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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크하기 불안 세대 - 조너선 하이트 (공감0 댓글0 먼댓글0)
<불안 세대>
2025-03-06
불안 세대 - 디지털 세계는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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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출처: 도서관 대출

소셜 미디어가 정신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은 이제 기정사실이 된 것 같다.

그리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이 책을 읽을까 말까 망설였었다.

소셜 미디어의 해악도, 이 문제의 해답은 근절 밖에는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기에 뻔한 소리의 연속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차를 뒤적이다 소셜 미디어가 특히 여자아이들에게 더 해롭다는 부분이 있어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호기심을 참지 못해 읽게 되었다.

400페이지가 훌쩍 넘는 분량이지만 이 책의 핵심은 상당히 간단하다.

이 책에서 내가 주장하려는 핵심은

1996년 이후에 태어난 아동이 불안 세대가 된 주요 원인이 이 두 가지 추세

- 현실 세계의 과잉 보호와 가상 세계의 과소 보호-에 있다는 사실이다.

(pg 26)

따라서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강조한 문장을 반대로 하면 된다.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후반부에 등장하고, 초중반에는 왜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의 결합이 이토록 파괴적인 결말을 낳았는지를 구체적인 데이터들로 증명하고 있다.

저자는 특히 2010년을 기점으로 이 시기 이전과 이후에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들의 정신 건강 정도가 통계적으로 분명한 차이가 난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 시기가 바로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보급과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 미디어가 결합되기 시작한 시점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즉 데이터로 볼 때 범인은 소셜 미디어라는 점이 거의 확실하고, 이 소셜 미디어에 24시간 접속할 수 있도록 도와준 스마트폰의 보급이 아이들의 정신을 갉아먹었다는 것이 정설이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원인은 같은데 왜 여자아이에게 더 큰 악영향을 가져다준다는 걸까.

저자가 여러 이유를 제시하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는 여자아이들의 경우 소셜 미디어가 계속해서 보여주는 너무도 이상적인 '모델'과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비교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매체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게시물을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의 정신을 앱 안에 가둬놓는다.

이에 반해 남자아이들의 경우 소셜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이상적인 '모델'에 자신을 대조하기보다는 비디오게임이나 포르노에 중독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그 밖에도 여자아이들의 폭력성이 상대의 사회적 지위를 낮추는 방향(무리에서 따돌린다던가, 안 좋은 소문을 퍼뜨리는 등)으로 나타난다는 점, 우울의 감정이 남자아이들에 비해 더 쉽게 전염된다는 점 등의 이유들이 있다.

여하간 이러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와 스마트폰에 접근하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책을 읽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저자가 강조하는 해결책 중 독특하면서도 훌륭한 통찰이라고 생각했던 방법이 바로 아이들에게 현실에서 놀이를 통해 위험을 무릅쓸 기회를 충분히 주라는 충고였다.

요즘은 놀이터에서도 과도한 안전제일주의 때문에 아이들이 넘치는 모험심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고, 이는 아이들이 쉬운 (신체적은 물론이고 심리적인) 허들을 넘으면서 더 큰 허들에 대비하는 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하게 만든다.

특히 어른들에게 통제받지 않고 아이들 스스로 규칙을 정하고 갈등을 해결하고 몸을 부딪히며 서로를 배려하는 훈련을 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박탈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놀이 대신 스마트폰을 든 채 무방비로 가상 세계에 빨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휴대폰을 금지하고 놀이가 넘쳐나는 학교는 예방에 투자를 하는 셈이다.

그 결과로 현실 세계에서의 과잉보호를 줄일 수 있는데,

이것은 아이들이 안티 프레질리티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와 동시에 가상 세계의 지배력을 느슨하게 함으로써

현실 세계에서 더 나은 학습과 관계를 촉진한다.

이 두 가지 중 어느 것도 하지 않는 학교는 높은 수준의 학생 불안과

씨름해야 할 가능성이 높으며, 점점 증가하는 학생의 고통에 대처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써야 할 것이다.

(pg 374)

물론 다른 학생들이 모두 스마트폰을 쓰는 마당에 우리 아이만 마냥 못쓰게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놀이터를 모험이 가능한 곳으로 만드는 것도 쉽지 않기에 저자 역시 학교 차원, 지역사회 차원, 국가 차원의 방안도 열거하고 있다.

하지만 차원이 커질수록 현실 가능성은 낮아지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폐해를 널리 알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아니라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세대라면 마땅히 경각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라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굉장히 쉽게 읽히면서도 의미 있는 책이었다.

특히 초등학생 딸을 키우는 입장에서 스마트폰 구입 시기는 아내와 함께 늘 고민하던 주제였는데 이 고민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저자가 강조하고 있듯이 여럿이 함께 할수록 효과가 큰 방안들이므로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공론화가 되어 사회적인 움직임으로 나타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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