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돼?
호세 카를로스 안드레스 지음, 구리디 그림, 김지애 옮김 / 대교북스주니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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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두 갈래 길>의 저자인 라울 니에토 구리디가 그림을 그린 <안 돼?>의 표지를 보고 이건 분명 웃긴 책일거야라는 예감이 들었어요. 후비적후비적 코를 파는 모습의 아이가 낯설지 않았거든요. 우리집 아이의 모습이라 우리 아이의 일상을 그림책에서 보여주겠구나 싶었지요.

육아서를 보면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안 돼!"라는 말보다는 상황적 접근으로 에둘러 말하라고 하는데 잘 되지 않아요. 코를 파고 있을 때 그 행동을 저지하기 위해 "안 돼"라는 말이 입에서 바로 튀어 나오는데 이 상황에서 아이가 왜?라고 한다면? 아니면 코를 팔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면?

일상생활에서 너무도 많은 "안 돼"를 접하는 아이들도 금지 행동을 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텐데, 작가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갑니다. 우리가 진짜 "안 돼"라고 말해야 하는 상황을 보여주면서 우리의 시선이 안에서 밖으로 확장되도록 도와주지요. 표지를 보고 느꼈던 웃긴 그림책일 것이라는 인상은 사라져 갑니다.

슬픔, 배고픔..
차별, 가난..

왜 이런 건 "안 돼"라고 하지 않는 거지?

꼭 필요한 상황에서는 외쳐지지 않는 "안 돼"를 작가는 이제라도 바꿔보자고 독자들을 설득하는 듯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안 돼"는 너그럽게 이해해줘도, 아니면 한 번 눈감아줘도 괜찮지 않냐고 말하는 듯 하고요.

"안 돼"는 안 돼!
우리가 진정 "안 돼"라고 소리쳐야 하는 때는 언제인지 거듭 고민하게 하는 <안 돼?>였습니다.




* 해당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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