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이지현 글.그림 / 이야기꽃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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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이와 저는 종종 이런 이야기를 나눠요.

바이러스가 사라지면 제일 가고 싶은 곳은?

그러면 아이는 망설임 없이 동물원, 바다, 아쿠아리움, 사촌누나 집... 가고 싶은 곳을 줄줄줄 이야기합니다.

날이 더워지니 오늘은 수영장도 추가되었네요.

그래서 수영장이 나오는 그림책을 읽어 보았습니다.

이지현 작가님의 <수영장>은 글이 없는 그림책이에요.
책을 읽는 독자 마음대로 서사를 만들어가는 책이지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책의 절개선을 참 잘 활용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수영장 안의 인파로 소란스러운 물 위를 지나 고요한 물 아래로 깊숙히 들어가는 남자아이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하얀 바탕에 아무 것도 그려지지 않은 페이지는 실수가 아닌 작가님의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되고,



깊은 물 속에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절개선을 기점으로 처음 만나게 되는 모습은 알 수 없는 각자의 세계에 있다가 함께 미지의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보였거든요.



마지막장에서 만나게 되는 소녀가 이제 자유롭게 헤엄 칠 대상이 되는 걸까요? 이 소녀는 앞 장에서 사람들을 피해 잠수하려는 남자아이를 목격했던 아이인데 다시 만나게 되니 숨은 그림을 찾은 것처럼 희열이 느껴집니다.




세상을 자유롭게 헤엄치고 싶은 사람들에게...라는 작가님의 말처럼, 물에 대해 두려움이 있는 아이에게도, 물놀이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도 <수영장>은 자유로운 상상력을 선물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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