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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잘하는 아이는 다르다 - 평범한 아이를 미래형 인재로 만드는 결정적인 힘
강영애 지음 / 라온북 / 2022년 5월
평점 :
학원을 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웠던 적이 있어요. 학원의 종류는 중요하지 않았고, 그저 ‘나도 학원에 다니고 싶다.’는 바람만 있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부모님께 떼를 썼어요. 학원에 보내 달라구요. 그당시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학원에 다니는 친구들이 무척 부러웠습니다. 몇날 며칠 떼를 쓰는 딸을 부모님은 미술학원에 보내주셨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빠듯한 살림에 항상 바쁘셨던 부모님이 떠오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철이 없었던 것 같아요. 어쨌든 그렇게 미술학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의욕이 있으니 배움의 속도가 빨랐어요. 아빠를 닮아서 나름 손재주가 있었기에 그림 그리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미술 학원에 다니면서 그림 그리는 실력이 쌓여갔고, 몇 번의 미술대회에 참여해서 상도 받았어요. 그림 그리는 것이 신났습니다.
미술학원에 1~2년쯤 다녔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미술과는 멀어졌습니다. 미술에 소질이 있다고, 미술에 흥미가 있다고 생각했던 생각이 점점 바뀌어갔어요. 흰 도화지 위에 선뜻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나는 그림을 못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림 그리기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으니 더는 미술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졌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의 미술 실력이 평생 실력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말의 신빙성은 모르겠지만 제 그림을 보면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고 따라 그리기는 그런대로 하겠는데 창의적인 그림은 3학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거든요.
아이들에게는 미술에 대한 자유로움을 선물해 주고 싶었어요. 이것 저것 따지지 말고, 충분히 즐기고,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강영애 작가님의 <미술 잘하는 아이는 다르다>는 그러한 이유로 선택한 책이에요. 내 아이를 미술 영재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미술을 즐기고 가까이 하는 아이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작가소개>
강영애 작가님은 아이들이 좋아서 유아교육과 미술 교육 현장에서 25년째 일하고 있어요. ‘뽀얀 도화지 위에 르누아르처럼 파랗고 트인 마음으로 재미있게 그림을 그리자’라는 의미를 담아 홈스쿨 미술 수업 ‘뽀르파트재’를 10년 넘게 진행하였고, ‘야호창작소 미술원’을 운영했습니다. 현재는 미술강사, 브런치 작가, 동화구연가, 독서지도사, 푸드아트심리상담사로 활동하고 있어요.
창의력의 원천인 예술이 세상 곳곳에 존재하길 바라며 아이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예술을 통해 위로하고 꿈을 꾸는 주는 일에 힘쓰고 있어요.
<책 소개>
미술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 읽은 책이었어요. 책장을 휘리릭 넘기니 알록달록 다양한 소재와 재밌는 미술 기법들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목적에 맞는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냉큼 작가님이 알려주는 꿀팁들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함께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처럼 책의 프롤로그를 읽었고, 목차까지 훑어 봤어요. 그러다 빠르게 넘기던 책장에서 손을 뗐답니다. 마음에 ‘딱’하고 와닿는 말들이 많았거든요. 다양한 미술 방법에 대한 안내보다는 미술과 아이들을 바라보는 마음의 변화가 먼저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행복해야 미술이 즐거워진다.”
상을 받기 위해서, 학교 과제로 해야만 해서, 엄마표 미술로 아이들에게 체험 학습을 해주기 위해서와 같이 미술 자체로서의 과정이 아닌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미술을 대했던 것 같아요. 마음이 행복했다기 보다는 의무감으로 시작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강영애 작가님은 마음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마음이 먼저일 때, 즐거움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미술 활동을 하는 것을 근사한 작품이 탄생하는 경이로운 순간이라고 표현해요. 작가님의 홈스쿨 미술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미술 시간을 기다리고 즐겁게 참여하는 이유가 바로 작가님의 이러한 마음가짐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글을 읽다보니 제 마음도 점점 작가님의 마음을 닮아갔어요. 마음이 바뀌니 책에 소개된 활동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미술 잘하는 아이는 다르다>에는 ‘엄마표 집콕 미술 플랜 30’이 있어요. 그 누가 실천하든 어려움 없이 미술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합니다. 자연물 놀이, 물감 놀이, 명화 놀이, 동화 놀이, 재활용품 놀이, 요리 놀이로 분류하여 30개의 미술 활동을 안내해요.
