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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 연차가 쌓이는 것은 필연이지만, 성장하는 것은 나의 선택이다!
박소연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4월
평점 :
꿈과 성장은 같은 맥락 안에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에 반해 일과 성장은 좀 다른 느낌이 들어요. 일은 꿈의 실현을 위한다기 보다는 생계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그러니 즐거울 수가 없어요.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아~ 회사가기 싫다.’라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북적이는 출근길에 그날따라 날씨도 유난히 화창하다면 그런 마음이 더욱 강해져요.
시계가 하루 24시간을 어김없이 같은 간격으로 움직이듯, 직장인이라면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이 반복된 일상을 살아갑니다. 일을 떠올릴 때마다 긍정적인 기대감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집니다.
‘일하면서 즐거울 수 있다고?’ 얼마 전 <엄마표 영어 17년 보고서>를 읽고 처음으로 일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되었어요. 엄마표 영어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읽었던 책이었는데 의외의 깨달음까지 더하게 되었습니다. SNS 상에서 새벽달로 불리는 작가님은 워킹맘이었을 때, 돈도 주고, 자신의 능력도 계발시켜 주는 회사가 너무 고마웠다고 해요.
"아니, 이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능력도 키워주면서 매달 돈까지 주다니! 돈 받고 배우는 회사가 참 고마웠다. 엄마표 영어 17년 보고서 -121쪽"
생각의 전환이 일어난 순간이었습니다. 일과 직장을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생겼어요. 더는 월요병이라는 한국인의 고질병에서 괴로워하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맞아, 직장에서 해야하는 일들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자. 끌려다니지 말고, 내가 이끌어가자. 분명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거야.’라고 마음먹게 되었어요.
박소연 작가님의 <일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는 일에 대한 관점을 바꾸기 시작한 시점에서 만난 소중한 책이에요. 막연히 일을 즐겁게 생각하고 배우는 마음으로 생활하자고 아무리 외쳐본들 구체적인 방법과 방향을 모르면 소용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럴 때, 도로 위의 네비게이션처럼 제가 가지고 있던 질문에 좀더 빠르고 효율적인 길을 알려주는 책을 만난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작가 소개]
박소연 작가님은 서울대 국제대학원을 졸업하고, 경제단체에 입사하여 후진타오 주석, 조지 부시 대통령 등이 참석한 국제행사(APEC CEO Summit)와 대통령 해외순방 경제사절단 총괄 등을 맡으며 대규모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운용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또한, 삼성, LG, 현대차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하여 산업정책을 발굴하고 정책에 성공적으로 반영했습니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 국회 등과 협력하여 다양한 전국 규모의 행사들을 기획하기도 했어요. 그 외에도 다양한 자리에서 중책을 맡아 성과로 이끌어 냈습니다.
베스트셀러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시리즈를 시작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글을 쓰고 강연하는 삶을 살고 있어요.
[책 소개]
드라마를 좋아합니다. 미혼일 때는 백마탄 왕자님이 등장하는 로맨틱 드라마를 좋아했어요. 한참 감수성이 예민했던 고등학교 시절에는 직장에 가면 능력과 외모가 출중한 완벽남이 있을거라는 환상을 가진 적도 있습니다 사내 연애를 꿈꾸며 위기의 순간마다 짠하고 나타나서 모든 일을 해결해 주는 일도 잘하고, 성격도 좋고, 마음도 완벽한 멋진 남자가 있을거라는 생각을 마음 속에 품고 다녔습니다.
<일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의 박소연 작가님은 이상적인 멘토란 유니콘 같은 존재라고 말합니다. 낯설고 두려운 상황에서 좌충우돌하는 주인공을 위기 때마다 도와주는 사람들이 반드시 등장한다고 해요. 마음껏 울 수 있도록 해주고, 시종일관 주인공에게 투덜대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방패막이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주인공이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해피앤딩으로 드라마가 끝날 수 있도록 도와줘요. 하지만 현실은 이보다 훨씬 밋밋하다고 합니다. 일터에서 이상적인 멘토를 만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해요. 그럭저럭 배울 만한 면이 있는 동료와 신경에 거슬리는 동료가 있을 뿐이라고 합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멋진 멘토들을 일상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습니다.
직업의 특성상 해마다 담당 업무가 바뀝니다. 1년 동안 맡았던 업무를 그 다음 해에도 맡을 수는 있지만 때로는 전혀 해보지 않았던 엉뚱한 업무를 맡게 됩니다. 매해 2월과 3월은 새로운 업무를 익히고 따라가기에 바빠집니다. 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기가 쉽지 않아요. 전년도 업무 담당자에게 인수인계를 받긴 하지만 매순간 다가오는 일 모두에 대해서 질문할 수 없기에 혼자서 끙끙 앓는 경우가 생깁니다. 거기에 전년도 업무 담당자가 다른 곳으로 전근을 간다면 더욱 난감해집니다.
박소연 작가님은 말합니다.
