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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으로 가는 기차 ㅣ 파랑새 사과문고 72
한혜영 지음, 정진희 그림 / 파랑새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뉴욕으로 가는 기차, 제목을 보니 어메리컨 드림을 꿈꾸는 이야기인가 생각했다. 꿈과 희망의 땅 미국, 거기에서도 문화의 중심이 뉴욕은 많은 사람들이 꿈 꾸는 곳이니까. 표지에 있는 두 아이들이 어메리컨 드림을 꿈 꾸는 이야기를 그렸구나 생각하고 책을 펼쳤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매끄러움이다. 이야기가 술술 넘어간다. 동화책 한 권을 읽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 하늘이와 태양이가 미국사회에서 겪는 일들을 술술 잘도 풀어냈다. 백인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미국 사회에서 동양인이 설 자리가 얼마나 될까? 굳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우리나라에 들어와있는 동남아 사람들을 생각하면 쉽다. 우리가 그들을 우리와 똑같이 대하는가? 우리보다 낮춰보고 다가가려 하지 않은 적은 없는가? 미국의 백인들이 동양인을 생각하는 것도 그와 똑같을테니 하늘이와 태양이가 겪는 어려움이 충분히 공감이 된다.
태양이한테 시비를 걸고 누명까지 씌우는 프랭크. 프랭크에 번번히 당하는 태양이. 안타깝다! 하지만 태양이의 이름처럼 태양이는 결코 꺼지지않는 에너지로 무장된 아이다. 태양이 둘레에는 챙이라는 중국인 친구, 이슬비라는 한국인 친구들이 하나둘 모인다. 미국 사회에 가서 처음 친해지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들은 아마 비슷한 동양계 친구들이라는 설정이 자연스럽다.
하늘이는 태양이와는 달리 괴롭히는 미국 친구들과 정면으로 대응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늘이와 태양이네 세탁소의 유리창을 피터와 탐이 깨뜨리자 하늘이가 움직인다. 피터와 정면 대결을 하기로 한 것이다. 종목은 태권도. 하늘이네 세탁소에 강도가 들어 제 시간에 대결장소에 가지 못한 하늘이 덕에 둘이 정면 대결은 못하지만 피터를 괴롭히는 중학생을 하늘이가 혼내주는 것으로 둘은 화해를 하게 된다.
이 책에서 하늘이와 태양이가 미국 사회에서 힘을 얻고 어우러지는 계기가 하늘이가 세탁소 강도를 잡게 되는 것과 태양이가 야구를 통해 친구와 화해하게 되는 것이다. 태권도와 야구 모두 한국에서 아이들이 즐겨했을 운동들이 미국에서도 다른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는 도구가 되었다.
이 책에서는 한국적인 것을 나타내는 것들이 나온다. 뉴저지 주의 가로수는 배나무로 한국 배나무와 접붙여서 만든 배나무이다. 그리고 하늘이가 강도를 잡아 영웅이 되게 만든 태권도가 그것이다. 한국의 배나무가 미국 가서 가로수가 되었다는 것은 한국인들이 미국 가서 잘 자리잡고 뿌리내리는 것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운동 태권도로 용감하게 강도를 잡는 것도 용기를 내어 열심히 당당하게 살라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졌다.
하늘이, 태양이, 프랭크, 피터 이 돌배같은 아이들. 피부색의 장벽을 넘어 진정한 우정을 나누게 된 이 아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