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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늙었지만 아무도 죽지 않는다 - 초고령화 시대, 웰다잉을 위한 죽음 수업
오쿠 신야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2월
평점 :
역대급 속도로 인구 감소가 시작된 우리나라.
옆나라 일본에서 쓴 책이지만 생각해 볼 점을 얻을 수 있을 거 같아 <모두가 늙었지만 아무도 죽지 않는다>를 읽게 되었다.
책 전반부에서는 의학의 발달로 문제가 되는 병이 전염병에서 심.뇌혈관 질환 등으로 바뀌게 된 양상과 경제력이 앞으로 얼마나 중요해질지 다루는 것으로 진행되며, 후반부에서는 안락사와 존엄사에 대한 논의를 시작으로 죽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스무 가지 케이스를 이야기로 넣었다.
앞에서는 막연하게 '아 정말 이래서 오래 살게 되었구나.'라고 알게 되었다면, 뒤로 갈수록 죽기 전까지 어떤 것을 준비할 것인가. 그리고 마침내 너무나도 삶이 길어진다면 언제 어떤 형태의 죽음을 선택해야 할까까지. 만약 건강한 육체를 받게 된다면 그리 오래 사는 것이 좋을지 등 온갖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그리고 여러번 던졌던 질문-당신은 몇 살까지 살고 싶은가? 를 다시 던지는데, 책을 쭉 읽으며 고민한 결과 일단은 어느 정도 노화가 된 시점에 나의 건강과 경제력이 중요한 거 같다.
이제 무병장수의 시대는 없고 사실상 "다병장수"의 시대이기 때문에 죽음이라는 미래를 그리려면 결국 청년부터 중년까지의 준비가 중요한거 같고, 그렇게 잘 준비하면 노년을 더 '즐기면서' 살 수 있을테니 그렇게 더 멀리 봐도 될 것이고 그게 아니고 생각 없이 산 대가로 고통스런 노년이 남아있다면 세금을 축내며 남아있느니 세상을 떠나고 싶을 거 같다.
다만 저자는 기술의 발달로 이렇게 이후를 계획하는 것이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죽음이 있기 때문에 평소에 장기기증이라든가 연명치료를 어느 정도 까지 할까 하는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고 체크해두는 것도 권하고 있다.
나도 장기기증은 동의해둔 상태인데, 저자 경험담을 보니 사람들이 어떤 것을 꺼려하는지 조금 알 거 같았다.
저자 어머니는 "네가 죽었는데 네 눈이나 장기만 살아있다고 생각하면 싫구나."라고 하신 모양이다. 어떤 느낌일지 알 거 같았다. 아마 그래서 우리나라도 누구에게 주고 받는 것인지 절대 비밀로 하나보다.
죽음에 대한 다양한 생각은 결국 삶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가능케한다. 일본 책 특유의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있으니 가볍게 1독을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