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의 눈물
권지예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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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 공시족을 강제적으로 벗어났다.

어찌나 운은 내게서 비껴가는지 마침표를 찍지 못한 젊음에 허탈해하고 있었다.

IMF때 졸업을 하게 된 나도 세파에 휘둘려지는 지방대 졸업생일뿐이였다.

먼저 합격한 친구들은 위로해주었지만 시험한달전이면 여러 이유로 일이 생겨 막판을 놓쳤다. 지금 생각하면 누구를 탓하겠는가.

그러다가 취직을 했다.

어느날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늘 가슴속에 로망이였던 체게바라평전을 첫 월급으로 샀다.

그때까지도 살아가느라 도서구입까지도 나에겐 분수에 넘친 사치였던 것이다.



붉은 책 표지엔 쿠바공산혁명을 이끌었다는 전설적인 인물인 체게바라의 사진이 있었고

부록이 있는지는 몰랐는데 함께 따라온 씨디가 있었다.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찬찬이란 음악을 들으면 바다가 보이는 바람부는 언덕에 올라 석양빛에 온몸을 맡긴 나를 상상하게 된다.

아둥바둥 살 필요없어.
인생은 원래 그런거야라는 20대후반의 허무주의자였던 나를 발견하게 된다.

베로니카의 눈물을 시작으로 6개의 단편을 읽다가 갑자기 쿠바로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6편의 작품은 여성과 여행 그리고 자본이 주는 편리함이면의 것들을 보게 된다.

작가는 전체작품에서 인생에 대해서 꼰대같은 답을 주지 않는다.

각자의 사진기로 바라보는 프레임에 따라

인생이 여행이란 매개체로 재구성되는 느낌이다.

자기가 보는 프레임이 세상의 모든것이 아님을 생각하게 한다.

나름의 생활속에서 각자가 처한대로 살아가는 것에는 옳고 그름을 상대가 평가할수 없다는 것이다.

사회적 지위나 삶의 방식,부유함의 척도가 타지(타인)에서 의미없는 것이 되고 동화되거나 재정립하지 않으면 존재자체가 쓸모없어지는거다.

하지만 버리지 말아야 한가지가 있다면 여행지에서건 현실위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던 나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음악은 젊음시절의 허무주의로 다가왔다면 지금은 부조화같은 삶에 조화를 이끄는 시간에 대한 겸손을 가르친다고 지금은 생각한다.

그런의미로 여행은 좋은 것이고 6편의 단편에서 각 여인들의 6가지 삶을 보는것같다.

간만에 여백이 있는 단편을 읽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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