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를 버리니 Only가 보였다 - 미처 몰랐던 진짜 내 모습 찾기 프로젝트
윤슬 지음 / 담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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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준비한 공모전이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준비했다기 보다는 알고 있었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작년부터 에세이 공모전에 관심이 생겼고 ‘좋은 생각’과 ‘오뚜기’에서 주최하는 에세이 공모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뚜기 에세이는 공모 마감일 며칠 전에 알게 되어 부랴부랴 응모했었고, ’좋은 생각‘은 마감일 뒤에 알게 되어 접수도 하지 못했었다. 


공모전에 글을 제출하고 발표일까지 얼마나 설레었던지 모른다. '혹시나'라는 생각으로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상상력은 1등 수상으로까지 뻗쳤고, 상금으로  양가 부모님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는 계획으로 바뀌었다. 목적이 있었기에 꼭 수상하고 싶었다. 난생 처음 응모해 본 대규모 공모전에 처음부터 커다란 꿈을 안고 시작했다. 


혹시나 했던 기대는 ‘역시나’로 끝났다. 1등은 커녕 그 어떤 등위에서도 내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기대가 컸던 만큼 씁쓸함도 더해졌다. 반드시 내년에는 더 좋은 글로 도전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Best를 꿈꾸며 다음 해를 기다렸다. 그러던 중 ‘좋은 생각’과 ‘샘터’에서 주최하는 에세이 공모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올해 초에는 3개의 공모전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마음 속에는 처음부터 Best 글감과 Best 에세이로 Best한 결과를 바라게 되었다. 기대감이 큰 만큼 부담감도 커졌다. 어느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부담감에 나 자신을 힘들게 하고 있었다. 결국 그 어떤 공모전에도 그럴듯한 에세이를 제출하지 못했다. 잘해야만 한다는 부담감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만들었다. ‘좋은 생각’만 예전에 써 놓았던 에세이를 편집해서 제출했고, 나머지 2개는 아예 도전조차 하지 못했다. 한 글자도 쓰지 못하고 날짜가 가는 것만 지켜봤다


이번 경험을 통해 내 안에는 Best를 향한 열망이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열망은 그 어느 것도 할 수 없게 만드는 무력감으로 이어졌다. 최고가 아닌 최선을 다하는 마음을 갖기가 이렇게나 어려울 줄이야…….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윤슬 작가의 <Best를 버리니 Only가 보였다>는 열망만 가득했던 내게 ‘쉼’이라는 것을 제공했다. 꼭 최고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고 다독이는 것만 같았다.


우연히 글을 쓰기 시작한 뒤로 내 나름으로 글쓰기의 목적을 설정했었다. 일상이 빛나는 글을 쓰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제대로 알지 못하고 시작한 에세이였지만 쓰다보니 알게 되었다. 에세이는 심심하다고 생각했던 일상, 소소하다고 생각했던 일상, 쉽게 잊고 지나칠 수 있었던 일상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 빛을 찾아가는 과정과 시간이 좋아서 글을 썼던 것인데 공모전 수상만을 목적에 두다보니 그만 잊고 있었다. 내가 진짜 글을 쓰는 이유를 말이다. 


지나치면 그렇고 그런 날로 기억되는 평범한 하루도 다시 돌아보고 의미를 찾아 보면 허튼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글쓰기를 지속하고 싶었던 이유였다. <Best를 버리니 Only가 보였다>는 내가 지속하고 싶은 일들에 대한 진짜 이유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책 표지에 적혀있는 ‘미처 몰랐던 진짜 내 모습 찾기 프로젝트’라는 문구처럼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제공했다. 


출판사 이름이 ‘담다’인 것도 마음에 들었다. ‘담다, 담다, 담다’ 내 안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 책을 읽으면서 책의 여백에 많이 끼적였다. 당신을 응원한다는 윤슬 작가의 말이 힘이 되었다. 방황하고, 서툴다고 해도 그 모든 것이 진짜 나를 찾아가는 과정임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Best를 버리니 Only가 보였다>는 4개의 Part로 되어 있다.


