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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의 꿈, 이상 ㅣ 청소년평전 26
이원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1월
평점 :

중등필독도서 자음과모음 청소년평전을 통해서
학창 시절에 배웠던 인물들을 만나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은데요
그때는 시험 문제로 배워서 그런가 사실 크게 남는 게 없답니다.
예를 들어 '윤동주의 서시',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 '이상의 날개' 등
작가와 작품을 연결하는 것 정도가 다였었는데
청소년평전에서 소개해 주는 위인들 이야기를 읽으면서
좀 더 자세한 시대적 상황까지 알 수 있어서
인물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이런 세계위인전집으로 위인들을 알아가는 우리 아이들이 정말 부럽기까지 합니다.

초등 때는 국어 공부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해서
다른 주요 과목에 비해 다소 소홀하게 공부했을 수도 있는데요
중학생이 되고 나니 이제 중요하지 않은 과목이 없는 것 같아요.
또, 고등학생이 되고 나면 국어가 더 어려워진다고 하는데
고등학생이 되어서 국어 때문에 고민하거나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면,
초등 때, 중등 때 기본기를 다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답니다.
국어 개념부터 제대로 이해하고 중등필독도서도 다양하게 읽어 주면서
어휘, 문법, 독해 등 국어에 필요한 모든 능력의 기초를 닦아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중등필독도서 자음과모음 청소년평전 중에서
이번에 썬양이 만나본 인물은 '이상'인데요
'이상'하면 '날개',
'날개'하면 '이상'이 떠오르잖아요.
학창 시절에 하도 달달달 외워서 그런가 이젠 각인이 되어버렸죠.
엄마는 그러한데 썬양은 이상이라는 인물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며
어떤 인물인지 궁금하니 빨리 읽어봐야겠다고 하네요.

자음과모음 <날개의 꿈 이상>은
실험적인 작품으로 한국 문학에 커다란 흔적을 남긴 이상의 일대기를 그려낸 평전인데요
이상은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자로,
당시 인간 해체의 위기를 맞은 한국 사회의 모순적 현실을 작품에 반영하곤 했답니다.

서구의 모더니즘을 이해하고 자신의 작품에 녹아내려 했던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과 관련 작품을
중등필독도서 자음과모음 청소년평전 <날개의 꿈 이상>을 통해서 만나보아요.

이상이 본명이 아니었군요.
이상의 본명은 바로 '김해경'이었더라고요.
가난한 부모님과 함께 살지 않고 큰아버지의 집에 대를 잇기 위해 입양되어 자랐는데
옛날에는 집안의 대를 잇기 위해서 이렇게 형제의 자식을 입양하기도 했었다고 하긴 하더라고요.
입양이 되어서도 행복하게 살면 좋은데
김해경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네요.
특히 두 번째 큰어머니와 그녀의 딸 문경이로부터 엄청난 구박을 받았던 이상은
국어와 체육보다 미술을 좋아했는데
어떻게 훗날에는 시인이자 소설가로 성장했는지 이 책을 읽는 초반에는 이해할 수 없었죠.

이상을 입양한 큰아버지는 집안의 장손인 이상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해줬는데요
신명 보통학교를 졸업하자 조선 불교 중앙 교무원이 경영하는 동광학교(중학 과정)에 입학시켰고,
이상은 공부도 잘했지만 미술전람회에서 1등을 할 정도로 여전히 미술을 좋아했어요.
경성고등공업학교에 입학해서도 학업을 게을리하지 않아서 졸업할 때까지 늘 상위권이었으며
전교생 중 유일한 한국인이면서 유창한 일본어 실력은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죠.
그리고, 본명인 해경에서 '이상'으로 이름을 바꾸게 된 배경이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공업학교 3학년 때 인근 건축 현장으로 실전 경험을 쌓기 위해 현장 실습을 나갔는데
일본인 인부 한 명이 해경에게 '리상'이라고 불렀거든요.
당시 일본인들이 한국 사람이라면 으레 '김'가 아니면 '이'가라고 여겼던 탓에
해경에게 무심코 한국 사람을 향한 호칭의 하나로 '이상'이라고 불렀는데
이상이라는 말이 듣기 나쁘지 않았던 해경이 자신의 새로운 이름을 '이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자신의 원래 이름인 김해경을 '이상'으로 바꾸는 것은
곧 아버지의 이름에서 탈출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던 이상입니다.

