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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가 살아남는다 - 생각을 넘어 행동을 바꾸는 스토리텔링 설계법
마크 에드워즈 지음, 최윤영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11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요즘 작업이 일종의 '스토리'를 쓰는 것이다 보니 '스토리텔러가 살아남는다'는 책이 눈에 띄여서 오랜만에 이런 류의 책을 읽게 되었다.
내가 하는 일은 하나의 사안에 대해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양쪽의 이야기를 접수해서 다시 하나의 객관적인(?) 법적 판단이 가능한 이야기로 바꾸는 것인데, 위원들의 판단 기초가 되는 글을 작성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계속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은 책을 읽으면서, 다른 교육에 관한 부분에 대해 먼저 도움을 받았다.
매년 초에 교육도 진행해야 하는데, 들은 사람들의 평이 나쁘진 않았지만 무언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혹은 무언가 쓸데없는 것이 교육이라는 이름 때문에 넘친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러다 이 책을 읽으니... 결국 '청중'이 주인공이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강조하고 또 강조하고 있어서, 나의 역할과 내 교육을 듣는 사람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실, '교육'한다는 명목으로 앞에 서지만, 엄밀히 얘기하면 내가 청중들에게 해야하는 건 교육으로 가장한 '부탁'이었다. 내가 하는 업무가 이러저러한 거고, 당신들하고 얽혀있으니까 알아야 한다~ 고 일단 설명하지만, 결국 그걸 설명하는 이유가 잘 알아서 내 업무와 조직의 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발표의 본질이 '부탁'임을 깨닫자 그에 맞는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아무래도 다음 교육을 가장한 발표는 좀 더 부탁이라는 본질에 충실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결국 우리의 피피티 발표 같은 것들이 '대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보통, 내가 그랬듯이 일방적인 말하기를 하게 된다.
나에게는 전달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중요한 것이 있고, 그래서 보통은 그런 내용들로 피피티나 문서를 채운다. 그러나, 그것이 청중들에게 제공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저자는 '혜택' 제시를 빨리 할 것과 공감대 형성 등의 사례를 들어 청중 위주의 발표에 대한 팁을 주는데,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사'를 시작으로 한, 청중들이 내용을 듣고 떠올릴만한 궁금증을 내가 대신 말해서 진행하거나 하는- '대화'였다.
짧게 요약해내기는 조금 애매하고, 발표를 이야기하듯 잘 하고 싶은 사람은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비즈니스 발표는 소설하고는 조금 다를수밖에 없긴 하지만, 그래도 청중- 혹은 독자가 상상할 '다음'을 짚어줌으로써 통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그 기술- 그리고 그것은 바로 궁극의 '배려'에서 나온다는 점에 이 책을 읽어보고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냐?'고 할 때, 저자는 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준비해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