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카멜레온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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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영화든 소설이든 반전이 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마지막에 추측과 예상을 뒤엎는 전혀 새로운 전개가 펼쳐질 때의 짜릿함이란!

 

자고로 반전의 묘미는 앞서 열심히 추측하고 예상했던 모든 것들이 와르르 무너져야 더욱 짜릿한 법이다.

 

하지만 반전을 좋아하는 만큼 관련 영화와 소설을 많이 접하다 보니 이젠 웬만한 반전은 쉽게 예측이 가능해서 점점 시시해지는 추세다. 그럼에도 반전이 주는 희열을 잊지 못하는 나는 여전히 반전이 있는 이야기를 좇고 있다.

 

이 책도 역시나 반전이 있다는 얘기에 솔깃해 읽게 되었다.

 

" 오직 당신만을 위한 세계를 만들어 드립니다. 약간의 거짓말과, 염원을 담아서.

 

나오키 수상작가 미치오 슈스케 작품활동 10주년 기념작

마지막 20페이지의 대반전에서 가슴 먹먹한 감동이 찾아온다!

 

마지막 20페이지의 대반전이란 말과 작가가 나오키 수상자란 말에 신뢰감이 더해져 나의 궁금증은 참을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책 뒷편에는 간략한 줄거리가 실려 있는데, 거의 후반까지는 줄거리대로 흘러간다.

 

주인공인 라디오 디제이 '기리하타' 본인이 느끼는 외모 콤플렉스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일상에서 낯선 사람들과 마주할 때마다 위축되는 주인공을 보면서 처음엔 단순히 외모가 못난 게 아니라 장애가 있나를 의심했을 정도로 그는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현저히 떨어져 있는 인물이다. 본인 말에 따르자면 단순히 외모가 못난 게 문제가 아니라 외모와 다르게 목소리가 월등히 좋은데서 오는 괴리감이 문제랄까?

 

무튼 사건은 주인공의 외모 콤플렉스가 발단이 된다.

 

새벽 방송을 마치면 들르는 단골 바 'if'.

 

그곳에는 주인공과 같은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소수 정예 멤버(?)만이 모이는 곳이다.

 

그들은 새벽에 if에 모였다가 첫 차를 타고 집에 돌아간다.

어느 날.

 

그들밖에 찾지 않는 if에 앳된 얼굴의 낯선 여자가 찾아온다.

 

얼이 쏙 빠진 듯한 여자는 "죽였다"라는 한 마디만 내뱉고 홀연히 사라졌가 다음날 말짱한 모습으로 다시 바를 찾아와서는 멋대로 오해(?)를 하나 하게 된다. 이때 여자의 비밀을 알아내야겠다는 호기심을 빌미로 기리하타는 여자의 오해에 편승해 맞장구를 친다. 그러나 이는 곧 발각되고 여자는 사과의 댓가로 거짓말을 주도한 기리하타와 그에 동조한 if 사람들 모두를 자신의 계략(?)에 동참시키는데...

 

읽으면서 내내 책 제목과 주제와의 연관성, 그리고 숨은 반전만을 생각했다.

 

그러나 후반을 넘어서도록 '투명 카멜레온'이란 책 제목과 깊은 관련성이 있는 이야기도 나오지 않고(카멜레온에 얽힌 이야기가 하나 나오긴 하지만 반전 이전에는 추억담에 불과함), 이렇다하게 깜짝 놀란만한 반전도 나오지 않으니 초조함이 점점 커져갔다.

 

여자의 계략과 관련된 반전이 있었는데 설마 그게 다는 아니겠지? 하는 실망감도 서서히 고개를 쳐들었다.

 

그래, '마지막 20페이지의 대반전'이라고 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며 초조함과 실망감을 애써 누르며 읽어내려가다 남은 오른쪽 페이지가 정말로 20페이지 내쯤 남았을 즈음.. 드디어 밝여진 진실들에 순간 숨이 멎었다.

앞서 나름 복선을 찾겠다고 기울였던 노력이 보기 좋게 모두 빗나갔다.

 

순간 순간 위화감(?)이 드는 때가 있긴 했다.

 

'아니, 뜬굼없이 왜 다른 이야기를 하고 그래?' 하고 의문이 들거나 뭔가 연결이 부자연스러워서 몇 번을 다시 읽었던 부분들.. 그것들이 이런 식으로 결론이 날 줄이야... 그야말로 제대로 허를 찔렸다.

 

그리고 기리하타의 거짓말 가득한 방송들에 기리하타의 됨됨이를 의심하고 그저 불쾌하고 못마땅하게만 생각했었는데 그것이 내가 그토록 찾고자 했던 이 책의 주제였고 책 제목과 연관되는 것이었다니...

 

설령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한 세계라고 해도, 진심으로 바라면 사람은 그걸 만질 수 있어.

 

눈물을 흘릴 정도까진 아니었지만 순간 눈시울이 몹시 뜨거워졌었을 만큼 안타깝고 가슴 아픈 반전이었다.

 

대반전 이전에 만 34살 숫총각 기리하타의 순애보+수수께기 여자의 발칙한 계략+사회적 문제 고발(?)로 끝을 맺었어도 충분히 재밌었을 이야기였다. 특히 주인공 기리하타 시점의 1인칭으로 주인공에 대한 공감력을 잘 살린 맛깔스러운 문체가 몰입을 도왔다.

 

  

if 사람들 모두가 진심으로 행복하길...

 

그리고 그무엇보다 슈퍼마리오와 피치공주의 해피엔딩을 나즈막히 응원하며 책을 덮었다.

 

* 네이버 카페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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