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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가 습관 되는 법 - 삶이 허무한 사람들을 위한 10가지 인생 프레임워크
마이크 러커 지음, 김재경 옮김 / 청림출판 / 2025년 2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p8. 몇 달간 회복하는 기간에 한 가지 중요한 의문이 떠올랐다 혹시 행복해지려고 아등바등 애쓴게 문제의 원인이었던 건 아닐까 행복하지 않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를 관두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행복을 위해 가차없이 갈아 놓던 에너지를 다른데 투자할 여유가 생겼던 것이다 나는 무언가 빠져 있다는 느낌의 사로잡히는 대신 지금이 순간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선택했다 다시 말해 자리에서 일어나 재밌는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 갑작스런 동생의 죽음과 건강 문제를 마주하며 '행복'을 향해 채찍질하던 저자가 삶의 구원? 같은 것으로 '재미'를 깨닫고 쓴 책이다. 읽으면서 블로그 이웃 중에도 있는 '행복'에 세뇌당한 거 같은 사람들이 생각났고, 누구보다도 자기만의 길을 주도적으로 가서 행복해보이고 재밌게 사는 거 같은 사람도 생각났다. 물론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 만으로 그들의 삶을 전부 알 수는 없겠지만, '재미'는 정말 소중한 가치이고 목표도 계획도 행동도 그것을 따르는 사람이 있고, 그것을 참고 억누르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 이런 생각들이 재미있었다.
p31. 나는 일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행복해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 과정에서 나는 여느 사람들처럼 온갖 종류의 즐거운 경험을 죄다 정량화하는 덫에 빠지고 말았다. 예를 들어 보자. 나는 명상을 좋아한다. 명상하는 경험을 최적화하고자 나는 뉴로피드백 장비를 구매해 내가 얼마나 잘 명상하는지 확인하려 했다. 그때부터 오히려 명상의 질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명상 자체를 즐기는 대신 명상의 양을 늘리는데만 집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명상 말고 다른 활동들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우리는 수면량과 운동량부터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시간까지 삶의 온갖 측면을 앱과 기기를 통해 측정하려 애쓴다.
우리는 자기만의 방식대로 활동을 즐기는 대신 각각의 활동을 통계적으로 분석한다. 오늘 자신의 상태를 어제 자신의 상태랑 비교하는 것은 물론이고 옆집 아무개와도 비교하려 든다. 막연히이 정도였으면 좋겠다는 수준의 현재 상태가 이르지 못하면 그 차이에 집중하느라 실제로 삶을 풍성하게 하고 우리를 성장시킬 의미 있는 경험을 놓치고 만다. 이때 행복은 마치 멀리 있을 때만 뚜렷이 보이는 신기루와 같다 그래서 막상 도달하고 나면 기대했던 만큼의 행복을 누릴 수 없다. 그러면 우리는 또 다시 지평선 너머를 바라보면서 새로운 행복을 찾으려 한다. 끝없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이런 덫에 쉽게 빠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인간의 뇌는 지금 내가 있는 곳과 내가 행복해질 것 같은 것 사이의 격차에 집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 재미있으면서도 많은 충격을 준 부분이다. 요즘 달리기를 하면서 전혀 즐기고 있지 못한 알바트로스님이나 막상 100억 원을 달성하자 아무런 기분을 느끼지 못했다는 알바트로스의 지인분, 그리고 매일 어제 나와 비교했을 때 성장했는지를 보면 된다고 말하는 수많은 인플루언서들, 하루에 1%만 성장하면 1년이면은 30배가 넘는 변화를 얻을 수 있다고 독촉하는 것 같은 자기계발 문구, 그리고 이런 것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해서 무언가 하기 위해 이런 책을 읽고 있는 나. 이 모든 것들이 한 번에 떠오르며 이 책의 남은 부분들이 굉장히 기대되기 시작했다.
