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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과 하나님의 의 ㅣ 복음주의 설교자 존 파이퍼의 로마서 강해 시리즈 1
존 파이퍼 지음, 주지현 옮김 / 좋은씨앗 / 2014년 1월
평점 :
하나님의 은혜로 그리스도인이 된 후, 주변 그리스도인들과 도움이 되었던 책들을 통해 66권의 성경의 책들
중 가장 멋지다고(물론 무엇을 멋있다고 꼽을 수 있느냐마는) 수없이
들었던 책이 ‘로마서’이다.
하지만 무지한 필자에게는 성경만 가져다 놓고 읽는 것으론 그 깊은 뜻을 알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
때 ‘아, 성경은 이렇게 읽는 건가보다’라고 느끼게 해줬던 책이 로이드 존스목사의 ‘로마서 강해 3권’(CLC)이었다. 당시 3권을 시작으로 6권까지, 마치
배고픈 걸인이 밥을 먹듯 행복해하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후로 강해서에서 강해되었던 구절이 나오면 당시의
감동이 살아나 눈물을 흘리곤 한다.
이번에
읽은 ‘복음과 하나님의 의’(좋은씨앗)의 저자인 존 파이퍼목사 또한 로이드 존스목사의 ‘로마서 강해’를 읽게끔 만든 장본인 중 한 명이다. 그런데 그런 저자가 로마서
강해서를 썼다니, 읽을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얼마 전 회자되었던 NPP(바울의 새관점)에 대한 토론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니 그가 설교했던
로마서의 내용이 기대될 수밖에 없었다(저자는 NPP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진 않는다. 하지만 전통적 이신칭의의 진리를 전반적인 강해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
저자는
강해의 초반에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믿음’을
강조함으로써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이 시공간의 역사적 사실이라는 점을 기초하며 시작한다. 성경의 권위가
무너진 현시대를 돌아본다면 참으로 위로가 되는 사실이 아닐 수 없다. 또한 평소 저자가 많이 인용했던
인물들의 향기가 난다. 조나단 에드워즈목사의 하나님의 영광, 그리고
기쁨에 대한 향기가. 로이드존스목사의 현미경과 같은 강해의 향기가 있다. 하지만 경건한 선배들의 향기로만 채워져 있지는 않다. 역사를 살았던
선배들과 같이 저자가 존재하는 역사 안에서 외치는 현장감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커다란 외침으로 다가온다.
본서를 통해, 비록 로마서 전체의 강해가 이뤄진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본서는 로마서 3장 20절까지의
강해이다.) 필자로 하여금 로마서를 달달 외우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게 할 만큼, 그의 강해는 하나님의 말씀의 달콤함을 맛보게 해준다. 아……본인은 언제 이렇게 성경을 읽을 수 있단 말인가!
무엇보다
그 달콤함은 ‘그리스도’이시다. 저자는 로마서를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루신 일과 그리스도의 영광과 달콤함을 보여준다. 로마서에 나타나있지 않은 것을 강조하는 게 아니라 로마서가 영혼들에게 전하려 하는 메시지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말이다.
“(그리스도인의
믿음은)그리스도가 바로 구원 자체라는 사실에 대한 기쁨과 만족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그리스도 외에 다른 무언가를 얻으려는 목적으로
그리스도를 믿는 게 아닙니다.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은 그분을 우리의 보화로 받아들인다는 의미입니다. 그분이 우리의 신뢰 대상 그 자체입니다. 그리스도를 믿을 때, 우리는 최고의 것을 얻습니다. 그리고 그 최고의 것이란 그리스도
그분이십니다. 그러므로 믿음이 전파될 때 무언가를 해내시는 그리스도의 신실하심만 알려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영혼의 만족이 되시는 그리스도 그분 자체의 가치와 소중함도 알려지는 것입니다.” –115쪽-
저자의
강해를 읽고 있노라면 영광의 정점에 계시는, 아니 영광 그 자체이신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된다. 수많은 영광 중 꼭대기가 아니라 영광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그분님에
대한 믿음을 가진 것이 가장 커다란 영광이 된다는 사실을, 본서를 읽는 독자는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와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하는 설교를 읽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비록 이것이 필자의 처절한 죄성을 거슬러 오르는 내용이지만, 어찌하랴. 행복한 독서가 되는 것은 사실이거늘. 글을 읽을 수 있는 신자라면
일독을 권하며, 글을 읽을 수 없는 신자라면 누군가 옆에서 지속적으로 읽어주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