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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묘관의 살인 ㅣ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오래간만에, 그리고 많이 기다렸던,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館) 시리즈 작품이었다.
순서상으로는 수차관보다 먼저인 모양인데, 난 수차관을 먼저 읽었다는,,,
그러나 발간 순서랑 크게 상관은 없다는~
관 시리즈니까 당연히 나카무라 세이지가 세운 저택, 흑묘관에서 사는
'아유타 도마'라는 관리인이 1989년에 발생한 사건에 대해 쓴 수기와,
이후 기억을 잃은 그의 의뢰를 받아
추리작가 '시시야 가도미'와 그의 어리버리 '가와미나미 다카아키' 편집자가
사건을 수사해가는 1990년의 과정이 교차해가며 이야기를 이끈다.
풍향닭 대신 풍향고양이를 단, 기묘한 저택 흑묘관은
원래 아모 다츠야 교수와 그의 양녀 리사코가 살던 저택이었으나,
세월이 흘러 이제는 소유주가 바뀌고,
관리인인 '아유타 도마'만이 이 한적한 곳에 세워진 흑묘관에서
홀로 고요한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1989년 8월, 당시 흑묘관 소유자의 아들인 대학생 가자마와 그의 사촌형 히카와,
그리고 친구들 기노우치와 아사오가 이 흑묘관에 놀러오고,
아유타 도마는 젊은이들 일행의 방탕한 행각에 골머리를 앓다가
사건을 맞이하게 되고, 그걸 함께 처리하는 4일 간의 기록을 수기에 남겨두나,
이후 사고로 기억을 잃게 되고, 품에 있던 수기의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를
시시야 가도미에게 의뢰하게 된다.
시시야 가도미가 사건을 풀어가면서 발견하게 되는 진실은,
원래의 주인, 아모 교수가 '거울 세계에 사는 사람'이라는 것!
이것이 이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이자 사건해결의 열쇠이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이은 "거울 나라의 앨리스" 마냥...
작품해설에 의하면, 암흑관 등의 괴기스러운 분위기에서 벗어나
본격으로 돌아와 쓴 작품이라는데,
난 암흑관의 그 뭐라 할 수 없는, 묘하고 괴기스러운 분위기(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해 준 그의 문장력)에 꽤 매료되어서 깊은 인상을 받았었고,
이번 작품은 본격이기는 하나, 좀 심심한...
기계트릭 자체에도 별 관심이 없는 편이기도 했지만,
작가 자신도 이번 작품에서 중점을 두는 게 기계트릭이 아니라
밀실임을 초반에 강조한 것과는 달리 후반부에선 가볍게 이를 다루고 있다.
반전이 크게 반전스럽지(?) 않고,
이미 어느 정도 범인과 반전을 예상하게 하고,
반전 부분에서는, 오히려 이게 fair 한가...? 하는 느낌도 살짝 들었고...;;
반전 후의 내용은 이건 fair 해, 라고 주장하기 위해 붙인 해설 같기도 해서,
그의 관 시리즈 중에서는 평작 수준 정도로 느낀, 오래 기다린 만큼 살짝 아쉬운 작품이었다.
그렇지만 아야츠지 유키토에 대한 내 기대치가 일단은 높다는 데서 이 평점은 unfair 한가 싶기도 하고...^^;
그의 또다른 신작, "인형관의 살인"과 "기면관의 살인"을 기다리며...
그리고 "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