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 나를 살리기도 망치기도 하는 머릿속 독재자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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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다는 이야기를 포문으로 이 책은 우리 안의 무의식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다양한 사례와 연구를 통해 보여준다. 1장은 가볍게 시작해서 2장은 시각은 뇌가 구축한 대로 보는 것으로, 사실과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3장은 무의식이 하는 일을, 4장은 우리 본능에 새겨진 것들을 다룬다. 5장은 뇌 영역별 상호 작용을 다루고 있으며, 6장은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틀린 질문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담겨 있다.

우리 뇌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때에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내가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매 순간 자각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가 반복적으로 행하는 일들 대부분이 무의식적으로 행해진다. 이 책은 이런 무의식적인 상호작용에 대해 다루고 있어 흥미롭다.
우리가 눈으로 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뇌가 학습하고 편집한 내용대로 본다는 점도 재미있는 사실이다. 저자는 앞을 못 보던 사람이 수술로 시력을 회복한 사례를 예로 들어 감각에 관해 설명하는데 이런 예시들이 하나같이 흥미롭다.

‘인지 예비능 현상’ 덕분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렸어도 아무런 증상을 못 느끼는 사람도 있다는 것은 신기하고 새로웠다. 뇌 일부가 퇴행하는 중에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인지 예비능 덕분에 증상을 막는 능력이 발휘된다는 게 얼마나 놀라운가. 나이를 먹은 뒤에도 뉴런을 계속 활동시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게 됐다.

그러나 6장의 내용은 저자의 주장을 수용하기 어려웠다. 뇌 훈련을 통해 범죄자를 교화할 수 있으리라고 보는 저자의 시각에 회의적이었달까. 물론 교화가 가능한 사람도 없지 않겠지만, 지극히 소수일 뿐이고, 재범률이 높은 성범죄나 폭력, 강도 같은 범죄가 단순 뇌 훈련으로 교화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 편이라 저자와 의견을 같이할 수 없었다.

“뇌는 정신이 있는 곳이라기보다 정신의 허브(P.301)”라는 저자의 표현이 인상 깊다. 이 책의 내용을 거의 한 줄로 요약한 바와 다름없는 문장 아닐까.
자신이 늘 의식적으로 행동하고, 뇌를 의식적으로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시길. 미처 알지 못했던 꽤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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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인간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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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저자는 건축물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인간 진화에 끼친 영향을 훑어보고, 나아가 가상공간에 대한 사유로 이야기를 확장해 간다.


저자는 “인류 역사는 단위 시간당 체험의 밀도를 높이는 쪽으로 진화해 왔다(P.373)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동 수단이 발전함에 따라 인구 한 사람당 이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고, 그에 따른 건축의 발달은 도심으로 인구가 집중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형태로 공간이 압축되자 인간은 “그 한계점에 다다랐을 때 인터넷 공간이라는 빅뱅을 성공시켰다(P.328)”라고 묘사한다. 이렇게 인간 삶의 형태가 변함에 따라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저자의 분석은 날카롭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나를 주변 사람에게 맞추기보다는 나에게 환경을 맞추는 쪽으로 삶의 형태가 바뀌었기(P.343) 때문인데, 저자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공간이 변화하고, 생활 방식이 변화함에 따라 인간 삶의 방향도 공동체보다는 개인 위주로 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웠던 점은 그리스 반원형 극장이 비로소 인간이 동등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어 만들어졌다는 것, 파리가 하수도 덕분에 가장 위생적인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는 것, 개선문 중심의 방사형 도시 구조가 정치적 목적이 담겨 있다는 것이었다. 저자의 글을 통해 공간의 탄생과 배경지식을 볼 수 있어 유익했다.


단순한 공간에 대한 지식을 넘어 인간에 대한 이해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는 저자의 사유와 통찰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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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터 허블청소년 1
이희영 지음 / 허블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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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테스터가 처음 나왔을 때 이 책이 주는 메시지가 너무 좋았다. 읽었던 책의 2권이 나왔다면 1권을 다시 읽어주는 것이 인지상정. 놀랍게도 정말 처음 읽는 것처럼 기억이 나지 않았고, (기억력 이슈 어쩔) 저자가 마오의 이야기를 통해 건네는 메시지는 여전히 강렬하고 반가웠다. 인간의 오만한 탐욕과 과학 기술의 명암을 직시하게 만들면서 무엇을 중요한 가치로 둘 것인가를 우리에게 숙제처럼 던져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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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터 2 허블청소년 2
이희영 지음 / 허블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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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테스터2는 남겨진 하라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마오에게 생긴 일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있던 하라는 치밀한 계획을 숨기고 교활한 스물하나가 되었다고 하나, 여전히 바보 같고 미련한 열여덟에서 크게 자라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과연 하라의 숨겨진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이번에도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는 여전하다. 인간의 무용함과 거만한 착각을 지적하면서 우리의 끝은 공평한 죽음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전작보다 더 세밀하게 감정을 파고드는 이 책은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에서 나아가, 관계에 조금 더 비중을 둔 모습이다. 고치고 회복하고 나아가는 인간으로서, 조금 더 특별한 우정을 그렸고, 이들이 새롭게 관계를 맺어가는 모습을 담았다.


열린 결말보다 꽉 닫힌 결말을 선호하는 분들에게, 테스터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린 분들에게 좋은 책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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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화 속 세계사 -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사물들
태지원 지음 / 아트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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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저자는 정물화를 각 장에 배치해 그림에 담긴 사물을 통해 그와 관련된 세계사를 간략하게 훑는다. 인류의 재앙과도 같았던 흑사병을 시작으로 종교개혁, 향신료로 인한 탐험, 대항해 시대, 튤립 버블, 설탕의 생산과 노예무역, 커피와 시민 혁명 등 광범위한 시간의 세계사를 간추려서 설명하고 있다.


나에게도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지금은 흔하게 구할 수 있는 '후추'에 대한 이야기다. 한때는 '검은 황금'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이 가루가 '향신료의 왕'으로 일컬어지며 이를 얻기 위해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탐험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그뿐만 아니라 튤립이 튀르키예의 전신인 오스만 제국에서 유럽으로 전해진 꽃이라는 사실도 새로웠다. 무엇보다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커피에 얽힌 이야기였는데 이슬람에서 전해진 음료인 커피를 가톨릭교회에서 '이단의 음료'라고 일컬었다는 일화였다. 교황 클레멘스 8세가 커피를 맛본 뒤 커피에 세례를 주어 '기독교도 음료'로 승인했다는 이야기에서 실소가 터져 나왔달까.

책을 읽으며 안타까웠던 것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초콜릿 산업의 착취였는데 달콤한 맛에 감추어진 뒷면의 노동력 착취는 씁쓸함을 자아낸다.


이처럼 흥미로운 이야기로 세계사를 풀어내는 책이라 끝까지 몰입해서 읽었고, 원포인트 레슨처럼 중요한 흐름을 짚어주고 있어서 세계사에 흥미가 없었던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청소년과 부모가 함께 읽기에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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