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담 싸부

건담 싸부 - Chinese Restaurant From 1984
김자령 지음 / 시월이일 / 2022년 8월

70대 중반의 산둥 출신의 화교 요리사로 고지스럽고 괴팍하지만 중식계의 고수이자 살아있는 전설인 두위광인 주인공을 비롯해 중국집 건담의 신입 직원 도본경과 차 마시는 걸 좋아하는 건담의 튀김과 후식을 담당하는 강나희, 매지저 고창모, 두위광과 사사건건 부딪치는 건담의 실장 주원신, 건담에서 일했던 옛 직원이자 곡씨 반점을 열고 화교 행세를 하는 곡비소, 건담의 직원들과 그외 등장인물들에 대한 소개와 함께 중국집 주방의 업무팀 직급과 화교용어까지 나와있어 흥미롭게 볼 수 있어요.

전설의 청요리집 건담 명동의 건담 시절 사업이란 사업은 모두 건담에서 이루어졌다고 할 만큼 대단했던 건담이 동네 중국집이 되어버린 현실 하지만 건담의 주방에서는 고희를 넘긴 두위광이 주방을 호령하며 아직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어요. 3층짜리 대형 중국집 곡씨반점을 운영하는 곡비소는 과거 명동의 건담에서 일했었던 그는 중화냉면의 원조라고 말하는데 위광은 곡비소를 원숭이라고 말하며 곡비소를 보는 것 자체를 불편하게 생각해요.

"들어야할 소리가 천지야! 끓는 소리, 튀기는 소리, 볶는 소리, 타는 소리, 물이 졸아드는 소리 ....

위광에게는 주방의 모든 소리가 음악이고 신호라고 생각하며 주방에서 잡담이나 잡음을 허용하지 않아요.

위광은 직원은 물론 손님과도 부딪치는 일들이 많은데 부먹 vs 찍먹 보통 탕수육을 시킬때 소스를 어떻게 먹냐에 따라서도 취향들이 제각각인데 소스를 따로 달라는 손님의 말에 "탕수육은 원래 이렇게 먹는 거예요. 이래야 더 맛있어요."(p65) 건담에서는 손님이 왕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요리에 대한 나름의 고집과 소신을 굽히지 않는 위광의 모습이 어찌보면 소통이 잘 안되는듯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미슐랭스타가 부여된 식당 누구나 부러울 수 있는 타이틀을 가지는 건데 미슐랭 원스타를 준다는걸 냉정하게 거절하는 위광에 대해 원신을 비롯한 직원들의 얼굴은 검게 타들어 가고 미슐랭 거부 상황이 믿기지 않아 해요.

별을 받는 순간 명예는 물론 손님이 줄서고 떼돈을 벌수 있지만 여전히 미심쩍어 하는 위광에게는 별과 관련된 안좋은 기억이 있어요. 결국 미슐랭 별을 받게 되고 바쁜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영업정지, 건강이상등 안좋은 일들이 생기고 중국집을 폐업할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시대가 변한만큼 위광 또한 변화할 수 있을지 직원들의 화합과 성장해 나가는 모습들을 재미있게 만나볼 수 있었어요.

"시월이일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