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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컷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7
박하령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7월
평점 :
나의 스파링 파트너에 이은 박하령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숏컷은 폭력의 공식, 숏컷, 달콤 알싸한 거짓말, 너와 짝이 될 수 없는 이유, 낯선, 다른 맛, 터널 통과하는 법 여섯편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어요. 저마다 다양한 상황에 놓인 청소년들의 이야기 속도감있게 전개되어 흥미진진하게 따라가 볼 수 있어요.
"전 정말.....싸우고 싶지 않았다고요!"
수완이를 팼다는 이유로 선생님에게 불려간 임현식은 수완이를 일방적으로 때리는 장면의 동영상을 찍은 아이들의 증거물 속에서는 친구들이 한석이의 이름을 부르며 때리기를 부추기는데
"현석, 어퍼컷 어퍼컷, 왼손 가드 하고."
"헌똘, 날려! 날려!"
"현석아, 옆구리 비었어."(p15)
거기에 부응하듯 영웅이라도 된것 처럼 아이들의 환호에 보답이라도 하듯 수완이와의 싸움은 선생님의 저지로 중지가 되었어요.
수완이는 반에서 '핵아싸'로 친하게 지냈다가 같이 묶이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가까이 하기가 조심스러워하고 자신을 보호한다는 생각에 오히려 가해자가 되는 모습이 씁쓸하기도 하네요.
수완이네 집은 시장통에서 건강원을 해서 몸에서 흐릿한 한약 달이는 냄새가 나자 이를 문제삼아 "블랙 스완 스~멜 웩!"하며 놀리는 아이들 현석은 자신도 모르게 폭력에 얽히게 되는데 이를 지켜보는 방관자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폭력의 공식.
이 일의 시작은 바로 내 머리 스타일 때문인지도 모른다.
네 숏컷이 인상 깊었어. 카리스마 작렬이었거든."
손다연은 승아에게 노래방에서 같은반 남자친구들과 놀며 춤추는 장면을 교묘히 편집해서 남자아이들끼리 돌려 본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며 도와달라고 하는데 거절하지 못하고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를 안고 돌아온 승아.
승아에게 관심을 보이는 이수와 가까워지면서 둘은 커플이 되어 달달한 시간을 보내는데 다연이 문제에 이수도 함께 엮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승아는 다연이가 겪고 있는 곤경이 오직 다연이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일이란 걸 깨닫게 되고 용기있는 선택을 하게 되네요.
전사는 싸우기 전에 투구를 닦는다던데 난 전의를 다진다는 의미로 미용실에 한 번 더 갈 예정이다. 숏컷은 어중간하게 길면 지저분한게 흠이다. 한 번만 더 잘라야겠다. 쌈박한 숏컷으로 (p71)
이외에도 십대들의 다채로운 모습이 담긴 이야기들 어떤 진실과 마주하게 될지 흥미롭게 보면서 고민과 생각의 깊이를 안겨주네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