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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튤립이에요 ㅣ 도란도란 우리 그림책
호원숙 지음, 박나래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20년 5월
평점 :
[나는 튤립이에요]는 호원숙 작가님이 쓰신 그림책이에요. 호원숙 작가님은 박완서 작가의 맏딸이자 수필가입니다. 이 그림책은 호원숙 작가님이 글을 쓰고, 앤서니 브라운&한나 바르톨린 그림책 공모전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박나래 그림 작가님이 함께 한 그림책이에요.
[나는 튤립이에요]는 다정한 사람으로부터 선물로 온 튤립 씨앗이 깊은 땅속에서 무럭무럭 자라서 봄에 꽃을 피우기까지의 과정을 따뜻하게 담아낸 이야기예요. 그만큼 [나는 튤립이에요]는 아이들과 엄마가 함께 읽기에 너무나 좋은 그림책이랍니다 .
그림책 뒷표지를 보면 땅 속에서 희망을 가득 품은 씨앗이 보여요. 자신이 어떤 꽃을 피우게 될지 궁금해 하며 추운 겨울도 씩씩하게 이겨내는 씨앗이 이 책의 주인공입니다.
[나는 튤립이에요]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씨앗의 이야기에요. 그 과정에서 이겨내야 하는 힘들고 외로운 시간도 있었지만 결코 포기하거나 흐트러짐 없이 자신의 길을 나아갑니다. 자신이 어떤 씨앗인지는 모르지만 기대에 가득찬 마음으로 자신을 예쁘게 꽃피우기 위해서 정성을 다합니다.
소중한 사람을 생각하며 선물로 보내진 씨앗은 새로운 곳에서 정성을 받으며 성장해요. 정성스럽게 씨앗을 심는 할머니의 손길에서 행복한 씨앗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그림책을 읽는 내내 엄마의 마음으로 씨앗을 바라보게 되었답니다. 씨앗에서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어요.
처음으로 엄마가 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뱃속에서 씨앗보다 작은 아기를 만났을 때, 그때부터 엄마는 정성과 사랑으로 아이를 키우게 되잖아요. 그 마음을 흙을 토닥여 씨앗이 포근하게 있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느낄 수 있었답니다.
그림책을 읽으면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겨요. 그럴때마다 아이에 대해서 잘 몰랐던 부분도 알아갈 수 있게 된답니다.
그림책을 보면서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그림책의 주인공을 자신에게 빗대어 표현해 볼 줄도 알아요. 그림책의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 하는 과정을 통해서 그동안 아이에 대해서 궁금했던 부분을 슬쩍 물어보면 아이들은 술술 이야기를 한답니다.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림책에 나오는 주인공의 마음이라고 생각해서인가봐요. 하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사실은 그 이야기들은 아이가 하고 싶었던 진짜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림책이 주는 마법같은 선물이에요.
예쁜 튤립으로 자란 씨앗이 노란색 집과 어울려서 한 폭의 행복한 그림을 나타내줘요. 따스한 마음이 전달되는 것 같아서 아이와 함께 기분좋게 이야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