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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아이
장용민 지음 / 엘릭시르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을 포함해서 시나리오 작가로 유명한 장용민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궁극의 아이"를 읽었다. 한국의 추리소설의 현주소까지는 아니더라도, 장르문학이 비교적 약한 우리나라의 추리소설이라는 점에서 약간의 기대를 걸며 읽은 작품. 예상과 달리, 주인공들 대부분이 서양인이고, 무대로 미국이라 좀 당황스러웠다. 한국인, 동양인이 서양을 무대로 쓴 소설을 웬지 젓가락으로 스테이크를 먹는 기분이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작품은 어떨까 하면서 읽어 나갔다.
줄거리는, 미국 내에서 세계 최고의 권력자들, 그러나 베일에 가려진 그들이 차례로 한명씩 죽음을 당하고, 여기에 10년 전 죽은 신가야라는 한국인이 연루되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나선 FBI 요원 사이먼 켄은, 10년 전 신가야와 사랑에 빠졌던 여인, 앨리스의 도움을 받으며 사건을 수사한다. 이 과정에서 밝혀지는, 믿지 못할 진실은, 신가야는 바로 미래를 '기억'하는 남자라는 것. 미래를 본다는 건 흔히들 회자되는 내용이지만, 미래를 기억한다는 색다른 개념이 이 소설을 이루는 핵심요소다. 미래를 기억한 채 태어나는 이 궁극의 아이들 중 한 명인 신가야는, 자신의 복수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10년 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두었고, 이제 그의 계획은 작은 시계톱니바퀴가 맞물리 듯 하나씩 하나씩 전체 그림을 향해 미래를 이뤄나간다, 조각조각 치밀하게 연결된 퍼즐 맞추기 게임마냥.
독특한 소재가 신선하고 거기에서 재미를 얻는 작품이었다. 서양을 무대로 서양인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동양작가의 작품은 낯설고 이상하다는 내 선입견은 여전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