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아이 보림어린이문고
카타지나 코토프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 / 보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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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셋째 아이를 배 속에 품고 있는 현재, 자녀는 어떤 대상인지, 어떻게 키워야 하는 것인지 울림을 주는 책을 만났습니다.

카타지나 코토프스카의 <고슴도치 아이>입니다.



어린이문고로 구분되어 있어 글이 일반 그림책보다는 많지만 페이지마다 글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전달해 주는 그림이 가득합니다.

내가 비록 낳지는 않았지만 고슴도치처럼 가시가 잔뜩 돋아나 있는 아이를 키워야한다면 어떨까요? 가시를 온전히 내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남자와 여자는 아이를 기다렸지만 끝내 만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이 낳은 고슴도치 아이를 자녀로 키우게 됩니다.



이 부부가 고슴도치 아이의 가시를 완전히 없애는 과정에서 나눈 대화가 저에게 먹먹한 울림을 주네요.

"저놈의 가시들 때문에 하마터면 우리 아기를 못 알아볼 뻔했잖아. 사랑스런 우리 아들, 우리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다보면 아이의 몸이 아닌 내 몸 속에서 뾰족한 가시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내가 만든 가시 때문에 아이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놓치고 있는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밀려옵니다. 나의 가시들 때문에 사랑스러운 우리 아기를 못 알아보지 않기를...

긴 시간이 흘러 아이가 성장하자 아이는 하늘로 날아올라 부모 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아들아, 멀리 더 멀리 날아가렴!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네가 어느새 씩씩하게 자라서 멀리 떠나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으니 말이야."



이 장면에서 저는 예상하지 못한 결말이라 당황했습니다. 가시를 다 없애주고 사랑해줬는데 결국 떠나는구나. 그런데 떠나는게 맞는거겠죠? 안전하게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힘차게 날개짓 할 수 있도록 제 품에 있을 때 잘 가르치고 힘을 길러줘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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