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거리 점방 느림보 청소년 1
선안나 글, 고광삼 그림 / 느림보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 참 좋다.

단숨에 읽고 나서 오랫동안 책을 어루만졌다.

이 책은 그림도 화려하지 않고, 책도 그리 두껍지 않아 눈에 띄는 책은 아니다.

이름난 출판사에서 나온 책도 아니고, 여기 저기 요란하게 소개된 책도 아니다.

가끔 책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선뜻 손이 가지 않았는데 읽고 나니 마음이 꽉 찬 느낌이다.

좋은 동화책은 인물이 살아있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동화는 대부분 억지스럽고 일부러 만들어낸 것 같은 주인공들이 나와 뻔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주었다.

붙들이 아저씨는 그렇지 않다. 자연스러운 사투리와 마을 풍경과 잘 어울리면서도 붙들이의 캐릭터가 잘 살아있다.

시장에서 구걸을 하는 아저씨를 보고 당황하는 붙들이게게 다른 넋두리나 설교를 늘어놓는대신 

"빌어묵고 살지 말고 벌어묵고 살아야지." 라고 담담하게 얘기하는 붙들이 어머니도 참 좋다.

키가 큰 사람이 있으면 작은 사람이 있는 것처럼, 걸어다니는 사람이 있으면 붙들이처럼 못 걸어다니는 사람도 있는 거라도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붙들이 어머니가 참 좋다.

그런 어머니를 기억하기 때문에 붙들이 아저씨도 작고 조용하지만 당당하게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오래간만에 좋은 동화책을 읽어서 참 좋다.

동화 주인공은 어린이가 아니어도 된다는 것, 진실한 이야기는 누구라도 감동시킬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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