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개척하는 운명 브랜드리스 - 성장을 꿈꾸는 기업에게 전하는 도전의 기록
서진원 지음 / 북산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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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마트의 PB상품부터 노브랜드까지. 똑같거나 거의 비슷한 상품이라면 최대한의 '가성비'를 추구하는 것으로 시대의 흐름이 변한지 오래되었다.

그런데... 매트리스. 특히 신혼 부부가 침대를 사는 것만은... 여전히 어디어디 브랜드의 킹사이즈를 얘기하는 친구들이 많다. 조금 좋고 큰 매트리스를 사려고 하면 냉장고+세탁기+건조기+청소기 값을 뛰어넘는... 거의 중고차 한 대 값인, 우리가 편한 잠을 자야 하는 가장~~~ 소중한 가구이며 과학이기에 땀흘려 모은 돈을 과감하게 지르게 되는 침대 매트리스.

그런데... 정말 비싸야 좋을까???

https://www.youtube.com/watch?v=iR3-nFZdB7Y


보통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삶도 바쁘니까 관심 없는거 같지만, 투자자로서 공부 좀 하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중소기업이 꽤 많다.

반도체 쪽에도 자동차 쪽에도. 조선, 화학, 섬유... 정말 많다.

그리고 그런 기업 중에 침대 매트리스를 만드는 회사도 있었으니...

이 회사가 전기톱으로 매트리스를 잘라서 보여주기 전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트리스에 대해 잘 몰랐을 것이다. 그저 침대가 과학인거 까지만 알았겠지.

그런데 그럼 이 침대 과학을 누가 연구할까?

브랜드리스는 침대 과학을 직접 연구해서 매트리스를 개발하고 대기업에 납품하던 납품업체 중 하나였다. 책의 저자인 서진원 대표 아버지가 회사를 운영할 때만 해도, 그렇게 연구하고 납품해서 남 좋은 일만 하던 우리나라의 무수한 납품업체 중 하나였다.

회사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서울대 경영대를 졸업한 아들- 지금의 서진원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삼성물산을 그만두고 가업을 돕기 위해 옮겼다고 한다. 그리고 저자는 충격적인 현실을 알게 되었으니... 회사에서 50만원에 납품한 매트리스가 백화점에서 몇 백 만원에 팔리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경영대 나왔으니 마진 붙여서 파는 것을 이론으로는 알았겠지만, 부친 회사에서는 늘 납기랑 원가 맞추느라 고생하는데, 대기업에서는 사실상 광고비, 백화점 임차료 등 온갖 비용 명목으로 이렇게까지 비싸게 파는 줄은 몰랐던 거 같다.

(내 생각에 우리가 먹는 치킨도 모델이 탑연예인이 아니면 가격 안 올려도 됐을 것이다.)

결국 저자는 매트리스를 직접 팔기로 결심하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브랜드리스 매트리스다. 한국인의 체형에 맞는 스프링 배치부터, 말총 등 고급 재료까지 우리보다 먼저 침대 기술이 시작된 유럽에서 받아들여 최고의 제품을 정말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기로 마음먹고 시작한 회사.

당연히 매출은 미친듯이! 나오지 않았다! (ㅠㅠ)

최고급 매트리스라고 수입하는 회사 매장에 가면 돈 천 만원 하는 매트리스랑 거의 비슷한 품질인데 2~3백만원 한다고 하니까... 당연히 상식적으로 믿기가 어려운 것이다.

얼마전에 어디서 읽은 글이었나 책이었나... 거기서도 실험 하나 한 것을 봤는데, 어떤 사람에게 돈을 엄청 쥐어주고 사람들 많이 다니는 길 한복판에서 '돈을 공짜로 준다'는 팻말을 들고 서있게 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오히려 그 사람을 '피해'갔다는 것이다. 딱 한 사람이 와서 '정말 대단하네요. 버스비가 부족한데 돈 좀 주실래요?' 해서 고작 몇 센트였나 받아갔다고 한다. 그 사람 주머니에는 엄청난 돈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이 실험은 그만큼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공짜는 없다', '공짜는 사기일 확률이 높고 위험하다'는 생각을 얼마나 강하게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었다고 하는데, 매트리스도 하도 비싸다보니까 너무 싸면 사람들이 의심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글 쓰면서 생각해보니... 브랜드리스가 약간 타겟팅을 실수한 거 같긴 하다. 엄청 싼 것도 아니고 비싼 것도 아닌 애매한 가격에 있으니까 사람들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을 못하고 그냥 못 믿게 되는?

약간... 30% 정도 차이나면, '아 할인하고 유통 거품 빼면 이 정도 되겠네' 했을텐데, 막 몇 백씩 차이가 나니까... 대표도 이 부분은 초기에 처절하게 깨달은 듯 하다. 제조와 마케팅, 판매는 정말 완전히 다른 영역임을.)

글이 너무 길어지는 거 같아 마무리해야겠다.

어쨌든 책이 너무 좋았고, 대표가 걸어온 길이나 책에 담긴 생각이 참 마음에 들어서 이런 회사에서 나도 뭔가 능력을 발휘할 곳이 있다면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매트리스는 꼭 브랜드리스(베스트슬립)에서 사기로 마음먹으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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