"나를 가르쳐줄 멘토는 없는 게 정상이다. 내가 배워서 답을 찾아내야 한다. 유니콘은 없어도 말, 뿔, 날개, 달리기로 나눠 배울 수는 있다. 6~7"
업무가 익숙하지 않다고 해서 징징댈 것이 아니라 전체가 아닌 부분으로 시작해서 내 것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있어요. 이 과정에서 4가지 영역의 기초과목을 강조합니다. 과제를 만났을 때 멋진 답을 찾아내는 ‘아이디어’, 머릿속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해내는 ‘실행’
다른 사람의 능력까지 끌어와서 성과를 만드는 ‘협업’
길을 잃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는 ‘커리어’
이를 구현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일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는 전체 4개의 Part로 나누어 안내합니다.
Part 1 아이디어 : 과제를 만났을 때 멋진 답을 찾아내는
Part 2 실행 : 머릿속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해내는
Part 3 협업 : 다른 사람의 능력까지 끌어와서 성과를 만드는
Part 4 커리어 : 길을 잃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는
성장을 중심에 두고, 과제를 만나서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자세하게 서술합니다. 이때 눈에 띄는 부분은 나 혼자가 아닌 ‘우리’를 강조한다는 점이에요. Part 3에서 협업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일의 방식이 아니라 내가 일을 구성하고 이끌어가는 적극적인 태도임을 알려줍니다.
"스스로 적응하고 배워나가야 한다.
나의 성장이 ‘책임’인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오직 나 외에는.-13쪽"
책 안에는 다양한 도표가 제시됩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분을 구체화해 줍니다. 일에 대한 접근 방식부터 다르게 다가가요. 특히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아이디어 감각을 키우는 루틴’에 대한 설명이었어요. 양질의 영양분을 공급받는 습관(Input System)으로 전문 매거진 또는 뉴스레터를 정기구독하기, 생각과 경험을 넓혀줄 공간 방문하기, 사실은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던 정보 차단하기,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커뮤니티 구성하기를 알려줍니다. 또한 깊게 잠수하듯 생각하는 힘(Deep Diving)을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문제를 설정하고 답을 찾아나가기, 관점을 낯설게 하기, 과거에서 여행 온 사업가처럼 아이디어 스케치하기를 제시합니다. 한 마디로 일에 대한 신선한 접근법이었어요. 어쩔 수 없이 꼭 해야만 하는 업무가 아니라 일을 통해서 내가 성장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더는 연차가 오래 쌓여도 경력이 찌지 않는 사람이 되지는 말자고 다짐하게 됐어요. 책의 표지에 써 있는 말처럼 연차가 쌓이는 것은 필연이지만, 성장하는 것은 나의 선택임을 알고 부지런히 나를 성장시키는 곳으로 방향을 틀어야겠어요.
서평 초반에 직업의 특성상 해마다 바뀌는 업무로 인해서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 부분이 있어요. 이제 좀 적응이 된다 싶으면 다른 업무를 맡게 된다구요. 기존에는 일을 파악하다가 한 해가 간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일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의 에필로그를 읽다가 순간 부끄러워졌어요. 작가님의 다이내믹했던 12년의 직장생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거든요. 산업본부 팀장일 때, 아침에는 첨단 바이오제약 산업 정책을, 점심에는 스마트 모빌리티 전략을, 저녁에는 전통시장 활성화 전략을 짜며 보냈다고 합니다. 국제부에 있을 때는 이번 달에는 호주와의 협력 사업을 공부하고, 다음 달에는 카자흐스탄 기업인들과 MOU를 맺는 식이었다고 해요. 생전 처음 보는 분야를 이번 주에 공부해서, 다음 주에 외부에 설명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어떤 일을 수행함에 있어서 기간과 익숙함이 전부가 아님을 배울 수 있었어요. 간혹 기간이 촉박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아예 시작도 안해보고 포기하거나 그 일이 끝나기까지 투덜거렸던 경험이 많아요. 이걸 어떻게 일주일 만에 파악해서 진행하냐고 볼멘소리를 했습니다. 이 일은 무조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선을 그으며 살았던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며 효율적인 일처리 방법을 배울 수 있었지만 가장 크게 와닿았던 것은 어떤 일이든 마음 먹기에 따라서 시작과 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고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어요.
해가 갑니다. 나이를 먹고, 하는 일도 변합니다. 더불어 연차도 쌓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내가 맡은 일에 대한 경력도 쌓아 왔냐고 물어본다면 자신있게 ‘네’라고 대답하지 못할 것 같아요. 15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도 자신에게 베테랑이라는 타이틀을 줄 수 없음에 스스로의 시간을 되돌아 봅니다.
기록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제가 얻은 지식과 제가 한 노력들, 그 안에서 경험하고 배웠던 모든 것들을 기록을 통해서 경력으로 쌓아가고자 합니다. 1년 뒤, 2년 뒤, 5년 뒤에 그동안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기록하려고 합니다. 그 안에서 더 나은 실력을 갖추기 위해서 노력하고 싶어요.
마음이 바뀌니 생각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지니 행동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달라진 행동은 성공에 대한 또다른 기회를 만날 수 있도록 해줄거예요. 에필로그의 마지막 문장이 마음에 남습니다.
“당신 몫의 삶을 성실하게 살아줘서 고맙다. 덕분에 나의 몫의 삶도 꽤 괜찮았다.-4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