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했던, 그 모든 극적인 모험들에게

토요일 토요일에 ㅣ I LOVE 그림책
오게 모라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4월

엄마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토요일에는 별표.
이미 지나간 날들에는 큼지막한 엑스 표시.
토요일을 간절히 기다리는 아이의 절실함이 달력에 그대로 나타나 있어요.

에이바는 토요일이 제일 좋습니다. 일주일 중 제일 기다려지는 날이기도 하고요. 왜냐면 엄마가 그날 딱 하루 쉬는 날이거든요.

에이바의 달력을 보니 할머니와 함께 한 발표준비, 이모의 학교방문 등 엄마의 빈자리가 듬성듬성 보입니다. 에이바는 때때로 느끼는 엄마의 빈자리에 따른 아쉬움을 엄마와 함께하는 토요일에 기대어 스스로 마음을 위로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에이바와 엄마는 특별한 날, 멋진 날을 기대하며 토요일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삶이란 언제나 내가 원하는대로 흘러가지 않지요.

새로운 헤어스타일의 머리는 엉망이 되고,
고요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찾은 공원은 시끄럽고요.

무엇보다 에이바가 고대했던 인형극은 엄마의 실수로 볼 수 없게 되는 최악의 하루를 맞게 됩니다. 아이의 실망할 얼굴을 마주할 자신이 없는 엄마의 뒷모습이 애잔하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최악을 최고의 하루로 만들 수 있는 건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아닌 마음가짐에 있다는 걸 에이바는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엄마의 마음을 다독이는 마법의 주문을 들려주거든요
일주일 중 유일하게 쉬는 토요일을 오로지 딸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애쓰는 에이바의 엄마를 감싸주고 달래는 한 마디.

오늘은 특별한 날이었어요.
오늘은 멋진 날이었어요.
토요일은 끝내주게 좋잖아요.

오게 모라 작가님의 헌사처럼 그 모든 극적인 모험들을 '함께'했기에 오늘 하루도 의미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비록 우리가 계획했던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말이죠.

하루의 끝자락에서 아이와 손을 잡고 이렇게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은 특별한 날이었어.
오늘은 멋진 날이었어.
왜냐하면 우리가 함께 보냈잖아.


* 해당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