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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꾸눈 소녀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8
마야 유타카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일본 미스터리계에서 신본격 2세대에 속한다는 마야 유타카의 장편소설 "애꾸눈 소녀."
많은 일본의 추리소설이 그러하듯, 전설이 깃든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룬 작품인데,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 애꾸눈의 소녀라는 점이 낯설면서 신선한다.
미사사기 마카게라는 소녀 탐정은 스가루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맞아 탐정으로서 첫 사건 해결에 나서나 쉽사리 범인을 잡지 못 한 채, 살인은 계속해서 일어난다. 그녀의 비취색 의안은 진실을 꿰뚫어 본다는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사건은 점차 미궁에 빠지고, 이 와중에 범인으로 몰릴 뻔 했다가 우연히 소녀 탐정의 조수 역할을 맡게 된 남자 다네다 시즈마는 어느새 그녀를 좋아하게까지 되고, 무시를 받으면서도 옆에서 그녀를 지켜준다. 결국 범인이 잡히고 사건은 해결된 듯 싶었으나, 18년이 흐른 시점에서 또다시 스가루 마을에서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대를 이은 소녀 탐정의 등장으로 18년 전 진실까지 모든 게 밝혀지는 데...
계속해서 추리가 뒤집어지고, 대를 이은 탐정에 의해 그 세월의 모든 진실이 마지막 순간에 밝혀지는 반전은, 작품을 처음부터 다시금 읽고 싶게 만든다. 그 반전이 어찌 보면 좀 unfair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과연 추리소설계의 이단아라 불리는 작가 특유의 개성이 강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결국, 비취색 의안이든 칠흑의 진짜 눈이든, 진실은 눈을 통해 꿰뚫어 볼 수 있는 건 결코 아닌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