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적 사적 잭 ㅣ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4
모리 히로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사이카와와 모에의 사제 시리즈 제4탄. 어쩌다보니 3탄보다 4탄을 먼저 읽게 되었다. 각각의 얘기가 독립적이라 뭐 상관은
없으니까...
사이카와가 출장 강의를 나가는 한 대학에서 여대상 한명이 살해된 채 밀실 상태인 교정 한 가운데 통나무집에서 발견된다. 이후 또다른
대학에서 역시 살해당한 여대생의 시체가 나오고, 이전 범행과 동일하게 속옷 차림의 피해자는 복부에 칼로 그은 상흔이 있다. 이 두 피해자가
모두 록가수인 유키 미노루의 광팬임이 알려지고, 그의 노래 중 'Jack the Poetical Private'라는 곡의 가사가 마치 이
연쇄살인을 암시하는 듯한 관련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미노루는 유력한 용의자가 된다.
그러나 동기나 범죄의 재구성에 대한 어떤 단서도 못 찾은 채 헤매던 경찰에게 모에는, 밀실 수수께끼를 풀 방법을 제안하며 수사를
돕는다. 사이카와 교수도 이 수사에 참여해 줄 것을 바랬으나, 이전처럼, 아니 이전보다 훨씬 더 그는 수사 참여에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한발 물러선 듯한 태도를 보인다. 이후에도 계속되는 연쇄살인에, 경찰은 수사의 방향에 전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이던 차, 마침내
사이카와의 추리가 펼쳐지고 사건의 진상이 밝혀진다.
일명 '이공계 미스터리'라 칭해지는 이 시리즈 특징 상, 공학적이고 물리적인 트릭과 해결, 그리고 건축학적인 지식까지 동원되는 작품이라
조금 딱딱하고 어렵기도 했지만, 그런 부분은 그냥 넘겼다. 이공계 전공자가 읽는다면 그 재미가 더 배가될 것 같기는 하다. 오히려 세상을
이공계 적으로 바라보는, 적어도 그렇게 바라보려는 사이카와의 시각에 흥미가 느껴지는 점이 있다. 범행 동기가 어찌보면 너무나 순수하고 깨끗한
의지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를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사이카와의 혼란도 나름 참신했다. 그러나 추리적인 측면에선, 문제의 해결을 해야 할
사이카와가 너무 뺀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 작품이 좀 박진감 있고 그런게 없고 미온적인 '명탐정'의 태도에 열기가 식는 듯한
느낌이다...
시리즈가 무르익어서 그런가, 사이카와와 모에 사이의 러브라인도 꽤 진도를 뺀 듯 하다. 앞으로의 시리즈에서는 이 두 사람의 관계가,
그리고 각자의 인생이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지도 흥미로운 포인트가 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