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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첫 SNS - 가장 나다운 모습을 찾아서
곽진영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22년 4월
평점 :
가끔 신기하다는 생각을 해요. 육아서와 엄마들이 쓴 자기계발서를 읽다보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마음을 갖는 엄마들을 만나게 됩니다. 마음을 갖는다는 표현보다는 ‘겪는다’, ‘지나간다’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네요.
세상에는 다양한 자격증이 존재합니다. 어떠한 일을 해내기 위해서 꼭 알아야 할 지식과 해내야 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 일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자격증을 통해서 증명합니다.
엄마도 자격증이 있다면 어떨까요? 아이를 출산하면서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엄마라는 호칭보다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엄마는 이런 일들을 하고, 이러한 감정을 겪고, 해결해 가는 과정을 만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준비할 수 있다면 엄마가 되어 맞닥들이는 일들에 어느 정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만큼 엄마라는 역할에 대해서 미리 알아보는 시간이 중요한 것 같아요.
다만, 시간이 지나도 엄마 자격증은 생기지 않을 것 같으니 스스로 현명하게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봐요. 특히 엄마가 되기 위해서 준비하는 분들 스스로 육아서와 엄마가 쓴 자기계발서를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미리 알고, 준비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그런 맥락에서 곽진영 작가님의 <엄마의 첫 SNS>는 부담없이 엄마의 삶에 대해서 엿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엄마인 여성 뿐만 아니라 아직 엄마가 아닌 여성 모두가 가볍게 읽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에요.
<작가 소개>
곽진영(나날) 작가님은 세 아이의 엄마이자 작가예요. 글쓰기 및 SNS 모임을 운영하고 있으며 내 이름을 찾고자 하는 엄마들을 위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3년이란 시간 동안 꾸준히 블로그, 인스타그램, 브런치 등 SNS에 ‘나’의 이야기를 기록하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어요.
서툴고 어설프지만 멈추지 않고 느릿느릿 걸었던 과정을 SNS에 올리며 엄마를 넘어 나 자신을 찾게 되었습니다. 엄마가 되면서 자신을 잃어가는 육아맘들에게 SNS를 통해 진짜 나를 발견하고, 새로운 삶의 기록을 해나가도록 돕고자 이 책을 집필했어요.
<책 소개>
엄마가 되었는데 왜 나를 잃어간다는 거지?
많은 미혼 여성분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그랬었으니까요. 예전에 대학 동기들과 커피숍에서 만났던 적이 있었어요. 그 중 두 명은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일찍 엄마가 되었답니다. 커피숍 방문이 제게는 흔한 일상의 모습 중 하나였는데 그 친구들은 큰 이벤트처럼 여기는 것이 의아했었어요.
'정말 오랜만에 커피숍에 와본다. 너무 좋다.'
혼자서 커피숍에 앉아있는 자신의 모습에 흐뭇해 했답니다. 그때는 참 이해되지 않았었어요. ‘커피숍에 오는게 뭐가 그렇게 대단한 일인거지?’ 그랬던 제도 이제는 압니다. 엄마가 된 뒤로 나홀로 커피숍 나들이는 크게 마음 먹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요.
엄마가 되면 느림보 거북이가 되기도 해요. 혼자라면 15분이면 걸어갈 수 있는 거리를 30분 또는 40분 이상 가게 됩니다. 한 손으로는 유모차를 끌고, 다른 손으로는 첫째의 손을 잡고 느릿느릿 걷게 되거든요. 소소한 것들에서부터 많은 차이가 납니다. 내 시간을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가고 싶은 곳을 내 마음대로 가지 못하는 상황이 일상이 되면서 엄마들은 ‘우울한 감정’을 만나게 됩니다. ‘나라는 사람은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한동안 그 감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해요.