이 책은 처음부터 미술 활동을 안내하지 않아요. 그림과 마음의 관계를 시작으로 미술을 아이들의 마음과 만나는 통로임을 알려줍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만나려면 아이들이 가진 감정의 언어를 읽어야 한다. 아이들의 그림은 다양한 감정을 여러 가지 색깔로 표현한 ‘마음의 언어’다. 31쪽
아이의 마음을 안 뒤에 진행하는 미술 수업은 그 결과와 효과가 다를 수 밖에 없어요. 감정형 아이, 이성형 아이, 행동형 아이로 나누어 각각의 특성에 맞는 접근 방법을 알려줍니다. 무조건 그려라가 아니라 아이가 미술에 대한 마음을 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함을 알 수 있어요. 뽀로로 캐릭터를 활용한 아이의 마음 읽기는 저도 적용해 보았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좋았습니다. 아이들이 뽀로로 캐릭터에 빗대어 자신의 마음을 알려주더라구요. <미술 잘하는 아이는 다르다>에서는 이런 소소한 꿀팁들을 찾을 수 있어요.
2장부터는 본격적으로 미술 활동에 대한 소개가 나옵니다. 명화를 시작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깨우는 미술 활동을 안내해요. 일명 생각의 틀을 깬 화가를 소개하고 미술이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지 않고 즐거운 활동임을 알게 해줍니다. 소재도 다양해서 명화를 가지고 수업하다가, 자연물을 활용한 미술 활동을 안내해요. 구체적인 예시 작품 및 활동 방법도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미술 잘하는 아이는 다르다>는 미술은 어려운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즐겁게 참여하며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만날 수 있어요. 미술이라는 분야가 과학 실험과 만났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도 살펴볼 수 있답니다. 융합교육이 더는 거창한 것이 아님을 책을 읽으며 알아갈 수 있어요. 과학이든 요리든 미술과 함께할 때 그 효과가 기대 이상이 됩니다. 완벽하게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부담감 대신 미술 속에서 실패를 경험하며 마음이 튼튼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줘요.
요리와 미술이 만나 요리 미술이라는 흥미롭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나눌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수업을 하다보면 10분 동안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를 알게 됩니다. 저학년일수록 더요.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도 분명 필요하지만 이제 막 초등학교라는 곳에 발을 딛은 1학년 아이들에게는 수업 5분, 10분이 버티기 힘든 시간이 됩니다. 그래서인지 초등학교 1학년은 활동적인 수업이 많아요. 아이들이 의자에서 일어나 자유롭게 표현하는 활동이 많습니다. 이때 통합교과의 미술 수업도 1+1 수업으로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어요. 그림그리기, 표현하기 하나로 끝낼 것이 아니라 미술과 요리를 접목한 것처럼 다른 분야 하나를 같이 곁들이는 방법이요. 아이들이 좋아할 모습이 그려집니다.
<미술 잘하는 아이는 다르다>는 단순히 미술 활동만을 소개한 책이 아니라서 더 도움이 되었어요. 적당한 설명과 그에 대한 참고 작품을 볼 수 있는 책이라서 미술을 좀더 다르게 가르쳐 보고 싶은데 방향을 잡지 못하는 학부모님과 선생님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방법과 소재에 제한을 두지 않고, 창의적으로 수업을 구상해 보려는 노력은 수업을 진행하는 어른에게도 필요함을 알 수 있어요. 한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기회의 미술 활동 속에서 아이들의 꿈과 자기 표현력은 더 꽃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시시한 미술 수업이 아니라 새롭고 재밌고 창의력이 톡톡 튀는 미술 활동을 원하시는 분들에게 <미술 잘하는 아이는 다르다>를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