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의 냄새가 난다 The Collection 17
미로코 마치코 지음, 엄혜숙 옮김 / 보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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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서부터 코를 킁킁거리며 후각에 집중하게 하는 책을 만났습니다.

냄새가 나는데 짐승의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짐승의 냄새란 어떤 냄새일까요?

2017년 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BIB) 금상을 수상한 미로코마치코의 <짐승의 냄새가 난다>입니다.


이 책을 처음 접하고서 저는 선의 굵음과 채색에서 느껴지는 강인함이 다시마 세이조의 <뛰어라 메뚜기>가 바로 연상이 되었었는데, 미로코마치코 작가가 좋아하는 작가로 다시마 세이조를 언급한 것을 보니 어느 정도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서두에서 말했지만 책 제목을 보고 저는 이 책은 시각 외에도 후각적으로 무언가 영감을 주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펼쳐서 그림을 보고 글을 읽어보니 또다른 감각이 꿈틀꿈틀 깨어납니다. 바로 청각입니다.

짐승의 냄새가 나는 짐승의 길에서 들리는 의성어, 의태어가 마치 제 귓가에 대고 말하는 것처럼 글자가 살아서 움직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톡 톡 톡 톡 투둑 투둑
비가 푸르다


짐승의 냄새가 난다

쏴아 쏴아 쏴아 쏴아

푸드덕

비 내리는 날, 멧돼지에게 잡혀 먹힌 주황빛의 새가 살기 위해 날개짓 하는 모습과 그 소리가 들리는 듯, 짐승들의 먹이사슬 냄새가 조금씩 제 코에 스며드는 듯 합니다.


The Collection 시리즈인 <짐승의 냄새가 난다>는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명을 받게 되고, 그림 자체만으로 참 멋지다라는 생각을 하며 그림책보다는 갤러리에서 판매하는 화집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책을 The Collection 시리즈로 분류를 해 놓은게 아닐까 싶네요. "한정된 연령층과 시대의 유행을 벗어나 그림책 본래 기능을 되살린 대안 그림책 시리즈"라고 출판사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이 책은 그림책은 어린이만 보는 책이라고 생각하는 편견의 문턱을 낮춰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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