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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 아를르캥과 어릿광대 ㅣ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2월
평점 :
소설 중에서도 나와 가장 멀리에 있다고 생각했던 미스테리 분야, 그 속에서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의 아를르캥과 어릿광대를 들어올렸다. 본래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장르에 눈길이 닿았던 순간, 이 책이 나의 가이드가 되었다는 것이 신기했다. 마치 어릿광대가 자기를 보러 오라고 손을 이끈 기분이라고 할까.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는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시리즈라고 한다. 이번 <<아를르캥과 어릿광대>>를 통해서 #이케이도준 의 세계관 속으로 처음 들어와 본 나로서도 받아들이기에 난해한 부분이 없었다. 때문에 나와 비슷한 미스테리 입문자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작품이 될 것이다.
소설이든 현실이든 어디서나 하필 부조리함은 넘쳐난다. 때문에 무감각해지기 쉬운 것인데 이케이도 준은 바로 그 점을 간파한 것 같다. 건조한 듯한 사회인의 말투로 문장을 이어나가다가 슬쩍 자리를 차지하는 정의롭지 못한 인물들의 대사와 행동 묘사가 등장하는데 그 자연스러움에서 이 책의 주인공이 대변하는 정의가 뚫고 나가야할 두터운 벽을 보여준다.
내가 읽기로 한자와는 성선설을 기본으로 믿으면서도 자신의 기준을 지나치게 넘어서는 부당함에는 반드시 일침을 가하는 성격의 사람이다. 그러한 그에게 던져진 센바공예사와 도지마상점 그리고 은행의 삼각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도심과 예술 속의 미스테리는 이 셋을 엮어 작품에 녹여낼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 대가가 아니라면 와닿지 못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대사 한 줄로 인물의 감정을 오롯이 전달할 수 있어야 하는 소설인 만큼 깔끔한 번역의 힘이 한자와 시리즈가 한국에서도 명성을 이어가는 데에 큰 기여를 했다고 보인다. 가장 큰 배경이 일본이지만 지나친 이질감 없이 당연하고 순조롭게 여러 요소들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흥미로운 줄거리의 통쾌한 미스테리를 원한다면 당신도 어릿광대가 내민 손을 잡아보기를 바란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 : 아를르캥과 어릿광대를 제공 받아 스스로 읽고 자율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