Part 1.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
Part 2. 엄마가 된다는 것
Part 3. 출판사를 한다는 것
Part 4. Only one을 꿈꾸며
에필로그.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작가는 인생의 다양한 길목에서 마주쳤던 일에서 Best가 아닌 ‘어중간함’의 자신을 발견한다.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못하지는 않는 그런 어중간한 상태의 자신을 돌아본다. “그림도 어중간, 운동도 어중간, 공부도 어중간, 글도 어중간. 뭐 하나 자신 있게 내세울 만한 재능이 보이지 않았다. 무엇을 하든 어떤 것을 하든 특별해 보이거나 도드라져야 하는데, 나는 그렇지 못했다. 내가 나를 설득할 수 없으니,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는 더욱 어려웠다. 내가 어중간하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내 삶도 어중간해졌다.-17쪽“


작가는 여전히 어중간이라는 말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관점을 변화시켰다고 한다. 어중간한 능력이 아니라 어중간한 태도를 경계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나 또한 그랬던 것 같다. 공모전 수상에만 마음을 빼앗긴 채 진짜 의미를 간과했었다. Best를 향한 열망은 나만의 Only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내 안의 또다른 재능을 발견하고 밝혀주고 싶었던 나 자신을 향한 사랑이었다. 비록 그 결과가 Best가 아닐지라도 충분하다는 것을 책을 읽는 내내 되새김질할 수 있었다. 


나 또한 어중간함이 싫었던 것 같다. 섞어 놓으면 티도 나지 않는 무채색이 아니라 환하게 빛나는 별빛이 되고 싶었다. 이제는 안다. 나 자신을 알아가는 Only의 과정은 결과가 아닌 태도와 과정에서 빛난다는 것을 말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글을 쓸 것이다. ‘일상이 빛나는 글’을 쓰고 싶다던 처음의 마음으로 글을 쓰고, 기회가 된다면 공모전에도 도전할 것이다. 더는 마음 졸이며 ‘최고가 못되면 어떻게 해.’라며 마음 졸이지 않을 것이다.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Best임을 인지하고 유일한 Only의 내가 되도록 할 것이다. 그 과정을 기쁘게 바라볼 것이다. 


 어중간한 것이 나쁜 것이 아니라 ‘어중간한 태도’를 경계해야 함을 알려준 윤슬 작가에게 감사드린다. 책을 읽는 시간이 즐거웠고, 그 속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남들도 다 그렇구나라는 생각은 안도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오늘은 걸음으로 기억하겠지만 내일은 길로 기억될 것입니다. -기록디자이너 윤슬’


이 말 또한 마음에 담으려고 한다. 오늘의 서툰 첫 걸음이 내일도, 그 다음 날도, 또 그 다음날로 이어질 때, 나만의 길을 만들어 줄 것이다. ‘오늘의 첫 발자국‘을 잊지 말고, 한 걸음씩 나아가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진심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Best를버리니Only가보였다 #윤슬 #담다 #진짜내모습 #내모습찾기프로젝트 #오뚜기에세이 #좋은생각 #에세이공모전 #기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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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는 오늘도 빛난다 - 어제보다 찬란한 오늘을 만드는 6가지 복리 성장법
행복 부자 샤이니(김재영) 지음 / 카시오페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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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를 읽고 싶은데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인 분들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어렵지 않지만 배울 점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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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는 오늘도 빛난다 - 어제보다 찬란한 오늘을 만드는 6가지 복리 성장법
행복 부자 샤이니(김재영) 지음 / 카시오페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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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샤이니 스타라는 작가의 맺음말이 인상적이다. <나의 하루는 오늘도 빛난다>는 작가 자신의 삶을 보여주면서 덩달아 읽는 이의 마음도 함께 밝힐 수 있도록 돕는다. 샤이니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밝음이 책을 읽는 동안 끊임없이 영향을 준다.


EBS 영어 강사로 유명한 샤이니 작가를 나는 EBS가 아닌 유튜브 영상에서 처음 만났다. 누군지는 잘 몰랐지만 그녀의 환하게 웃는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함께 있을 때 기분좋을 것 같은  사람이었다. 


그 뒤로 유튜브 알고리즘은 수시로 샤이니 강사의 영상을 띄워 주었다. 자기계발 유튜버들과의 인터뷰 속에서 작가는 자신의 삶을 이야기했고, 희망을 노래했다. 그녀의 유창한 영어 실력도 부러웠지만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대하는 모습에 빠져들었다. 


<나의 하루는 오늘도 빛난다>는 기대했던 만큼 좋은 책이었다. 좋은 책은 읽기 쉽다고 했듯이 재미도 있으면서 의미있는 내용이 가득했다. 그녀의 긍정 마인드를 닮고 싶다는 욕구가 생길 정도다. 


작가 소개>
자신을 ‘행복 부자 샤이니’라고 소개하는 김재영 작가는 17년차 EBS 영어 강사이자 180억 원대 자산가다. 중학교 때 글렌 메데이로스의 팝송을 듣고 영어에 빠졌다고 한다. 흔한 학원 수업이나 과외 한 번 받지 않고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에 장학생으로 합격했다. 지루하지 않은 통통 튀는 강의 진행과 국내파임에도 유창한 영어 발음으로 첫 방송부터 엄청난 화제가 되었다. 


