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세주르 레지던스 - 2021 가온빛 추천그림책 모두를 위한 그림책 44
질 바슐레 지음, 나선희 옮김 / 책빛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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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바슐레 작가님의 그림책이 이렇게 매력적인줄 미처 몰랐습니다. 그림책의 서사는 서사대로, 그림은 그림대로 손에서 놓고 싶지 않은, 매력이 넘치는 책 <보세주르 레지던스>를 읽고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보세주르 레지던스>를 읽고 또 읽게 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나 좀 발견해 주세요!"라고 외치는 듯 주연은 아니지만 발견하고 나면 "아 이런 숨어있는 재미가 있었다니?"하며 감탄을 하게 되는 그림들이 있습니다..

보세주르 레지던스는 한 때 어린이들에게 사랑받았던 동물이 와서 편히 쉬면서 다시 인기를 얻게 되기를 기다리는 곳인데, 글을 모르는 아이들이 보더라도 인기 있는 동물이 누구인지 알 수 있습니다. 바로 PEOPLE 잡지의 모델이 바뀌거든요. 어떤 때는 잡지의 모델이 유니콘이었다가, 또 어떤 때는 하트 모양의 귀가 귀여운 통토리우스였다가, 판다로 바뀌기도 합니다. 글을 몰라 그림만 넘기며 보던 4세도 바로 그림책 주제를 어느 정도 파악하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키티를 발견하고 무척 반가워 했고, 4세인 둘째는 미키 마우스를 발견하고 환호했지요.

또 작가님은 명화를 변주한 그림을 그리셨는데, 책을 다 읽고 다시 보니 그림에 내포된 의미가 있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자크 루이 다비드의 그림으로만 채워져 있던 페이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왼쪽에는 마라의 죽음, 중앙에는 사바나의 여인들, 오른쪽에는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마라의 죽음에서는 갑자기 사라지는 보세주르 레지던스의 손님들이,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에서는 끝내 몰락하는 나폴레옹의 모습과 체포되어 가는 보세주르 사장의 모습이 겹쳐 보였습니다.

작가님이 어떤 의도로 명화를 그림책 속에 숨겨둔 건지 정확한 의미를 알 수는 없겠지만, 그림책 속 이야기와 명화를 연결하며 읽는 즐거움을 알게 해 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보세주르 레지던스에서는 모든게 허락되지만 단 한가지, 지하실 출입은 금지되었었는데 유니콘 푸퓌와 통토리우스 도뒤는 탐험을 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발견한 엄청난 지하 실험실의 비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결말이었어요. 요즘 아이들이 변신 로봇 장난감에 대한 욕구가 강한데 사실 욕구의 성취가 이루어지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장난감에 시선을 돌리거든요. 짧은 주기로 바뀌는 유행의 흐름, 그 흐름을 쫒아가는 소비자. 그런 소비자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더 빠른 시간 내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내는 생산자.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요? 나태주 시인의 '오래 보아야 이쁘다 너도 그렇다'의 마음이 절절해진 그림책 <보세주르 레지던스>였습니다.


* 해당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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