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살인게임 마니악스 밀실살인게임 3
우타노 쇼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타노 쇼고가 돌아왔습니다! 그의 대표작인 밀실살인게임 시리즈를 들고요.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는 쇼고의 작품 중에서 가장 아끼는 작품은 아니지만, 확실히 쇼고의 신본격 작가로서의 재능이 가장 빛나는 책들임엔 틀림없습니다. 넵, 오늘 리뷰할 책은 밀실살인게임 시리즈의 세번째 책인 밀실살인게임 마니악스입니다.

 

 

 일단 가장 처음 받은 인상은 얇다는 것이었습니다. 최소 다섯 가지의 이야기가 나와야 하는 시리즈의 특성상, 어느 정도의 두께는 담보하기 마련인데 생각보다 책이 작고 얇아서 읽기 전부터 의아했습니다. 왜 이리 얇은가 했더니…. 생각 외의 반전이 등장하더라고요. 조금 놀랐습니다. 그 반전이 맘에 들건 들지 않건, 이 시리즈를 꾸준히 봐 온 사람이라면 아마 예상치 못한 반전이지 싶어요. 쇼고가 두 권에 걸쳐 독자들의 뇌리에 심어놓은 고정관념을 깨는 반전입니다. 쇼고는 이 시리즈를 계속 이어갈 생각도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시리즈 자체의 형식을 깨버리는 단편도 한번쯤은 나와야 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입니다.

 

 

 다만 그 시점이 지금인가에 대해서는 저도 다른 분들처럼 의문이 드네요. 보통 3부작으로 끝을 맺기 마련인데, 이게 완결작이라고 하면 너무 힘이 약하고, 작가 스스로도 외전격이라고 했으니 제대로 된 3부작의 완결을 들고온다면 좋겠지만…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어요.

 

 

 말이 나온 김에 잠시 이 시리즈에 대해서 딴소릴 해 보자면, 밀실살인게임 2.0을 보면서부터 느낀 거지만 이 책들은 새로운 형태의 ‘시리즈’이긴 한데 롱런할 수 있는 시리즈로서의 생명력을 갖고 있느냐에 대해선 회의감이 들어요. 시리즈가 생명력을 갖고 숨쉴 수 있도록 하는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는 캐릭터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 시리즈에선 명확한 캐릭터가 다섯이나 존재하지만 어떻게 보면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 셈이기도 하니 말입니다(전 그래서 이 시리즈가 1권인 왕수비차잡기에서 끝났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캐릭터도 살아있고, 당시에 볼 수 없었던 새롭고 충격적인 이야기였으며, 예상치 못한 반전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으니까요). 시리즈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그래서 이 밀실살인게임 시리즈가 롱런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캐릭터가 보여주는 스토리 없이는 그저 트릭이 가득 찬 단편집과 다를 바 없을 뿐이고, 독특하고 기발한 트릭이 가득 찬 단편집이라면 사실 이 책 외에도 많으니 말입니다. 만일 3권이 나온다면, 그 정도가 이 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한계가 아닐까 해요.

 

 

 여튼 약간은 실망스러운 한 권이었습니다. 만일 이 책이 아닌 새로운 책이 이 시리즈의 완결을 짓는다면 모르겠지만 현재로써는 좋은 피날레라고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1, 2권의 텐션으로 돌아가서 훌륭한 트릭과 기발한 스토리를 갖춘 좋은 완결권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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