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차 오빠차 아니고 언니차

아빠차 오빠차 아니고 언니차 - 여성 운전 독립 가이드북
이연지 지음 / 들녘 / 2025년 3월

본 #서평 은 출판사 #들녘 과

#네이버서평단카페 #책과콩나무 로부터

"아빠차 아니고 오빠차 아니고 언니차"

를 제공받아 자율적으로 읽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하나도 티가 나지 않지만

나는 면허가 있다.

그렇다.

무려 1종 수동 면허가 있다.

나는 내가 이걸 어떻게 딴 줄도 모르겠다.

국가가 면허증을 발급해 주었으니

대충 기준에 맞춰 뭔가 하긴 했을 텐데

도로 위에서 운전석에 앉아 있던 것만

기억 나고 나머지는 기억이 없다.

아무도 안 죽이고 나도 안 죽고

도로 위에서 살아 돌아왔더니

진짜 이상한 증명사진 들어간

면허증이 내 손에 들려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운전석에 단 한 번 앉아봤다.

아빠가 면허도 있는 김에 시동 좀 켜보래서

#아빠차 시동을 걸어봄.

그것도 소리지르면서 걸고 바로 내려서

뒷좌석으로 도망갔다.

나는 이렇게나 운전이 무섭다.

아빠는 자동 수동 가리지 않고

모든 운전을 잘 하는 능력을 타고 났다.

그런데 나는 왜 이러느냐?

엄마가 운전을 무서워한다.

그래서 우리 집에는 일단 #엄마차 는 없다.

그러면 내가 이제 든든한 #딸래미차 가

되어 주어야 하는데 요 딸래미가

파괴왕의 기질을 타고난 평화주의자인 거다.

그래서 아빠차도 아니고 #오빠차 도 아닌

#언니차 모는 법을 알려준다는 책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여성운전독립가이드북 이라는

#아빠차오빠차아니고언니차 는

#여성운전자가이드 로써

내 몸을 실을 자동차의 아주 사소한

특성부터 차근차근히 안내해 준다.

'자동차에 그거 있잖아'에 '그거'를 알려주고

'이런 게 있다고?'에 '이런 게'가 뭔지를

찬찬히 설명해 준다.

사실 1종 면허증한테 바깥 구경 시켜준 일이

거의 없어서 죄책감을 덜고 싶은 마음에

책장을 넘겼다.

무슨 말이냐면, 여성 운전 독립을 위해

세세하게 쓰인 가이드북을 본 뒤에도

적극적으로 운전자가 되리란 생각은

안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어떤 기계를 몰고 어떤 부분을

사용했는지 알게 되니까 전생 같았던

운전 경험을 덮고 있던 공포스러운 안개가

조금은 걷히는 기분이었다.

아무래도 운전 독립은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거 아닐까?

읽다 보니 1종 면허를 딴다고 하면

많이들 말린다더라.

어차피 딸 거면 자동 수동 다 되는

거 따야지.

멀티태스킹 멋있잖아.

물론 그걸 실현한다고는 안 함.

아빠차 오빠차 아니고 언니차는

겁 많은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더' 조심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덜' 두려울 수 있는지를

알차게 설명해 주는 #운전가이드북 이다.

도로 위에 나간 자신을 상상만 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여러 걱정에

하나한 브레이크를 밟아 필요한

내용을 알려준다.

서술이 상세해서 초반에는

읽으면서 운전 중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두 발 땅 위에 굳게 딛고 있으면서도

살짝 두려운 느낌이 오기도 했다.

(오버하는 게 아니라 진짜임.

운전 상황 묘사 읽는 것만으로도 아찔함.)

하지만 읽다 보면 저자의 생생한 안내가

마치 나만을 위한 내비게이션 같이 느껴진다.

아빠차 오빠차 아니고 언니차는

초보운전자, #장롱면허 #서랍면허 동지들에게

신호등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

운전은 실전이지! 하는 생각이 들어

당장 운전대를 잡고 싶어 근질거리는 사람은

운전연수부터 받으면 된다.

그러나 나처럼,

나, 가족, 친구, 이웃, 동네, 우리 지역 사회의

평온을 위해 운전대에서 손 멀찍이 두어야 하는

사명감을 가진 사람이라면

#언니차가이드북 은 인생 필독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