서른 살까지 볕이 들지 않아 옷에 곰팡이가 끼는 반지하에 살았지만 8년 만에 180억 원대의 자산가가 되었다. 현재는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 원하는 사람과 함께 일한다고 한다. <행복부자 샤이니> 유튜브 채널에 자신의 경험담과 깨달음을 올리기 시작했고, 그 이야기에 힘을 얻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책을 썼다.



책 소개>
책 표지부터 반짝 반짝 빛나는 느낌이 난다. <나의 하루는 오늘도 빛난다>는 글씨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듯한 표지 구성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2019년에 우연한 기회로 블로그를 시작했다. 블로그 하는 방법도 잘 몰랐지만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닉네임을 정하는 것이었다. 이왕 사용하는 닉네임이라면 의미도 좋고, 남들과는 다른 특별함을 지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닉네임을 짓는데 거짓말 조금 보태서 한 달 정도 시간이 걸렸다.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부터 닉네임을 짓는데 모든 에너지를 다 쓴 기분이었다. 


샤이니 작가도 EBS 영어 강사를 시작할 때 예명을 짓는 일이 너무 어려웠다고 한다. 예명을 정하고 나면 그 이름이 평생동안 자신의 브랜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이름에 담으면 되잖아!-5쪽” 


결국 기준을 정해 선택한 예명이 ’샤이니 Shiny‘였다. 주변을 밝고 환하게 비추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의미와 자신이 사는 공간에도 밝고 환한 빛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은 이름이었다. 


그 뒤로 17년이 지난 지금, 좀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 자신의 능력과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과정을 겪으며 180억 원대의 자산가가 되었다. 부는 목적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온 ‘부산물‘이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책을 통해 스노볼 이펙트를 설명한다. 행복과 부가 복리처럼 불어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 원리는 다음과 같다. 태도를 바꾸니 좋은 기회들이 찾아왔고, 이는 경제적 여유로 이어졌다. 경제적으로 윤택해지니 자아만족감이 자연스레 높아지고,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그릇이 넓어지니 그릇에 어울리는 더 나은 삶의 태도를 고민하고 실천하였으며 이는 복리로서 계속 더 나은 방향으로 삶을 이끌었다. <나의 하루는 오늘도 빛난다>는 책을 읽는 당신도 행복의 복리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말한다. 


작가는 '반짝반짝 작은별' 노래를 좋아한다. 동요 가사에 담긴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경탄하는 마음이 참 좋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작가의 삶에도 반영된 삶의 방식이다.


'작지만 너만의 빛을 밝히고 있는 너는 도대체 누구니?'라고 묻는 마음을 지니고 사는 사람이라면 세상의 모든 작은 존재들이 가진 가치를 제대로 알아봐 줄 것만 같다는 생각에서다. 


가사를 음미하며 한결 더 너그러워지고 온화해지는 자신을 만나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도 누군가에게 그 가치가 발견되어지고, 깊은 영감을 주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고 한다. 


<나의 하루는 오늘도 빛난다>는 작가의 이런 삶의 태도가 반영되었기에 책 전체가 반짝이는 느낌이 든다. 자신의 힘들었던 과거를 솔직히 이야기 해주며 어떤 마음으로 오늘과 내일을 향해 왔는지 자세하게 들려준다. 주변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주관대로 씩씩하게 지나온 모습이 인상적이다. 자존감이란 이렇게 형성해 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매달 1일, 한 장짜리 '월 계획표 종이'를 만드는 루틴을 수년째 이어오면서 매일의 '실행 가능성'을 높여온 방식은  꼭 따라해 보고 싶은 방법이다. 연간 계획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작은 단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계획을 세우고 점검해 나가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이외에도 책에는 작가가 생각하는 돈과 시간, 자기계발, 재테크 등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 담겨 있어서 꽤 유용하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확장시켜 나간 방법에 대한 안내도 도움이 되었다. 


<나의 하루는 오늘도 빛난다>는 결국 용기와 지속성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매 순간 안정과 꿈을 향한 도전 사이에서 꿈을 향해 용기냈던 작가의 꾸준한 실행력이 빛을 발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자기계발서를 읽고 싶은데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인 분들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어렵지 않지만 배울 점이 많기 때문이다. 


