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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유산
손선영 지음 / 트로이목마 / 2017년 7월
평점 :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학예연구사로 일하는 장윤정은 유물 밑에 놓인 가죽 가방 하나에 대해 의심을 품고, 확인을 위해 가방을 은밀히 외부로
반출한다. 인사동에서 우리 문화재를 지켜나가는 아버지 장지유와, 양오빠이지 연인인 주일한에게 보이기 위해서다. 주일한의 아버지
주세용은 친일파 매국노로 한국의 유물들을 일본으로 밀반출하며 장지유와 대립 관계에 놓인 인물이고, 이러한 아버지에게 환멸을 느끼며 장지유의
양자로 들어간 주일한은 장지유로부터 문화재에 대한 교육을 받으며 '트레저 헌터'라는 은밀한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세 사람은 가방을 감식하던 중, 이 가방이 순종이 남긴 것이며, 거기에 조선 황실의 보물에 대한 기록이 기록되어 있음을 알게 되고, 이를
찾아 나서게 된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이들을 감시하며 뒤쫓는 일본의 비밀단체의 활동 역시 시작되고, 한국인으로 위장하며 십여년을 살아온
전덕남이 이들과 엮이게 된다.
소설은 한편, 구한말 일본의 최고 음양사와 그를 사모한 조선의 궁녀, 그리고 조선 최후의 무사의 이야기를 통해 시대를 오가며, 여기에
더해, 휴전선 근방에서 근무하는 여군이 역시 군인이었다가 실종된 자신의 아버지를 찾는 이야기가 또 하나의 축으로 그려진다.
이렇게 다양한 인물과 시대, 시점이 서로 교차하며, 조선의 숨은 보물을 두고 쫓고 쫓기는 이야기가 날씨과 씨실마냥 얽히고 설킨 채
전개된다. 그런만큼 좀 정신이 없고 두서없이 산만한 느낌도 나고, 그만큼 가독성과 사건의 전개가 빠르게 이어지는 점은 있다. 무엇보다도
서사를 글로 풀어냈다기 보다는, 마치 이미지를 그려내는 듯한 느낌이 이 작품에서 받은 주된 인상이었다. 영상으로 펼쳐놓은 장면들을 글로써
풀어냈다는 느낌이라 좀 깊이나 글로 읽는 재미보다는, 영상을 위한 이미지의 서술로 느껴지는 그럼 느낌이라 글로 읽는 재미가 약하고 작가의
필력보다는 작가의 상상력, 이미지 재현 능력, 소재의 참신성 등에 점수를 줘야 할 것 같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