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얏상 스토리콜렉터 9
하라 코이치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최근 미스터리 쟝르물만 쭉 읽다가 오랜만에 읽은 유쾌한 소설.

나의 머리를 시원하게 해주고 마음은 따뜻하게 해주었다.


처음 이 책에 손을 댄 계기는 음식 관련 소설이라는 정보 덕분이었다.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맛있는 음식이 글로 묘사된 걸 읽으며 상상하는 것도 좋아하는 나에겐 그야말로 희소식.

그러나 첫 장을 넘기자마자 나의 그런 기대는 깨지고 말았으니, 왜냐 등장인물들이 노숙자인 거다.

노숙자와 맛있는 음식이라니 이건 뭐 최불암과 소녀시대가 같은 무대에 선 것보다 더 어색한 느낌?

그러나 이런 낯섦에 대한 호기심이 계속 나를 붙잡았고 결국 나는 얏상이 주는 인간미에 흠뻑 빠지고 말았다.


노숙자이지만 음식과 그 참 맛에 대한 깊이가 깊은 얏상이 노숙자로 살아가며 벌이는 따뜻한 행각들이 음식에 관한 이야기들과 함께 잘 버무려져 있다.

책을 읽으며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비록 자신이 노숙자임에도 남에겐 폐를 끼치는 않는 일본인의 특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얏상의 모습이었다. 아래 문장을 보면 그의 성격을 잘 알 수 있다.


머리도 몸도 매일 깨끗이 씼는다. 설사 소매가 다 헤진 옷이더라도 부지런히 빨아 입어야 한다. 손톱을 깎고 수염을 면도 하고 귓속도 깨끗이 청소한다. 그렇게 깔끔해야만  긴자 사람들도 그들의 존재를 용납해준다는 것이 남자의 주장이였다.

 - 12페이지 중에서


 우린 세금이라는 걸 내지 않쟎느냐. 단 1엔도 세금을 내지 않는 인간이 정치니 행정이니 하는 문제에 간섭하거나 비판할 자격  따위 없다는 얘기야.  - 211페이지 중에서


노숙자 다카오가 이런 얏상을 만나 사회로 복귀하고 거기다 더해 사랑까지 만나게 되기까지 이야기가 옵니 버스 식으로 구성 되어 있으며 그 와중에 얏상의 정신적 부인인 재일 교포 오머니, 같은 노숙자이자 얏상의 스승님인 시노켄, 트럭 운전사 류지 같은 캐릭터들이 각각의 에피 소드마다 함께 하며 읽는 이들에게 잔잔한 웃음을 준다.

머리가 복잡하신 분 아니면 우울한 기분을 전환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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