모두가 자기만의 빛을 찾아 반짝일 수 있도록, 작가의 소망대로 이 책이 그 빛을 향해가는데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진심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나의하루는오늘도빛난다 #샤이니 #EBS영어강사샤이니 #행복부자샤이니 #샤이니김재영 #카시오페아 #자기계발서 #성장방법 #재테크방법 #영어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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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놀이수업 - 교실에서 무조건 해마다 하게 될 수업 놀이 대백과, 개정판
허승환 외 지음 / 아이스크림(i-Scream)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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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수업을 바라보는 잘못된 시선을 바꾸고 이를 적절하게 사용할 때, 교사와 학생 사이에 오가는 교육적 효과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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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놀이수업 - 교실에서 무조건 해마다 하게 될 수업 놀이 대백과, 개정판
허승환 외 지음 / 아이스크림(i-Scream)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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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에 <두근두근 놀이수업> 책을 직접 구입했던 적이 있다. 한창 교실 속 놀이수업이 급부상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허승환 선생님은 그렇게 알게 된 분이다.


어느 정도 교직의 맛을 알아가면서 살짝 나른함이 오던 때였던 것 같다. 예전부터 내려오는 ‘가르침’의 방법을 그대로 적용하여 아이들에게 전달자의 입장에 서 있던 시기이기도 했다.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도 오늘과 같을 것만 같은 시기였다. 


수업 시간에 놀이가 가능하다고 했다. 배움이 가득한 교실에서 놀이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는 신선함 그 자체였다. 나 또한 학창시절 때 놀이가 접목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었기에 허승환 선생님의 놀이수업에 풍덩하고 빠져들었다. 그 뒤로 허승환 선생님이 출간하시는 모든 교육서를 집안 책장에 하나씩 꽂아가며 천군만마를 얻은 듯한 든든함을 느끼곤 했다.


문제는 실천이었다. 잘 놀 줄 모르던 내가 노는 방법을 접목한 놀이수업을 버벅거렸다. 감으로 요리를 하는 베테랑 요리사와 요리책과 계량 스푼 없이는 라면 하나도 제대로 끓이지 못하는 초보 요리사의 대결 같았다. 


제대로 된 방법을 배우고 싶어서 허승환 선생님이 진행하시는 대면 연수까지 신청해서 여러 번 들었지만 교실 속 현실은 달랐다. 분명 배울 때는 재밌었는데 직접 해보면 재미없는 재미와 재미없는 그 이상한 경계선에서 헤매고 있었다. 결국 구입한 놀이 수업 책들은 집안 책장에 고이 모셔놓은 채 지나가다 한 번씩 쓱 훑어보는 책이 되었다.


시간이 지났고, 예전의 나보다는 조금 더 나아진 내가 아이들과 놀이로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 중 아이들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면 손유희를 하고, 교실 안에서 ‘한발짝’ 놀이도 진행한다. 술래가 되어 아이들과 함께 ‘한발짝’을 외치며 교실을 종횡무진 활보한다. 허승환 선생님과 나승빈 선생님처럼은 아니지만 그간 나름대로는 노력한 결과물이다.


놀이로 수업을 진행하면 확실히 교실 온도에 차이가 난다. 책상 위에 엎드려 있거나 언제 점심을 먹느냐고 아우성치는 아이들에게 조금만 더 놀자는 러브콜을 받게 된다. 때로는 쉬는 시간 대신 계속 놀아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교육에 있어서 놀이는 조미료와 같다. 칠판에 공부할 내용을 가득 적고 암기하는 것보다 놀이를 접목한 교육은 아이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 배움을 습득하도록 한다. 초임 시절보다 어느 정도 놀이 내공이 쌓인 요즘, 책장 속에 자리잡고 있던 놀이수업 책을 하나씩 다시 꺼내보는 중이다. 놀이 수업은 선생님도 즐겁고 아이들도 즐거운 Win Win 전략이란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허승환 선생님의 <두근두근 놀이수업>의 개정판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이거다!’라고 생각했다. 영화와 드라마에 믿고 보는 배우가 있듯이 놀이수업에서 허승환 선생님은 믿고 배울 수 있는 분이기 때문이다. 개정판이라면 요즘 아이들 추세에 맞는 놀이도 풍부할 것 같다는 기대감까지 한 스푼 더해졌다.