<엄마의 첫 SNS>의 곽진영 작가님도 이와 같은 시점에서 SNS를 시작합니다. 가장 나다운 모습을 찾기 위해서 SNS에 꾸준히 글을 남겨요. SNS에 남길 글감을 찾으면서 일상을 특별하게 바라보게 되었고, 이는 자신을 특별하게 바라보는 힘을 주었다고 해요.
곽진영 작가님은 말합니다. SNS를 통해서 나를 찾고 나의 가치를 키우는 작지만 위대한 변화를 얻게 되었으며, 육아맘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었다고요. <엄마의 첫 SNS>는 4개의 PART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Part 1 현재의 ‘나’와 마주하다
Part 2 새로운 ‘나’를 설정하다
Part 3 ‘온라인 생존기 A to Z
Part 4 진정한 ‘나’로 살아남기
<엄마의 첫 SNS>는 가면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내가 쓰고 있는 가면은 무엇인지 집요하게 탐구하고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기록한 책이거든요. 엄마로서의 나와 그냥 자신으로서의 나 사이에서 진정한 나를 알아갑니다. 남에게 보여지고 선택되기 위한 글이 아니라 내 안에 구석구석 숨어 있는 욕망을 찾아서 기록했다고 해요. 또한 곽진영 작가님은 SNS 상에서 자신이 그토록 세상 밖으로 내놓고 싶었던 내 안의 또 다른 내 모습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일상을 특별하게 바라보고 기록했더니 어느새 내가 원하고 바라는 모습으로 살고 있었다. 7쪽'
SNS의 시작은 특별한 무엇이 아님을 이야기 합니다. 힘주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표현하자고 이야기 해요. 일상을 바라보고, 그것을 기록하다보면 흔해 보였던 일상도 특별해지고, 그로 인해서 나도 변할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PART 1에서는 SNS를 시작하기에 앞서 현재의 나를 알아가길 권해요. 특히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기록하는 것에 집중할 것을 강조합니다. 온라인 상에 글 하나를 올리려고 할 때마다 각잡고 힘을 주는 저와는 달리 작가님은 편안한 일상이 기록이라는 활동을 통해서 특별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순간의 생각과 순간의 마음과 순간의 경치가 매일이 다르고 소중한 하루임을 알게 합니다. 바로 기록을 통해서요. ‘기록이 이렇게 중요한 것이었구나, 힘주지 않아도 되는 것이구나.’를 알 수 있는 부분이었어요.
PART 2에서는 SNS에서 활동하는 ‘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온라인 상에서 스스로 부여하는 새로운 이름과 성격,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는 방법을 설명해 줍니다. SNS에서의 시작을 준비하는 과정을 엿볼 수 있어요. 저는 이 중에서 ‘하나를 해도 열을 한 것처럼’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저 또한 블로그, 인스타그램, 브런치 작가로 등록되어 있지만 이 중에서 블로그만 주로 사용하고 있었거든요. 인스타그램은 필요에 의해서 급하게 가입만 해놓은 상태고, 브런치는 작가 승인을 받은 뒤로 1년 째 한 편의 글도 올리지 못하고 있었어요. 좀더 배워서 그럴듯하게 글을 발행하자는 마음 때문에요.
<엄마의 첫 SNS>를 읽다보니 그런 생각은 버리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책에서 소개된 ‘원 소스 멀티 유스’를 저도 사용해 보고 싶어졌어요. 작가님은 원 소스 멀티 유스를 아이들의 클레이 놀이에 비유합니다.한 덩어리의 클레이를 조물조물 만져서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 내듯이 하나의 소재로 다양한 글을 쓰는 것이 핵심이에요.
처음에는 해 본 적이 없고 서툴러서 뭉뚝하고 못생진 작품이 나오겠지만 계속 조물거리다 보면 감이 온다고 합니다. 완벽한 작품은 아니지만 제법 그럴싸한 모양을 만들 수 있다고요. 단, 그때까지 꾸준히 연습하자고 합니다. 나의 일상을 부풀리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으로 재생산하고, 이를 적용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었어요. 더는 인스타그램과 브런치를 방치해 두지 말자고 다짐해 봅니다.
