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그 푸르던 날에 단비어린이 역사동화
김현희 지음 / 단비어린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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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그 푸르던 날에)

김현희 지음/ 단비어린이

 

책표지에는 탱크를 타고 있는 군인들의 모습아래 아무것도 모르는 두 소년의 순수하고 해맑은 얼굴이 불안한 미래를 예견하고 있는 것 같다.

작가는 작가의 말 중에서 "흰토끼는 죽어서 빨간 토끼가 된다. 죽어서도 피를 흘렸기 때문이다."라는 김해순 시인의 시 (달력)을 언급하고 있다. 이 두 문장만으로도 80년대의 광주가 떠오르고 그 날의 상황이 머리에 떠오르는 것 같다. 그 당시의 우리집은 대학교 주변에 살고있어서 대학생들의 데모로 대학교 정문쪽을 피해 버스가 빙빙 돌아서 집에 가는 상황에 짜증만 내고 최루탄 가스에 눈물을 흘리며 정확히 대학생들이 왜 데모를 하는지 모르고 불편하다고만 생각을 했었다.

또, "가해자의 언어를 쓰면 상투적이 된다."는 문장에 마음이 많이 아팠다. 그들의 만행에 '작은 저항'으로 투쟁한 광주 시민들이 있었기에 진실은 외면당하지 않았다.

5월, 그 푸르던 날은 뒷표지의 배경처럼 푸르지는 못했을 것이다. 아픔과 공포만 녹아있을 뿐.

 

아버지의 광주 경찰서 발령으로 서울에 누나들만 남겨두고 광주로 내려오게 된 만성이네 가족이 앞으로 겪게될 일들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결과가 되었다. 탱크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것으로 전학의 외로움을 달래는 만성이는 아래채 대길이네 삼형제의 구슬치기를 보며 구슬치기에 빠지게 되고, 여러 사건을 겪으며 대길이와 친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선생님은 이 도시가 폭력없는 자유로운 빛고을 광주가 되어 너희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길 바랄 뿐이야."

"'자유로운'은 좋은 거죠?" (p175)

선생님, 폭도는 왜 나쁜 짓을 일삼는 거예요?"(p214)

"민주 수호! 민주 수호!"(p208)

아무것도 모르는 대길이와 만성이는 장난감으로만 보던 탱크가 마냥 신기하게만 보였고, 탱크 수십 대와 똑같은 투구와 방탄복을 입고 긴 총에 대검까지 꽂은 군인들의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으로만 생각되니 안타깝기만 하다.(p211)

결국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총소리에 사흘 뒤 행방불명된 만성이와 대길이의  이름이 벽보에 씌어있고  해피앤딩이 아닌 채 이 책은 끝나고 있다.

 

직접  80년대의 그 시기를 어린 시절이라 자세히는 몰랐지만 간접적으로 알게 된 5월의 민주화 운동은 그 당시 일방적인 지휘권을 가진 폭도들의 진실한 사과가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

이 역사동화책을 읽으며 택시운전사라는 영화가 떠올라 다시 한번 보게되었고 , 영화는 현실이 아닌영화이기만을, 5.18은 실화가 아닌 그냥 영화였으면 하는 부질없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만큼 잊을 수 없고, 잔인했기에 말이다. 언제쯤 재대로 된 사과가 이루어질지 너무 답답하고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 모두 대한민국의 민주시민으로 촛불시위처럼 민주화의 불꽃이 사그라들지 않고, 더 이상의 아픔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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