  
책 소개>
<두근두근 놀이수업>은 수업 시간에 접목할 수 있는 놀이가 소개된 책이다.  전체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행복한 1년 학급살이를 위한 교실 놀이
2. 교실 속 도구를 활용한 수업 놀이
3. 보드게임의 원리를 활용한 교실 놀이
4. 아이들의 마음을 연결하는 수업 놀이


나름 놀이를 접목한 수업을 해오려고 노력했기에 책에 소개된 내용 중에는 이미 알고 있는 것들도 많았다. 개정판이 아니던가. 그만큼 예전에 소개된 내용과 새롭게 추가된 내용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또한 이미 알고 있던 놀이라고 하더라도 수업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않아서 효과가 미미했던 것들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수업에서는 성공적이었던 놀이수업이 왜 내가 할 때는 별로였는지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각각의 수업 시간 사이에 10분의 쉬는 시간 동안 아이들이 해볼 수 있는 놀이도 소개되어 있다. 처음은 선생님과 함께 하지만 방법을 익혀서 친구들과 개별적으로 할 수 있는 놀이였다. 쉬는 시간이 되면 노는 방법을 몰라서 우두커니 제자리에 앉아 있는 아이들을 보게 된다. 다가가서 물으면 친구와 어떻게 뭘하고 놀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럴 때 <두근두근 놀이수업>에서 소개한 간단한 놀이를 알려준다. 


좋은 놀이란 ‘모다누간’의 조건을 가진다고 한다. 
첫째, ‘모’두가 참여하는 놀이인가?
둘째, ‘다’시 또 해도 재미있는 놀이인가?
셋째, ‘누’가 진행해도 재미있는 놀이인가?
넷째, 준비는 ‘간’단한가?


그동안 실패(?)했던 놀이수업을 되돌아보면 세 번째와 네 번째 조건이 만족되지 않은 놀이가 많았던 것 같다. 화려한 말솜씨로 아이들을 휘어잡아야 하는 놀이를 만날 때마다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준비 또한 문제였다. 잠깐하는 놀이에도 준비물이 많았던 놀이들은 시작도 하기 전부터 모든 의욕을 내려놓게 만들었다. 좋은 놀이를 선택해서 제대로 진행한다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놀이가 최고라는 것을 <두근두근 놀이수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생각과 마음을 나누지 않으면 서로 연결된 상태가 아니라고 한다. 놀이를 통해 이기고 지는 과정에서 전략도 세우고, 팀을 만들어서 해보기도 하고, 때로는 신나게 달리거나 소리를 질러보는 해방감을 주는 활동이 아이들에게 꼭 필요하고, 놀이가 그것을 가능하게끔 도와준다고 한다. 


<두근두근 놀이수업>은 ‘놀이효과’와 ‘단계별 놀이 방법’, ‘놀이 지도 시 주의할 점’, ‘이렇게 놀면 더 재미있어요’의 방식으로 놀이를 소개한다. 하나의 놀이를 어떻게 다양화시킬 수 있는지 배울 수 있다. 필요한 준비물도 최소한의 것들로만 구성되어 수업을 준비하는 교사의 부담감을 줄여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활용 가능한 놀이도 소개된다. 중요한 것은 그 모든 놀이가 단순히 놀이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교육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업 시간에 진행한다고 해서 ‘수업은 하지 않고 왜 놀기만 하느냐?’라는 누군가의 질문에 ‘여기를 보시오.’라고 할 수 있도록 교육적 가치를 포함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심성놀이 부분이다. 던지고 받고 뛰어다니는 놀이 뿐만 아니라 이리저리 날뛰는 마음 또한 안전하게 잡아줄 수 있는 심성놀이야 말로 오늘날 가장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놀이의 범위를 마음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겨두고 싶은 내용이 많았다. 



유난히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언성을 높인 적이 많았다. 바르게 앉아서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는 당위성만 강조했던 적도 많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나 부끄럽다. 대부분의 수업 시간을 집중 구호만 외치다 끝나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두근두근 놀이수업>에서는 말한다. 


“경찰 없는 사회가 이상적인 것처럼, ‘집중놀이’가 없는 수업이 이상적인 수업 아닐까요? 집중 놀이에 앞서 중요한 점은 학생들의 집중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교재 연구라는 사실입니다. 다른 방식으로 가르쳐 보는 노력 없이 무조건 학생들에게 집중하기를 기대해서는 곤란하겠지요. 이 점을 간과하지 않으면서 수업의 지루함, 반복성, 수동성을 탈피해 학습에 대한 흥미와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집중 방법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36쪽”


책 한 권으로 모든 수업을 완벽하게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 책에 적힌 내용을 눈여겨 보았으면 좋겠다. 놀이수업을 바라보는 잘못된 시선을 바꾸고 이를 적절하게 사용할 때, 교사와 학생 사이에 오가는 교육적 효과를 알 수 있다. 의미있는 좋은 수업이란 1시간의 수업을 위해 꾸준히 교재 연구를 하는 교사로부터 만들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진심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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