1929년 경성고등공업학교를 졸업한 이상은 조선총독부 내무국 건축과 기수로 근무하다가
새로온 건축과장의 노골적인 무시로 관방회계과 영선계로 옮겼고,
건축회지인 <조선과 건축>의 표지 도안 현상 모집에서 각 1등과 3등을 휩쓸어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다음 해엔 첫 장편소설 <12월 12일>을 월간지 <조선>에 연재하기 시작했고,
이상은 숫자와 기호를 사용해 자신의 생각과 분노를 상징화하는 기법을 많이 사용했다고 하네요.
일제 강점기라는 억압된 시대가 만들어 놓은 주눅 든 언어의 새로운 표현 양식이기도 했었던 것이죠.
영양이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데다가
지나친 술과 담배를 했던 이상은 폐결핵 진단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보통학교 시절에 알게 된 동창인 구본웅을 우연히 다시 만났으며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던 구본웅은 귀국할 때마다 이상을 찾아 만남을 갖기도 했지요.

각혈이 심해진 이상은 직장까지 그만두었고 하루하루 악화되는 병마와
연속되는 실패의 고리, 쉽게 몰아낼 수 없는 가난으로 힘겨운 삶이 시작됐어요.
그 와중에 국문으로 된 시 <꽃나무>, <1933년 6월 1일>, <거울> 등을 발표했는데요
거울을 통해서 혼란의 소용돌이에 노출된 현실적 자아의 모습과
서로 교류할 수 없는 존재를 통해 자신의 현실적 모습을 드러냈답니다.
그리고, 21년 만에 그리웠던 자신의 진짜 가족과 함께 살 집을 장만하여
가슴속에서만 영원하던 가족을 비로소 완성할 수 있었죠.
이상의 작품 <봉별기>와 <날개>에 등장하는 아내는
술집에서 만난 기생 금홍과의 동거 생활을 바탕으로 탄생됐다고 하는데
솔직히 작품을 읽어본 것이 아니라 새로 알게 된 사실이에요.

1930년대 정치적, 사회적, 도덕적 주장을 강력히 내세우는 경향문학이 쇠퇴하면서
이상이 포함된 구인회는 문단의 주류가 되어 순수문학을 확립하는 데 큰 기여를 했는데요
이상과 박태원이 중심이 되어 <시와 소설>이라는 동인지를 펴내기도 했지요.
<보통기념>, <혈서삼태>, <오감도>를 발표하는 등 작품 활동을 이어갔답니다.
이상의 작품에서는 서정적인 말은 엿볼 수 없고,
숫자와 기하학적 단어, 관념적인 한자로 구성된 지극히 난해한 문학이었지만
그는 형식상의 파격과 내용상의 난해로 한국 근대정신을 무너뜨리는 자극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어요.
또, 그의 시는 기존 문법을 무시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잘 알려져 있는데
띄어쓰기와 단락 구분의 무시, 역설, 아이러니, 숫자나 기호의 도입 등으로
일상적인 언어 규범을 외면했는데요
이러한 행위는 당시 모든 것들이 무너지고 갇혀 버린 식민지 사회에 대한 저항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죠.
이상은 자유와 개성을 인정하지 않은 사회 질서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문법을 파괴했고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고자 했는데요
죽음처럼 막막하고 모든 것이 정지된 듯한 암울한 시대 속에서
비명처럼 외쳐 낸 것이 그의 시였다고 할 수 있답니다.

