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 빌런 고태경 - 2020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정대건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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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초록사과>라는 영화를 보고 영화감독의 꿈을 키우게 된 혜나는 실패한 영화감독이 되었다. 어느 날 GV행사에서 만난 고태경과 설전을 벌인 뒤, 그를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로 결심하는데...

무언가에 실패해 본 사람이라면 ‘일인분의 사람이 되지 못했다는 생각(p.233)’을 하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혜나와 승호가 그렇다. 자기가 사랑하는 일을 선택했지만, 그 선택으로 인해 오히려 자신을 미워하게 되는 순간들이 오자 두 사람은 자신의 선택에 수없이 흔들리게 된다. 인생이란 게 원래 그렇지 않은가. 뜻대로 되는 일은 생각처럼 없고, 내가 열정을 쏟아부었다고 늘 좋은 결과가 따라오는 것은 아니니까.

이 책은 ‘사랑하는 걸 더욱 사랑하는 방향으로(p.234)’ 나아가기 위해 분투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오랜 시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고태경’을 보며 계속 나아가야 하는 길을 찾게 되는 혜나의 이야기는 방황하는 청춘들에게도, 실패를 반복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나침반이 되어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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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희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8
조해진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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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조해진 작가가 이번에는 어떠한 이야기를 담았을까 궁금했다. 누군가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번 소설도 역시 좋았다.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낯선 땅에서 견뎌야 했던 이들의 삶과 정체성, 소속감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로기완을 만났다>의 탈북자 로기완과 <단순한 진심>의 문주의 이야기가 그랬고, 이번 소설 <우리 세희>에 담긴 이들의 삶 또한 그렇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가 살게 된 이민자의 이야기를, 자이니치로 불리는 이민 2세대의 이야기를 다루며 이들이 겪어야 했던 아픔을 마주 보게 한다.

이들에게 고향은 ‘마음이 다치고 몸이 상한 채로 돌아가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곳’이었으나 고향은 이들의 믿음을 언제나 배반한다. 박태식과 이순애, 서정우의 형, 연주의 외삼촌, 류성철의 삶이 그랬으며, 세희의 삶 또한 다르지 않다.

이들은 어느 사회에도 속하지 못하고, 배제된 채로 삶을 이어간다. 일본에서는 일본인으로 대우받지 못하고, 한국에서는 ‘쪽바리’나 ‘매국노’라고 불리는 삶을 이어갈 뿐이다. 이들은 평생 타자화된 시선 속에서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저자는 이들에게 행해진 국가적 폭력이 어떻게 다음 세대에게까지 이어지는가를 가장 조해진 다운 방식으로 보여준다. <단순한 진심>, <로기완을 만났다>가 좋았다면, 이번 작품도 역시 좋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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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업(生業) - 그 징하고도 찡한 노동의 표정들
은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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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다양한 생업에 종사하는 18일의 이야기를 담은 은유 작가의 인터뷰집이다. 2024년 8월부터 전태일 의료 센터 건립 캠페인의 일환으로 <시사IN>에 연재했던 ‘먹고 사는 일’을 통해 만났던 이들의 이야기를 확장한 내용이 담겨 있다.
책은 총 3부로 나뉘어 먹이는 사람, 짓는 사람, 아우르는 사람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 인터뷰집이 아니었다면, 다양한 직업군의 고충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까 싶다.

가장 잊을 수 없었던 내용은 산업 재해 노동자의 유가족이 된 이들의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뉴스 기사로만 접했던 이들의 죽음과 그 가족의 삶을 마주하게 되면서 너무나 빨리 잊혀 버린 산업 재해 노동자들의 죽음을 떠올리게 되었다.

