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령 군함 사건 - Novel Engine POP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김동주 옮김, toi8.스즈키 쿠미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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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미타라이 기요시가, 역사적 사건인 러시아 혁명과 황녀 '아나스타샤'에 대한 진실을 펼쳐나간다.

 

일본 한 가운데 호텔에 장식된 한 장의 사진이 문제가 된다.  제정 러시아 군함이, 도저히 군함이 정박할 수 없는 조그마한 일본의 한 호수에 정박하고 거기서 사람들이 내리는 장면이 찍힌 것이다.  비현실적인 사건이 사진이라는 눈에 보이는 증거로 명백히 구현되어 있어 일종의 도시전설로 남는 상황에서, 미타라이에게 한 통의 편지가 미국서 날라온다.  사연은, 일본의 군인 출신의 노인이 이 사진을 언급하며 미국에 사는 안나라는 노파에게 사죄의 뜻을 전해달라는 것.  이들의 관계는 무엇이고, 사진에 담긴 진실을 무엇인가.  미타라이는, 수십년간 세상의 호사가들이 떠들어온, 러시아 마지막 황녀 '아나스타샤'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제시한다. 

 

역사적 사실이 새롭게 구성되어 펼쳐지고 이를 통해 모든 수수께끼를 푸는 식의 소설은, 단지 픽션으로서만이 아니라 논픽션인 역사적 사실을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설득력있는 하나의 가설로 드러내고자 한다.  사실의 여부를 차치하고라도 (그걸 지금 판단할 수는 없지만), 나름 독특하고 새로운 느낌의 작품이었고, 역사적 비극에 놓였던 로마노프 왕조의 사람들, 특히 아나스타샤 황녀의 최후에 대한 관심과, 자신이 진짜 아나스타샤라고 주장했던 많은 이들, 그 중에서도 안나 마라한에 대해 들여다보게 되는 계기가 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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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사적 잭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4
모리 히로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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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카와와 모에의 사제 시리즈 제4탄.  어쩌다보니 3탄보다 4탄을 먼저 읽게 되었다.  각각의 얘기가 독립적이라 뭐 상관은 없으니까...

 

사이카와가 출장 강의를 나가는 한 대학에서 여대상 한명이 살해된 채 밀실 상태인 교정 한 가운데 통나무집에서 발견된다.  이후 또다른 대학에서 역시 살해당한 여대생의 시체가 나오고, 이전 범행과 동일하게 속옷 차림의 피해자는 복부에 칼로 그은 상흔이 있다.  이 두 피해자가 모두 록가수인 유키 미노루의 광팬임이 알려지고, 그의 노래 중 'Jack the Poetical Private'라는 곡의 가사가 마치 이 연쇄살인을 암시하는 듯한 관련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미노루는 유력한 용의자가 된다. 

 

그러나 동기나 범죄의 재구성에 대한 어떤 단서도 못 찾은 채 헤매던 경찰에게 모에는, 밀실 수수께끼를 풀 방법을 제안하며 수사를 돕는다.  사이카와 교수도 이 수사에 참여해 줄 것을 바랬으나, 이전처럼, 아니 이전보다 훨씬 더 그는 수사 참여에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한발 물러선 듯한 태도를 보인다.  이후에도 계속되는 연쇄살인에, 경찰은 수사의 방향에 전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이던 차, 마침내 사이카와의 추리가 펼쳐지고 사건의 진상이 밝혀진다. 

 

일명 '이공계 미스터리'라 칭해지는 이 시리즈 특징 상, 공학적이고 물리적인 트릭과 해결, 그리고 건축학적인 지식까지 동원되는 작품이라 조금 딱딱하고 어렵기도 했지만, 그런 부분은 그냥 넘겼다.  이공계 전공자가 읽는다면 그 재미가 더 배가될 것 같기는 하다.  오히려 세상을 이공계 적으로 바라보는, 적어도 그렇게 바라보려는 사이카와의 시각에 흥미가 느껴지는 점이 있다.  범행 동기가 어찌보면 너무나 순수하고 깨끗한 의지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를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사이카와의 혼란도 나름 참신했다.  그러나 추리적인 측면에선, 문제의 해결을 해야 할 사이카와가 너무 뺀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 작품이 좀 박진감 있고 그런게 없고 미온적인 '명탐정'의 태도에 열기가 식는 듯한 느낌이다...

시리즈가 무르익어서 그런가, 사이카와와 모에 사이의 러브라인도 꽤 진도를 뺀 듯 하다.  앞으로의 시리즈에서는 이 두 사람의 관계가, 그리고 각자의 인생이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지도 흥미로운 포인트가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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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의 방정식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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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립학교에서 재난대피 체험캠프를 진행하던 중에, 교사의 폭언으로 학생들이 상처를 입는 사건이 발생한다.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학생 9명이 모두 동일한 증언을 하는데 반해, 교사는 이를 부인한다.  서로의 주장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양측의 대리인들이 사건의 진위를 조사하면서 서로 협력하여 사실을 밝혀내게 된다.  "솔로몬의 위증"에서 중학생이었던 후지노 료코는 세월이 흘러 어느덧 변호사가 되어, 이번 사건의 교사인 히노 다케시측 변호인으로 사건을 파헤치고, 미미 여사의 또다른 연작 시리즈에서 나왔던 스기무라 사부로가 탐정으로 전업해 학생측 대리인으로 수사에 나선다.  그 과정에서 마주친 두 사람은 어느덧 서로 견제하면서도 협력하게 되고, 학생들과 해당 교사의 주변을 탐문하면서 새로운 진실을 밝혀낸다.