이상과 동거하던 금홍이와 헤어진 지 한참 후에 새로운 카페를 차린 이상은
카페 종업원이었던 권순옥을 흠모하게 되었지만
현실적인 부분이 더 중요했기에 쉽사리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 못하고
예전에 다방을 운영했을 때와는 달리 카페 일에 전념했어요.
근데 시인 동료 중 한 명이 권순옥에게 좋은 감정을 느껴 고백했다가 거절당하자 자살시도까지 했고,
이상은 동료와 권순옥을 결혼시키는데 앞장섰다니 마음이 참 착잡했겠어요.
1936년 일본 동경으로 떠나게 된 이상은 권태로운 일상과
끝이 보이지 않는 투병에서 오는 좌절로부터 탈출하고자 합니다.

동경에서 다시 경성으로 돌아온 이상은 창문사에서 일하게 되면서 김유정과 가깝게 지냈는데요
김유정은 그 유명한 <봄봄>의 저자이기도 하죠.
두 사람은 똑같이 폐결핵을 앓고 있어서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각별했는데
삶이 궁핍하여 약을 제대로 못 쓴 김유정은 병이 악화되어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 후 이상은 예전에 한번 본 적이 있는 친구 구본웅의 이복동생인 변동림을 만나게 되는데
변동림은 이화여자전문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수필을 발표하는 등 문학 활동을 하고 있었답니다.
오랫동안 이상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변동림과 이상은 결혼식을 올렸고
변동림과의 새로운 생활은 이상에게 다시 한번 세상을 향해 날고 싶은 욕망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죠.
그 이후 이상의 대표작 <날개>도 세상에 나오게 되었고 말이에요.

하지만 변동림과의 인연도 오래가지 못했었군요.
변동림과 헤어진 후 이상은 다시 한번 날기 위해 동경으로 갔지만
추위와 배고픔, 각혈로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도
<공포의 기록>, <종생기>, <권태>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쏟아냈지요.
특히 <종생기>는 이상의 자전적인 단편소설로 <날개>, <봉별기> 보다
더 절실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이상이 극한 굶주림과 병마에 시달리면서 죽음을 예감하듯
유서처럼 곳곳에 자신의 절박한 심정을 담고 있다고 해요.

새로운 비상을 위해 동경에 간 이상은 일본 경찰에게 붙잡혀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되었는데요
심한 고문과 각혈로 병원에 입원했지만 이미 폐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병이 악화되어
만 26세라는 짧은 인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한국 근대 문학사가 낳은 천재 작가 이상은 미처 날지 못한 채 사라진 것이지요.

처음에 제목만 보고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았던 <날개의 꿈 이상>을 읽고 나니
너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이상이 안타깝고,
그 와중에도 많은 작품을 탄생시켰다는 점이 정말 대단한 인물인 것 같다는 썬양.
이상의 짧은 삶에 비해서 고난과 시련이 너무 많아
결코 만 26세에 죽었다고는 믿기지 않는다고 하네요.
하긴 저도 읽다 보니 이상에게 정말 많은 일들이 있긴 했더라고요.

청소년문학 <날개의 꿈 이상>은 아무래도 일제 강점기 시기에다
이상 자체의 삶이 순탄치 않아서 그런가 우울함이 가득하다는 썬양은
이상이 날개를 달고 맑고 화창한 파란 하늘을 날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이상의 이름을 파란색으로 둘러싸도록 표현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고 이상에 대해 알아보면서
이상의 작품이 더욱 궁금해졌다는 썬양.
근데 이상의 작품은 죄다 띄어쓰기가 안 되어 있어서 읽기는 다소 힘들 것 같다고~
나중에 자기가 좀 더 크면 <날개>와 <오감도>는 왜 유명한지 꼭 읽어보고 확인해봐야겠다고 합니다.

평범함을 거부하고 시대를 앞선 작품 활동을 보여준
모더니즘의 선구자이자 불우한 천재 작가 이상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세상이 정해 놓은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만의 세계를 고집했던
실험적이면서도 시대를 앞선 문학을 추구했던 이상을
중등필독도서 청소년평전 <날개의 꿈 이상>을 통해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