자산 증식을 위해 '재미'도 '즐거움'도 느끼기 어려웠다고 말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그분들의 지인들이 이 책을 가볍게 살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다보니 역시 마교주(?) 깡토님은 다른 사람들과 달랐기에 마교주가 될 수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다양한 생각을 많이 줬다는 점에서 이 책은 참 재미있었다 ^^
재미에 대해 쓴 책이 재미없었다면 그것처럼 큰 문제가 있을까? 이 책은, 물론 육아라든가 하는 부분도 있어서 모든 파트가 내게 필요했던 것은 아니지만, 재미있게 잘 쓴 책이다. 대체적으로.
p101. 우리는 어떤 작은 변화가 앤토니아의 개인적 삶을 더 만족스럽고 생생하게 할 수 있을지 논의했다. 그녀는 기꺼이 변화할 마음이 있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래서 의과대학 이전의 삶이나 유년시절을 되돌아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나는 "그때 시간을 어떻게 보내셨어요? 뭘 하면 미소가 지어지던가요?" 하고 물었다. 앤토니아는 망설임 없이 "그림 그릴 때요"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내 가벼운 취미에 불과했다며 손사래를 쳤다. "제대로 된 예술가"였던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나는 앤토니아와 함께 (가치와 우선순위의 기준을 조정하는) 이야기 고치기 과정을 진행하면서, 그림 그리는 것이 그녀의 행복에 진정으로 중요한 활동으로 인식되도록 했다. 실제로 그림은 한때 앤토니아가 느끼는 즐거움의 중요한 근원 중 하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특히 의과대학이라는 도가니에 빠지면서 우선순위가 밀려나다 못해 아예 인식 속에서 사라졌을 뿐이다. 당시 앤토니아는 그림 그리기가 과분한 취미라고 생각해 포기했지만, 바로 그 때문에 그녀의 삶에는 자기표현과 놀이의 수단이 사라지고 말았다. 이는 번아웃에 크게 일조했다... 번아웃을 해결할 치료제는 바로 재미였던 셈이다.
=번아웃도 자살도 과로사도 많은 한국 사회에서 진짜 수많은 사람이 읽어야 할 필독서인듯. 이 부분도 정말 좋은, 중요한 부분이었는데. 확실하게 정의한 적은 없지만 '게임'을 통해서 단순히 시간죽이기가 아닌 무언가를 얻고 있었는데 그것이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던 내게 꽤 의미가 있었고, 이런 나를 이해해주는 아내에게 고마움도 느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이나 일상에 치여산다고 가정할 때, '자기표현과 놀이의 수단'처럼 번아웃 방지나 회복을 위해 중요한 활동이 또 있을까? 내겐 게임도, 독서도(읽고 이것저것 생각해보고 일상에 활용해보기도 한다는 점에서 이건 마치 게임에서 퀘스트를 받는 것과도 비슷한 면이 있다), 운동이나 기타 취미도 전부 자기표현과 놀이의 수단이며 균형잡힌 정신 건강을 위해 아주 중요한 것들이다.
p153. 다시 꼭 우주 여행일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 자신보다 훨씬 더 거대한 무언가 훨씬 더 심오하고 아득한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사실 그에 비하면 당신은 왜소하고 하찮은 존재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게 훨씬 더 중요합니다.
= 때로는 내가 나 스스로를 너무 왜소하고 하찮은 존재라고 인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걱정도 하지만, 내가 긍정적인 사건도 부정적인 사건도 좋은 경험으로 잘 받아들이고 녹여나가고 있는 것을 보면, 아무튼 제대로 인식하고 있고 굉장히 건강하게 살고 있는 거 같다.
당연하지만 투자에 있어서도 참 중요한 인식이며 자세인 거 같다.
시장의 흐름 앞에 한낱 개미는 그저 휩쓸려 다닐뿐 ㅎㅎㅎ
p365. 혼란스러운 세상인 만큼, 친절을 베풀자. 또 재미를 추구하자.
= 좋은 책이었다. 마지막 문장도. 좋은 게 너무 많아서 따로 정리를 해둔 글을 하나 더 썼을 정도로. 스스로 sns를 너무 오래 보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이 드는 사람이라면 꼭 추천해보고 싶은 책이고, 그 외 요즘 삶에 재미가 없는데? 라고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봐야겠고. 바보같이 행복을 쫓고 있는 사람? 역시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