PART 3에서는 온라인 생존기를 다룹니다. 무엇을 쓰면 좋은지, 어떻게 나만의 콘텐츠를 만드는지, 어떻게 SNS 인맥을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팁을 얻을 수 있어요. 모든 내용에 호기심이 생기고 유용했지만 유독 제 마음에 든 부분이 있었는데요, ‘어리석어 보여도 기브 앤드 기브’였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곽진영 작가님에 대해서 ‘참 멋지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누군가는 말했다. 그렇게 공짜로 다 퍼 주다가 상처받는다고. 무조건적인 기브가 좋은 것이 아니라고.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받는 사람도 고마워 할 줄 안다고. 그래야 내 가치가 올라간다고 말이다. 나를 위한 조언임을 안다. 그리고 분명 그렇게 해야 하는 시점이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 여기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 모든 대가를 돈으로만 지불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대가를 돈으로만 받는 것도 아니다. 202쪽'
기브 앤 테이크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그 안에서 나는 기버인가, 테이커인가 아니면 매처인가 스스로에게 질문한 적도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기버가 되라고 합니다. 조건없이 베풀라고 하지만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음은 금세 알게 돼요. 그럼에도 계속 노력 중이에요. 기버가 되기 위해서요. 나 혼자 잘사는 세상이 아니라 함께 잘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서요. 그래서 기버로서의 마음 그릇을 키우기 위해서 노력 중입니다. 그 과정 중에 곽진영 작가님의 따뜻한 글을 읽게 되어서 더 힘을 얻을 수 있었어요. 나의 가치를 높이는 일은 같이의 가치를 알아가는 속에서 발견할 수 있음을 다시 확인해 봅니다.
SNS를 하면서 꾸준히 나를 찾는 과정을 할거예요. 나라는 광산 속에 숨어 있는 보석을 찾아서 빛내고 싶습니다. SNS를 하면서 찐소통을 합니다. 나와의 찐 소통이요.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니라 자신을 알아가는 글을 쓰고 기록하고 싶어요.
Part 4는 ‘진정한 ‘나’로 살아남기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SNS를 하다보면 왠지모를 조급한 마음이 생길 때가 있어요. 분명 비슷한 시기 또는 나보다 늦게 시작한 것 같은데 여러 모로 앞서가는 사람들을 볼 때 그런 마음이 생깁니다. 곽진영 작가님은 조급함의 신호는 내가 아닌 남을 바라볼 때 온다고 해요. 재빨리 나를 바라봐야 할 때임을 알려줍니다. 남과의 비교가 아닌 현재의 내 상태를 지긋이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해요.
‘불안하구나. 걱정되는구나. 괜찮아. 오늘은 어제보다 반걸음만 앞으로 가면 돼.’ 218쪽
<엄마의 첫 SNS>는 SNS를 잘하기 위한 기교를 가르쳐 주는 책이 아니라 ‘나’와 친해지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SNS는 그 과정에서 만나는 도구일 뿐이에요. 책 표지에 적힌 문구를 다시 살펴봅니다.
‘나를 찾고 나의 가치를 키우는 작지만 위대한 변화, 육아맘의 자존감 높아지는 SNS 사용법’
책의 에필로그에 담긴 글 중에서 마음에 와닿는 문장으로 서평을 마무리합니다.
‘30일 동안 꾸준히 요가를 하고 따스한 멈춤을 경험하면서 나는 내가 가진 메시지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다. 나는 지금 즐거운 성장의 여정을 하고 있다고, 비록 엄청난 수익이나 아웃풋을 내지는 않지만 꾸준하고 성실하게 나의 기록을 쌓아가는 이 발걸음이 결국 나라는 사람의 색깔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이것은 게으른 자의 변명이 아니라 성실한 자의 믿음이다. 261쪽’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진심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