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2019년 5월 22일 96세의 나이로 돌아가신 주디스 커 작가님이 그리운 분들에게 선물과도 같은 책이 북극곰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조안나 캐리가 글을 쓴 <주디스 커>입니다. 주디스 커 작가님의 어린시절부터 작가가 된 이후의 삶까지, 그녀가 평생에 걸쳐 그린 그림이 수록된 아름다운 책이에요.
글보다는 그림이 많은 책인데 얇지 않은, 적당히 두툼한 종이에 인쇄가 되어 있어서 전시회 도록같은 느낌도 듭니다.
책을 펼쳐 오렌지색 면지를 마주하니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가 자연스레 떠오르네요.
무엇보다 책에서 주디스 커 작가님의 어릴 적부터 마지막 그림책까지 작가님의 전 생애에 걸친 그림들을 두루두루 볼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주디스 커 작가님의 초기 그림들은 영국 뉴캐슬 세븐 스토리즈의 기록보관실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유년시절의 그림이 훼손되지 않고 잘 보존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요? 사실 유명 화가들의 어린 시절 그림을 보기란 매우 어렵잖아요.
이 지점에서 전 주디스 커 작가님의 어머니에게 육아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가족이 처한 환경이 어떠하던지 직면한 어려움보다는 아이에게 집중하는 모습이 감동이었고, 경외감 그 자체였습니다.
망명 준비를 하는 동안 아이의 그림을 챙기고, 마음처럼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좌절감을 느끼는 아이에게 도움을 주는 엄마. 이러한 어머니의 노력으로 주디스 커 작가님의 그림이 발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엄마 줄리아는 일찍부터 딸의 재능을 알아보고 자랑스러워했으며 응원해 주었다. 심지어 망명을 준비하고 가족을 돌보면서도 주디스가 그린 그림을 상당수 모아두었다. 그리고 모아둔 그림을 가방에 잘 싸서 미지의 세상으로 함께 떠났다. -16쪽 -
주디스는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그리는 걸 좋아했다. 하지만 그리면 그릴수록 좌절감이 깊어졌다. 자기가 그린 아이들은 달리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엄마는 가족의 지인인 화가 막스 리버만에게 부탁해서 자리를 마련했다. -21쪽 -
또한 이 책에서는 작가님이 그린 그림책의 원화 스케치나 채색 방법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연필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셨어요.(<행복해라, 물개>를 연필로만 그리셨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