특히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했던 아들의 과로사가 담긴 부분을 읽으며 많이 반성했다. ‘내가 편하다고 느끼는 순간 누군가 짐을 지고 있는 거(p.230)라는 덕준 씨의 발언을 되새기게 되었다. 노동자의 죽음을 인식하지 못한 채 로켓 배송이라는 편리함에 길들여져 쿠팡을 이용하게 되는 나를 반성하게 된다.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이렇게 쉽게 무감각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누군가의 삶을 갈아 넣는 노동이라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 234시간을 일하며 깨달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쉽게 잊는다. 인간이라는 동물이 이렇게 어리석다.

<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의 저자 윤지영 변호사 인터뷰를 다시 볼 수 있었던 것도 기억에 남는 부분이다. 부디 열악한 노동 현실에 대해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은유 작가의 글을 읽으며 저평가된 노동의 세계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 보게 된다.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있지만 없는 아이들>을 읽어야 할 때가 가까워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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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묻는 사회 - 한국형 연령차별주의와 멸칭 문화
정회옥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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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한국 사회에 다양한 연령 멸칭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그것이 차별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노인들을 향해서는 뜰딱, 할매미, 연금충이라는 멸칭을 쓰고, 중장년은 개저씨, 영포티, 김여사라는 멸칭을 쓰며, 자녀를 둔 엄마들에게는 맘충이라는 표현을 쓴다. 어린이들에게는 급식충, 잼민이라는 표현을, 청년들은 삼포세대라는 표현을 지나 이제는 쉬었음 청년이라 불리며 조롱의 대상으로 여기곤 한다.

생각해 보면 우리 사회는 유독 생산성에 집중하는 듯하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대상은 부정적 평가를 받게 된다. 경제적 상황에 의해 강제적으로 쉬게 되는 청년들이나, 은퇴한 노년층과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어린이 및 청소년들에게도 생산성의 잣대가 적용되는 것 같다. 왜 우리는 생산성을 갖지 않으면 비난받아야 하는 걸까. 저자는 이러한 행태가 급속도로 성장한 자본주의 사회와도 연관이 있음을 설명한다.

저자는 말한다. '한국 사회의 거의 모든 나이대는 제각각의 멸칭을 갖게 되었다고'(p.65) 그리고 이러한 멸칭이 낳은 연령차별 문제를 지적하며 나이 묻지 않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연령 멸칭을 가볍게 치부하고 있었다면 이 책을 한 번쯤 읽어볼 것을 추천하는 바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글 중에서 많은 사람이 보았으면 하는 문장을 소개한다. ‘사람들은 자신도 한때 아이였다는 사실을, 그리도 반드시 노인이 된다는 사실을 잊는다. 노키즈존이나 노시니어존은 우리보다 먼저, 혹은 늦게 태어난 사람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세대 간 근본적 약속을 깨는 것이자 지극히 연령차별적인 행위이다.’(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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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의 초상 - 만들다, 잇다, 지키다, 살피다
김의경 외 지음 / 동아시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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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이들의 초상을 담은 인터뷰집이다. 31명의 다양한 사람들이 먹고살기 위해 선택한 직업의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여러 직업의 이야기를 볼 수 있었고, 일단 눈에 들어온 몇 가지는 노령 청소 노동자의 낮은 임금(최저 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과 리서치 조사원의 낮은 일당이 아닐까 싶다. 처우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 임금 수준이 부당하게 느껴졌고 갈수록 증가하는 노령 인구에 대비한 일자리 확대와 개선이 시급해 보였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이들 모두 자기가 선택한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점이었다. 물론 일에 대한 고충은 있지만, 선택한 일에 대해서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내심 부럽기도 했다. 나는 내가 선택한 직업을 그저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이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에 내심 이들이 신기했던 것 같다.

31명의 다양한 직업군이 등장하는 만큼 내가 몰랐던 다른 직업의 세계를 간략하게나마 살펴볼 수 있었다. 나는 이런 직업의 세계에 관한 글을 청소년들이 많이 읽었으면 한다. 직업의 세계가 이렇게 다양하다는 것을, 밥벌이의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것을, 사회에 던져지기 전에 알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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