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교육을 해왔던 나로서는 솔직히 <꿈은 없고요, 그냥 성공하고 싶습니다>라는 저 당당하고 솔직한 책제목이 좀 거슬렸다. 그래서 서평단에 신청했다. 대체 어떤 얘기를 하고 싶을까 궁금했다. ..<문명특급>을 만드는 피디의 책이라고 해서 더 궁금해진 것도 있었다. 내적 반가움이랄까. ..이 책은 90년생인 직장인의 사회생활 생존기다. 책을 읽다보니 왜 꿈이 없다고 했는지 사뭇 이해가 됐다.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오늘'을 생존하기 위한 그의 사회생활은 먼 미래를 바라기보다 당장을 살아낼 것에 집중해야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꿈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그리고 흔히 "90년생들은 이러해."라는 얘기들을 듣기도 했고, 또 얼마 전 보았던 <써클하우스> 젊은 꼰대 vs MZ세대 편을 통해 나역시 약간의 편견이 있었음을 인정한다. ..그들은 일에 대한 열정이 없고, 그래서 일을 더 잘해내기 위해 열심이기보다는 자신의 몸과 마음의 '안녕'을 위한 것에만 관심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홍민지 작가가 말하는 90년생들의 일을 대하는 태도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자기들이 하는 일을 상당히 가치있게 생각했고 더 나은 out-put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고 수고하는 이들이었다. ..다만, 자기들의 열심이 뒤이어 사회생활을 하는 이들에게도 '당연한' 문화가 되지 않도록 고민하고 노력하려는 태도는 용기있게 느껴졌다. (결코 쉽지 않다. 분명 일의 결과물과 성취에 있어 손해가 따르기 때문이다.) ..🏷 사회가 암묵적으로 정해놓은 메이저의 담장이 있다. 그리고 그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노력한다. 그렇지만 꼭 그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나 혼자 담장을 만들고 '메이저'라는 이정표를 써넣으면, 그때부터 나는 메이저가 된다. (16-17p)🏷 직장에서의 지위가 아닌 직업에 대한 목표가 생기니 회사에 가는 게 즐거워졌다. (40p)🏷 처음은 무조건 근사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훨씬 넓어진다. (56p)🏷 그래서 나는 제약이 있는 아주 작은 일이라도 일단 해보려고 한다. 나에게 찾아온 작은 기회들을 결코 하찮세 여기지 않으려고 한다. 누군가에게는 우스워 보이는 그 주먹만한 눈덩이를 묵묵히 굴리다 보면 언젠가 울라프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96p) 🏷 학교에서는 처음이어도 될 것 같은데 사회에서는 처음이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프로다운 면모를 보여야 할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그래서 사회초년생들은 장벽을 세운다. 장벽 밖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꼰대로 보이기 시작한다. (130p) 🏷 자신 있는 일이 하나도 없어도 자신 없는 일을 지워가며 내가 할 일을 찾아내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여 타인에게 도움을 구할 수 있는 것도 용기라 인정받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그렇게 성장한 능력으로 또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동료가 많아지면 좋겠다. (167p)..나는 유튜브를 통해 두 개 정도의 채널만 구독해서 꾸준하게 챙겨보는데, 그 중 하나가 <문명특급>이다. 다른 프로그램 중에는 솔직하게 어떤 게스트가 나오는지에 따라 보기도 안 보기도 하게 되는데 <문명특급>은 그렇지 않았다. ..기획의도를 모르고 봤지만 신선하다고 느꼈고 재미의 코드가 맞았다. 이렇게 고민하며 치열하게 준비한다는 걸 알게 되서일까. 어떤 가치를 우선에 두고 만드는지 알게 되서일까. 책을 읽고 나니 더 애정을 담아 보게 될 것 같다...개인적으로 이 책은 누가 읽더라도 재미있을 것 같지만, 나처럼 90년생들에 대한 편견이 있는 이들과 컨텐츠를 만드는 사회초년생들에게 추천한다. ..#도서지원 #서평단리뷰 #책추천 #꿈없성 #에세이추천 #90년생 #다산북스 #문명특급 #밍키피디 #홍민지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