 

이전 작품들에 나왔떤 등장인물들이 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은, 과거를 추억하기도 하면서 색다른 재미를 줄 수는 있겠지만, 그 이전 작품들을 읽지 않았던 독자에게는 별다른 감흥은 없었을 듯 싶다.  더군다나 작품 자체가 그다지 흥미롭지는 않다.  분량도 비교적 짧고, 소품의 성격을 지닌 사건 자체도,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도 꽤 밋밋하고 단조롭다.  그저 아는 인물들의 재등장이 반갑다면 반가운 정도, 그게 다였다.  제목만이 기발하고 거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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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캔버스
하라다 마하 지음, 권영주 옮김 / 검은숲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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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작품과 화가의 생애,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화랑, 미술관, 컬렉터, 화상, 평론가, 경매사 등의 아트 비즈니스의 세계를 그린 일종의 아트 미스터리이다.  물론 미스터리 측면 보다는, 훨씬 더 스펙타클하면서도 재미잇는 아트 비즈니스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닌 작품이다.

 

뉴욕 MoMA의 어시스턴트 큐레이터인 팀 브라운은, 자신의 유능한 상사 톰 브라운에게 보내진 것으로 추정되는 초대장을 받고, 전설의 컬렉터인 바일러의 저택이 있는 바젤로 날아간다.  거기서 만난 일본인 여성 연구원 오리에와 함께 접한, 앙리 루소의 작품.  그 작품의 진위 여부를 밝히고 승자에게 작품을 양도하는 대결을 요구하는 바일러.  일주일간의 시간이 주어지고, 더불어 작자 미상의 고서를 건네며 이를 읽고 난 뒤 작품의 진위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한다.  톰인 척 행세함과 동시에 자신이 존경해 마지 않던 화가 루소의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을 판단해야 하는 팀.  베일에 쌓인 듯한, 그러나 유능하기 짝이 없던 오리에에게 남다른 감정을 느끼며 동시에 경쟁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혼잡한 감정을 뒤로 한 채, 두 사람은 일주일 간 고서 속 이야기들을 읽어나가며 루소와 피카고 등의 주변 인물들의 한때를 접하게 된다.  마침내 일주일이 지나고 두 사람이 밝히는 진실은 무엇일까.  그 와중에 두 사람에게 접근한 의문의 인물들의 정체와 의도, 그리고 도통 헤아릴 수 없는 바일리의 속내까지, 모든 것이 뒤섞이고 의문에 쌓인 채 이 둘은 앙리 루소의 작품 세계를 따라 나선다.

 

이 과정이, 장르적 측면으로 본다면 별달리 흡인력을 갖는다고는 할 수 없지만, 미술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주 흥미롭고 뛰어난 몰입감을 준다.  이를 통해 앙리 루소의 작품들도 한번 찾아보게 되고, 작가의 전공 덕에 좋은 경험을 하게 됐다는 점에서도 아주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앙리 루소, 그가 이 소설에서 발견한 최고의 보물이 아닐까.  일요화가, 세관원 등으로 불리웠던 루소의 작품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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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케어
하마나카 아키 지음, 권일영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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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의 일본 노인복지 실태와 시스템 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사회파 미스터리이다.  '개호'라는 개념의 노인 돌봄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와 사회적 무관심, 편견, 그리고 그 속에서 고통받는 수많은 노인 요양 가족들의 모습을, 연쇄살인이라는 극단적 도구를 통해 세상에 드러내놓고 문제 제기를 하는 방식이다. 이는 일본의 사회파 미스터리의 흔한 예인 듯 하다, 그래선가 이제는 조금 식상한 감도 없지 않다.  일본의 작가들은 이런 식으로 사회 문제에 대한 자신의 관심을 장르적 문학을 통해 표출하는 경향이 꽤 강한 듯 하다.  이 작품 역시 다름 아니다.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자세히 기술하고 그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고 각성과 성찰, 해결 등을 촉구하는 방식이다.

 

한 지역에서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이 연쇄적으로 살인을 당하고, 개인적인 부담으로만 노인 가족을 부양하고 돌봐오며 삶이 황폐해져갔던 그들의 가족들은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고, 현장에서 일하는 요양 케어 실무자들은 박봉과 과로에 시달리고, 그 와중에 폭리를 취하는 기업 회장 등의 모습이 교차한다.  남의 얘기인 줄만 알았던 노인 문제가 자신의 문제로 다가오자 심각한 상황임을 절감하게 되는 주인공들, 그들의 이야기이다.  우리에게도 더 이상 남의 나라 문제가 아님에 더더욱 현실감있게 그 문제가 묵직하게 다가오는 내용이다.  다만, 장르적 측면에서 보자면, 어느 정도 반전과 결말이 예상됐기에 재미가 반감하는 점이 아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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