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토리 시즈카
혼다 테쓰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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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내는 작가, 혼다 테쓰야의 신작, "히토리 시즈카."

 

8살의 '이토 시즈카'에게 벌어진 일부터 30대에 이르기까지 그녀와 얽힌 6가지 사건을 그려내면서 그녀의 짧은 일생을 풀어낸 연작 소설이다.  전혀 관계가 없어보이던 인물과 사건들이 '이토 시즈카'라는 여인을 통해 서로 엮여지고, 각 사건 귀퉁이에서 얼핏얼핏 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섬뜩함과 함께 이들 사건 속에 무서운 진실이 내포되어 있음을 비춘다. 

 

외로운(히토리) 시즈카, 그녀는 가해자인가, 아니면 또다른 피해자인가...  '나는 폭력을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아요, 단지 이용할 뿐이지.  내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폭력을 다루는 거에요'라는 어린 소녀의 말이 울림을 갖는 건, 그녀가 단순히 사이코패쓰라기 보다는, 그녀가 겪어야 했던 환경과 고통 속에서 스스로 만들어낸 자기방어기제로서의 폭력성과 잔인함이 느껴져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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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라이 기요시의 인사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검은숲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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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다 소지가 창조해 낸 명탐정, 미타라이 기요시가 4편의 단편을 통해 활약을 펼치며 자신을 소개하는 인사를 하는 격의 단편집. 

 

천재적 탐정이면서 동시에 음악가이기도 하고, 그러나 성격은 괴팍하기 짝이 없는 그. 

 

'숫자 자물쇠,' '질주하는 사자,' '시덴카이 연구보존회,' '그리스 개' 이 네 작품을 통해 그만의 까칠한 성격과 천재적인 능력을 펼쳐 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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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아이
장용민 지음 / 엘릭시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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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을 포함해서 시나리오 작가로 유명한 장용민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궁극의 아이"를 읽었다.  한국의 추리소설의 현주소까지는 아니더라도, 장르문학이 비교적 약한 우리나라의 추리소설이라는 점에서 약간의 기대를 걸며 읽은 작품.  예상과 달리, 주인공들 대부분이 서양인이고, 무대로 미국이라 좀 당황스러웠다.  한국인, 동양인이 서양을 무대로 쓴 소설을 웬지 젓가락으로 스테이크를 먹는 기분이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작품은 어떨까 하면서 읽어 나갔다.

 

줄거리는, 미국 내에서 세계 최고의 권력자들, 그러나 베일에 가려진 그들이 차례로 한명씩 죽음을 당하고, 여기에 10년 전 죽은 신가야라는 한국인이 연루되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나선 FBI 요원 사이먼 켄은, 10년 전 신가야와 사랑에 빠졌던 여인, 앨리스의 도움을 받으며 사건을 수사한다.  이 과정에서 밝혀지는, 믿지 못할 진실은, 신가야는 바로 미래를 '기억'하는 남자라는 것.  미래를 본다는 건 흔히들 회자되는 내용이지만, 미래를 기억한다는 색다른 개념이 이 소설을 이루는 핵심요소다.  미래를 기억한 채 태어나는 이 궁극의 아이들 중 한 명인 신가야는, 자신의 복수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10년 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두었고, 이제 그의 계획은 작은 시계톱니바퀴가 맞물리 듯 하나씩 하나씩 전체 그림을 향해 미래를 이뤄나간다, 조각조각 치밀하게 연결된 퍼즐 맞추기 게임마냥.

 

독특한 소재가 신선하고 거기에서 재미를 얻는 작품이었다.  서양을 무대로 서양인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동양작가의 작품은 낯설고 이상하다는 내 선입견은 여전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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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명의 술래잡기 스토리콜렉터 14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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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괴담, 민속학과 미스터리를 접목시킨 독특한 작풍의 미쓰다 신조의 작품, 일곱명의 술래잡기.

 

어느날 밤, '생명의 전화'에 걸려온 한 남자의 전화, 어릴 적 친한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한 사람이라도 전화를 받지 않으면 바로 자살하겠다는 내용을 듣고 상담원 누마타 야에는 이를 관청에 알렸으나, 자살예상장소인 '포주박산'으로 담당공무원들이 찾아가나 수상한 혈흔과 기이한 기운만을 느낀 채 전화를 건 남자를 찾지 못한다.  이후, 이 남자의 정체가 밝혀지고, 어릴 적 표주박산에서 같이 놀던 6명의 친구들은, '다~레마가 죽~였다'라는 음산한 동요가 실린 전화를 받으며 하나씩 살해당하자, 그들 중 한 사람인 호러 미스터리 작가인 하야미 고이치가 이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한다. 

