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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ㅣ 풀빛 그림 아이 71
숀 탠 지음, 김경연 옮김 / 풀빛 / 2019년 4월
평점 :
어느 때부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기업 총수 일가의 부적절한 행동이 집중 보도되면서 이후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제정되고 올해 7월 16일부터 해당법이 시행된다고 합니다.
이런 근로환경의 열악함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닌건지 호주의 유명 그림책 작가인 숀 탠이 매미의 한살이를 모티브로 직장 내 소외된 자의 아픔을 표현한 책을 출시하였습니다.
제목은 <매미>입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0513/pimg_7482202152193977.jpg)
매미는 17년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매번 맡은 일은 늦게까지 일하더라도 마무리하며 직장에 헌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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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집도 없어서 회색건물 사무실 벽틈에서 지내며 17년을 함께 일했지만, 같이 일하는 인간 직원들은 그를 인정해주지 않고 오히려 괴롭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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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떠나려고 할 때, 상사는 책상을 깨끗하게 치우고 나가라는말 뿐 어떠한 위로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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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건물 안에서의 17년 생활을 정리하고 자연으로 돌아가기 위해 매미는 건물의 가장 높은 층에 올라가 17년 동안 자신이 입었던 옷에서 비로소 탈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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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돌아보니 혼자가 아닙니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같은 처지의 매미들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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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순히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만을 위로하는 책은 아닌 듯 합니다.
<매미>는 호주에서 이민자로 살았던 작가의 아버지를 모티브로 삼은만큼 이민자나 난민 등 이방인의 외로움을 달래줄 수도 있을 것이고, 주류에 속하지 못한 소수자의 아픔을 어루만져 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7년간 자신을 구속하고 있던 옷을 벗었을 때 매미는 얼마나 홀가분했을까요? 그리고 하늘로 비상했을 때 주변에 본인과 같은 상황의 매미들이 함께하고 있음을 보면서 더이상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을 느꼈겠죠?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듭니다. 나도 어떠한 경우에 내가 속한 무리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거절 당할 수도 있을텐데 그때의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누구라도 매미가 처한 상황을 똑같이 겪을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마지막 책 정보에 실린 마츠오 바쇼의 하이쿠입니다. 하이쿠는 17음절인데 번역이 이를 살리지 못했어요.
인터넷에서 찾은 17음절의 번역입니다.
한적함이여
바위에 스며드는
매미의 소리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0513/pimg_748220215219398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