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숲의 비밀은 제목만 보면 으레 무섭고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일 것 같았어요아주 무서운 도깨비가 나오고 아이들이 위험에 빠지는 이야기일 거라고 짐작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그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이 책은 무서움보다는 이해에 더 가까운 이야기였어요.이야기는 아이들이 어떤 계기를 통해 도깨비 숲이라는 낯선 공간에 들어가게 되면서 시작되는데요 숲은 처음부터 친절하지 않았어요.길은 헷갈리고 어디선가 누군가 지켜보는 것 같고 이유 없이 불안해지기 시재했어요. 아이도 읽으면서 긴장하더니 점점 이야기에 집중했어요.숲에서 만나는 도깨비들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모습과는 조금 다른데요 무작정 나쁘다기보다는 각자 사정이 있고 이유가 있는 존재들처럼 느껴졌어요. 아이들이 숲을 지나며 겪는 일들도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서로를 믿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많아요. 혼자 앞서 나가면 위험해지고 서로 말을 안 하면 길을 잃지요.이야기 속 아이들은 숲의 비밀을 하나씩 마주하면서 점점 용감해진다기보다 조심스러워지고 생각이 깊어지는 모습을 보여 주어요. 이 점이 어른인 나에게도 인상 깊었어요.무조건 씩씩해지는 성장 이야기가 아니라 판단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성장이 담겨 있어요.문장은 어렵지 않아 아이가 혼자 읽기 좋고 장면 전환이 빨라 지루하지 않아요.무서운 장면도 있지만 과하지 않고 오히려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여 주는 정도라 초등 아이가 읽기에 적당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