 

어릴 적 봉인된 무서운 기억을 쉽게 떠올리지 못하면서도, 이 사건의 실마리가 과거의 기억에 있음을 직감하고, 자신과 다른 친구들이 함께 놀던 그 시절의 과거를 점차 캐나가기 시작한다.  당시 마을의 세력가, 다레마가의 비밀과도 엮여 있음을 깨닫고, 그들을 노리는 주변 인물들 중에 있을 범인을 찾아내는데...

 

미쓰다 신조의 작품 답게, 일본 고유의 '다루마'라는 개체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 등의 민속학적인 요소를 기반으로, 기묘한 호러의 분위기가 가미된 미스터리물이다.  초중반의 다소 밋밋한 추리와 진행에 반해, 막판에 끊임없이 추리와 반전이 쏟아진다.  30여년 전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며, 어릴 적 무서운 기억을 죄책감 속에 지워버린 여섯 친구들이, 기억을 풀어 줄 동요를 듣는 순간 죽음을 맞이하는 건 다소 기이하고 오컬트적이다.  사건의 해결 또한 원혼이 이끈 건 아닐까 하는 점이, 다른 여타의 추리소설들과는 차별성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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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6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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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보육원에서 자란 처지가 같다는 이유로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가 된 하루미와 요코.  적극적이고 활달한 하루미는 졸업 후 신문기자가 되고, 내성적이고 다소 소극적인 요코는 지방의회의원인 마사키와 결혼하여 명망있는 집안의 정치가 아내로 살아가게 된다.  하루미가 어릴 적 엄마와 자신을 이어주는 유일한 끈인 파란리본 이야기를 요코에게 해주게 되고, 요코는 이 이야기를 각색해서 평소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 그림책으로 만들어 외동아들인 유타에게 읽어준 것이 우연히 출간되면서 선풍적인 인기의 베스트셀러가 된다.  여기저기서 인터뷰 요청을 받게 되며 뜻하지 않게 유명인사가 되나, 요코의 성격 상 이러한 유명세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고, 더군다나 이 이야기의 모티브가 자신의 것이 아닌 하루미의 것이라는 생각에 요코는 자신의 성공이 하루미에게 미안할 뿐이다.

 

그러나 둘의 우정은 견고해 보이고, 이들 주변을 맴도는 수상한 중년여인의 존재가 신경쓰이기는 했지만, 마냥 평온하기만 했던 이들의 일상이, 어느날 유타가 실종되며 깨지게 된다.  의원 사무실 팩스로 요코가 TV 생방송에서 진실을 털어놓지 않으면 유타를 해치겠다는 내용의 협박편지가 전송되면서 그녀 뿐 아니라 그녀의 주변을 둘러싼 이들의 일상이 무너진다.

 

범인이 누구며, 무슨 진실을 밝히라는 걸 알지 못한 채, 요코와 그의 주변 인물들은 우왕좌왕 서로를 의심하고 불안해 하며 한편으로는 유타의 무사귀환을 걱정한다.  그 와중에 하루미의 조사로, 지난번 의원사무소가 부정의혹으로 검찰조사를 받았던 사건이 누구의 고발로 이루어진 것이 드러나고, 요코의 주변을 배회하던 중년여인의 정체를 뒤쫓게 되면서 드러나는 진실은, 30여년 전 한 시골마을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그 사건이 지금의 유괴 사건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요코와 하루미의 교차되는 시점을 통해 점차 진실은 그 모습을 드러내며 반전을 이루는데...

 

하루미와 그녀의 엄마를 유일하게 이어주는 파란리본은, 비단 하루미 뿐만 아니라 모든 이를씨줄과 날줄로 엮어 서로를 이어주는 관계의 緣인 모양이다...

 

'이야 미스'의 특색을 지닌 미나코 가나에의 기존 작품들보다는, 다소 부드럽고 서늘한 맛이 덜한 작품이다.  그녀의 전작들이 불편했던 사람이면 반겼을 지 몰라도, 내게는 서늘하고 예리한 작풍의 미나토 가나에가 더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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