 자신의 생각을 오래 들여다보고 건져 올린 소중한 이야기들이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 당신도 그랬구나. 그런데 그 시간을 지나고 나니 이런 길도 보이는구나.” 그런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결국 이 책은 ‘문제가 사라지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었다. 오히려 문제가 삶의 일부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도 어떻게 괜찮게 살아갈 수 있을지에 관한 책이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되고, 특별하지 않아도 되고, 언제나 최선의 선택을 할 필요도 없다. 지금 내 앞에 놓인 삶을 나의 선택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것. 책을 덮으며 그 단순한 사실을 너무 어렵게 살아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이제는 조금 덜 애쓰고, 조금 덜 비교하며, 내 삶의 무게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짊어져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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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thequest_book 로부터 선물 받은 도서를 정성껏 읽은 후, 자유롭게 작성한 저의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